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이 23~27위권에 머무는 동안 대학 경쟁력은 46~55위에 그치고 있습니다. 적절한 공교육비 투자 없이 대학 역량 약화와 국가경쟁력 하락의 책임을 대학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습니다."
정태주 국가중심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국립경국대학교 총장)은 지난 3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위기와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한계를 강하게 지적했다.
전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51%, 지역총생산의 53%, 1천대 기업 본사의 87%가 몰려 있는 '서울 1극 체제'를 극복하려면, 고등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지방 거점도시를 살리는 세밀한 교육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음은 정태주 총장과의 일문일답.
-국가경쟁력에 비해 대학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나.
▶공교육비 투자의 불균형에 답이 있다. 지난 2025년 발표 자료(2022년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초등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1만9천749달러로 OECD 평균의 155%, 중등은 2만5천267달러로 179%에 달한다. 반면 고등교육(대학) 1인당 교육비는 1만4천695달러로 OECD 평균의 68.5% 수준에 불과하다. OECD 평균은 고등교육비가 초·중등 대비 160%인 반면, 한국은 반대로 65% 수준에 그친다. 고3 학생이 대학에 들어오는 순간 실망스러운 실험실습 환경을 접하게 되는 이유다. 투자 없이 경쟁력 향상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해외 주요국들은 고등교육과 지역 발전을 어떻게 연계하고 있나.
▶중국은 대학 경쟁력 강화를 국가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공학계열 등에 대대적인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일본 역시 인구 고령화 속에서도 한국의 도 면적 30~50% 수준인 하나의 현마다 1개의 국립대와 타 대학들을 함께 육성하며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한다. 한국도 고등교육 공교육비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세수에 따른 공교육비를 효율적으로 재배분하는 정책적 결단이 시급하다.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거점 국립대 집중 지원 정책에 대한 우려도 높은데.
▶국립대는 설립 목적에 따라 9개 국가거점대, 18개 국가중심대, 11개 교육대로 나뉜다. 모두 국가가 설립한 국립대임에도 최근 거점대를 서울대 교육비의 70% 수준까지 육성하겠다는 정책이 추진되면서 비거점대 학부생들이 교육비 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는 형평성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위험한 신호다.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5극3특'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다극 체제로의 전환은 필수적이다. 다만 5극3특 발전 전략이 광역시 등 대도시 중심으로만 흘러갈 경우 지방 중소도시의 소멸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서울이 포화되면서 경기도가 함께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수도권 전체가 전국의 인구를 흡수했기 때문이다. 반면 지방 행정통합에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중소도시의 소멸 우려 때문이다. 이제는 1극을 5극으로 다극화하는 동시에, 지방 거점 중소도시를 함께 성장시키는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지방 거점도시를 살리기 위해 교육 정책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대구 등 대경권의 중심을 발전시키는 데는 적합할지 몰라도 포항, 구미, 안동 등 경북의 거점도시를 어떻게 육성할지에 대한 답은 주지 못한다. 기존 공유대학 육성이나 RIS 사업 결과만 봐도 한계가 명확했다. 대도시의 거점대 육성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지역 거점 중소도시의 국립대와 주요 사립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학부생을 육성해야 한다. 교육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 5극3특 정책은 완수되기 어렵다.
-향후 고등교육 및 지역 균형발전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요약한다면.
▶첫째, 국가 미래 성장과 균형발전을 위해 고등교육 공교육비 투자를 대폭 늘리고 효율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둘째, 거점대 육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국립대 학부생 간 교육비 차별과 지방 거점도시 소외 현상을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함께 각 지역 학부생 육성을 위한 균형 있는 교육비 지원이 반드시 함께 고려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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