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에 편중된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철강·석유화학·조선·바이오 등 전 산업의 체질 개선에 나선다. 잠재성장률 하락과 자산·소득 격차 확대라는 두 축의 위기에 동시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구조혁신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경제구조혁신 추진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산업구조 혁신과 '모두의 성장'이라는 두 축을 앞세워 잠재성장률 반등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구조혁신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갈수록 벌어지는 격차가 있다. 소득 5분위 배율은 2023년 5.72배에서 지난해 5.78배로 늘었고, 순자산 지니계수도 지난해 0.612에서 올해 0.625로 상승해 자산 분배가 더 나빠졌다. 청년 1인당 평균 부채는 2022년 1천172만원에서 지난해 1천637만원으로 불었고,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대출은 1천95조5천억원으로 전체 금융권 대출의 28.5%를 차지했다. 대기업 정규직 대비 중소기업 비정규직 임금 비율도 2021년 45.6%에서 올해 41.5%로 낮아졌다. 정부는 차세대 반도체(2.51년)·지능형 로봇(1.79년)·자율주행차(1.64년) 분야에서 세계 1위국과 기술 격차도 여전하다고 짚었다.
정부는 이번 구조혁신을 부총리 주재 관계장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삼아 매달 한 차례 이상 정례적으로 열고, 재정·세제·금융·규제 개선을 묶은 '패키지 지원'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철강·석유화학·로봇…'비욘드 반도체'에 초혁신 승부수
먼저 산업구조 혁신은 '비욘드(Beyond, '~너머'라는 ) 반도체'라는 이름으로 추진한다. 주력산업 고도화와 로봇 등 전 산업의 '피지컬 AI' 도입이 핵심이다. 철강 분야는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 개발(2026~2030년, 7천868억원)을 포함한 철강산업 기본계획을 4분기 중 내놓는다. 석유화학은 대체 원료 도입과 여수·대산·울산 3대 석유화학 산단 상생 방안을 담은 종합 지원방안을 역시 4분기에 발표한다. 이 밖에 바이오 분야는 AI 신약개발 종합 로드맵(4분기)을, 조선은 용접 로봇 등 제조 AI 개발과 완전 자율운항 핵심기술(8월~)을, 자동차는 전기차 제조 AI 공통 플랫폼(2027년) 개발을 각각 추진한다.
특히 로봇산업 육성 방안에는 대구경북과 관련한 대목이 눈에 띈다. 정부는 액추에이터·센서·로봇손 등 3대 핵심 부품에 대한 전용 연구개발(R&D)을 신설하고, 화학·철강·자동차 등 10대 주력산업 특화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기로 했다. 양산 기반은 새만금 로봇 파운드리·부품 클러스터와 함께 대경권 로봇 실증 테스트필드를 양대 축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어서, 지역 제조 기반 산업과 연계 가능성이 주목된다. AI 로봇은 연간 1천대씩 보급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청년 부채·자영업 대출…격차 해소에 재정 쏟는다
'모두의 성장'이라는 이름을 붙인 나머지 한 축은 사회안전망 강화, 포용적 노동시장 전환, 지역 상생·활력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 사회안전망 분야에서는 취약계층 안전매트 강화방안(4분기)과 기초·퇴직연금 개편(3분기~)을 추진한다. 노동시장 분야는 청년 일자리 회복방안(3분기)과 특수고용직·플랫폼노동자 보호를 위한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4분기) 제정이 핵심이다. 지역 분야에서는 농어촌 성장전략(3분기),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4분기), 거점국립대 집중 육성(3분기~) 등이 추진된다.
청년 정책은 지난달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제시한 일자리-주거-자산형성-결혼·출산-문화 등 생애주기별 방향을 구체화한다. 일자리 분야에서는 AI 등 전문인력 20만명 이상 양성과 일자리 20만개 창출을, 자산형성 분야에서는 청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를 각각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재정·세제·금융 패키지 지원과 함께 미래대응기금 조성, 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등 재정 대응력 확보 방안도 병행하기로 했다. 현안 과제는 관계부처 실무협의체에서 쟁점을 조율한 뒤 장관회의 발표와 국회 협의를 거치고, 중장기 과제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과 공동연구를 거쳐 장관회의에서 방향을 정하는 이원화한 방식으로 다룬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국무회의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엔진을 가동하는 한편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시급성이 높은 청년 일자리 회복방안과 퇴직연금 활성화방안을 조속히 관계장관회의에 상정해 논의를 서두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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