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기본계획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경북도와 김천시가 유치 사수를 위한 전방위 총력전에 돌입했다.
양 기관은 경북연구원과 협력해 총 46개 공공기관을 유치 타깃으로 명시한 단일 신청서를 국토교통부에 공동 제출했지만, 현장에서 흘러나오는 메시지는 미묘하게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광역 지자체로서 국가적 산업 시너지를 앞세우려는 경북도와, 혁신도시의 실질적 자족성 완성을 위해 '본사 집중'을 요구하는 김천시의 속사정이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경상북도와 김천시 등에 따르면, 경북도와 김천시는 도내 1차 이전 공공기관과의 시너지 및 지역 특화산업 연계성을 면밀히 분석해 작성한 46개 공공기관 유치 희망 목록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경북도는 이를 ▷첨단제조 혁신 ▷스마트 물류 ▷애그리테크 ▷생활·교육·복지 등 '4대 벨트'로 재편해 유치 전략의 기본 골격으로 삼았다.
◆ 경북도, 국토부 설득할 '광역 클러스터' 명분 부각
경북도가 전면에 내세운 핵심 논리는 '기능적 집적'과 '제조 현장 실증'의 결합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등 R&D 및 기술지원 공공기관의 본사는 KTX역과 정주 여건이 완성된 김천 혁신도시에 두되, 이들 기관이 창출하는 연구 성과와 실증 기능은 구미(반도체·방산), 포항(2차전지·소재), 안동(바이오) 등 도내 첨단 산업 현장에 즉각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전략은 단순한 수직적 기관 이전만으로는 수도권 중앙부처와 국토부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행정적 판단에서 비롯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정부의 2차 이전 기본 기조는 기존 혁신도시 고도화와 지역 특화산업과의 연계"라며 "비수도권 최대 제조 공급망을 보유한 경북의 산업 현장과 연계될 때 공공 R&D의 기술 상용화 기간(데스밸리)을 단축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명분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천시, "명목상 '산업 연계' 빙자한 도내 분산 배치 절대 불가"
반면 김천시와 지역 정가의 입장은 한층 단호하고 예민하다. 도의 '권역별 벨트화' 프레임이 대정부 명분용을 넘어, 자칫 공공기관 청사와 본사 기능 자체가 도내 타 시·군으로 분산 배치(쪼개기 이전)되는 명분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경계심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김천에서 열린 '2차 공공기관 유치 범시민 결의대회'에서 지역 리더들은 일제히 '혁신도시 집중 이전'을 외치며 배수진을 쳤다.
배낙호 김천시장은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의 원칙에 따라 2차 이전은 기존 혁신도시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며 도내 분산 배치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송언석 국회의원 역시 "정치적 셈법이나 특정 지역 몰아주기식 배치는 혁신도시의 자족 기능을 해치고 국토 균형발전의 취지를 훼손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천시와 지역 사회가 '김천 집중'에 목을 매는 이유는 명확하다. 공공기관의 본체와 임직원, 지방세수가 김천 혁신도시 내로 직접 유입돼야만 인구 정체 문제를 해결하고 상권 활성화 등 자족도시로서의 실질적 결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명분과 실리 다 잡아야"… 도-시 간 역할 분담이 유치 승패 가른다
지역 행정 및 정책 전문가들은 경북도의 '대정부 명분'과 김천시의 '혁신도시 실리'가 상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정부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두 논리의 매끄러운 결합과 역할 분담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토부가 기존 혁신도시 육성과 지역 특화산업 연계를 동시 추진 기조로 내걸고 있는 만큼, 공공기관의 본사와 핵심 행정 기능은 KTX역과 인프라가 갖춰진 김천 혁신도시에 단단히 집적하되, 연구·사업 실증 성과는 경북 전역의 제조 현장으로 확장하는 '원팀(One-Team) 전략'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천시 관계자는 "시 차원에서도 이미 50여 개 대상 기관을 직접 방문해 KTX 김천(구미)역과 광역 교통망의 정주 여건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경북도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실질적인 공공기관 유치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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