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북한의 목함지뢰에 우리 군 장병 2명이 중상을 입었던 비무장지대(DMZ)에서 또다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고 발생 이후에 군 당국이 지뢰의 종류는 물론 매설 주체조차 특정하지 못하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는 북한군의 전방 요새화 과정에서 군사분계선(MDL) 인근 지형 변화가 식별되고, 북한이 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상황에 유엔군사령부의 현장조사를 준비하던 과정에서 발생했다. 그럼에도 정작 우리 군은 사고 원인조차 명확히 규명하지 못한 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11년 전, 北 도발로 규정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와 비교하면 군의 초동 대응과 원인 규명 능력이 오히려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1일 오전 10시50분께 육군 25사단 관할 서부전선 DMZ에서 수색로 개척 작전을 하던 군 간부 3명이 미상의 폭발로 다쳤다. 수색대대장인 중령은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고, 다른 간부 1명도 발목 골절상을 입었다. 나머지 1명도 부상을 입었다.
합참은 사고 당시 병력이 지뢰탐지기를 이용해 수색로를 개척하고 있었으며, 다음 주 초 예정된 유엔사 현장조사에 앞서 조사 여건을 만들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설명했다.
강신철 신임 국방부 장관은 지난 22일 사고와 관련해 "목함지뢰 때와 달리 영상이 없고 사고 지점이 가시권 내에 있지 않다"며 "북한이 매설한 지뢰 지대와 사고 지점이 일치하는지를 지금은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우리 군 감시장비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사고가 발생해 폭발 당시 영상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11년 전 상황은 달랐다. 2015년 8월4일 경기 파주 DMZ에서 수색작전 중이던 우리 군 부사관 2명이 목함지뢰 폭발로 중상을 입었다. 당시 군은 현장조사와 증거 분석을 진행했고, 8월10일 북한군이 MDL을 넘어와 목함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 발생 나흘 뒤인 10일에는 합참이 북한의 명백한 도발로 규정하고 대북 경고성명까지 냈다.
당시에는 사고 당시 상황이 열상감시장비(TOD)에 포착된 영상이 있었고, 현장에서 확보한 목함지뢰 잔해와 부품, 폭약 성분 등의 분석도 이뤄졌다. 군은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특별조사팀과 합동조사를 진행해 북한군의 MDL 침범과 지뢰 매설을 결론 내렸다.
군은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당일 북한에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강력한 대북 경고성명을 냈고, 같은 날 대북 확성기 방송도 재개했다.
◆ 北 소행 아니면 우리 지뢰?…'조사 중'만 반복
지난 21일 지뢰 폭발 추정 사고 이후 군의 설명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한다'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북한의 국경화 작업과 MDL 인근 지형 변화, 지뢰 매설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미 군 스스로 공개했다.
11년 전에도 DMZ 지뢰 폭발로 장병들이 다쳤을 당시 군은 증거를 확보하고 비교적 빠르게 원인을 특정해 북한의 도발로 규정했다.
하지만 현재 비슷한 사고가 일어났음에도 폭발 영상은 확보는 물론 지뢰의 매설 주체도 모르고, 사고 지점과 북한 지뢰지대가 일치하는지도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작전 승인·현장 투입 과정을 더 신중히하고 증거 채집을 위한 대응체계를 발동했어야한다고 지적한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북한의 특이 동향과 지뢰 매설 작업을 우리 군도 관측하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작전 승인과 현장 투입 과정에서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욱 숙명여대 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역시 "이번 지뢰 문제는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운 이후 DMZ에 장벽을 쌓고 도로를 만드는 등 국경화 작업을 진행한 흐름 속에서 봐야 한다"며 "만약 북한이 매설한 지뢰가 지형 변화에 따라 남측으로 이동해 우리 군의 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확인된다면 북한에 공동조사나 대책 마련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발목 잃은 중령, 수술 후 첫마디 "부대원 괜찮냐"…국방부는 '추석맞이'
TK는 "왜 광주냐" 했는데, 반도체 품은 전남광주, 실은 토허제에 한숨?
우크라, "北포로 이송 비공개 합의? 한 적 없어"…李대통령 주장 '정면반박'
"모르면 닥쳐라"vs"닥치고 설명"…與내부서도 DMZ사고 대응 '이견'
李대통령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다"…연임설 재차 일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