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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호르무즈 개방 두고 줄다리기…방산株로 향한 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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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K-AI 방산TOP5+, 1주일 새 34%대 급등…스피어 94%↑
외국인, 한화에어로·현대로템 등 집중 매수…개인은 차익실현
美 무기 재고 고갈에 증산 압박까지…K방산 수출 확대 기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내 방산주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장기화된 중동전으로 미국의 무기 재고까지 빠르게 소진되자 국내 방산업체의 수출 확대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다만, 단기간에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만큼 향후 중동 정세와 추가 수주 성과가 상승세 지속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K-AI 방산TOP5+' 지수는 최근 1주일(7월 31일~8월 10일) 동안 34.52% 급등했다. 이는 코스피(12.62%)·코스닥(32.52%) 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수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9개 테마형 지수 중 상위 7위 수준이다. 주요 방산주들이 편입된 'KRX 300 산업재' 지수도 22.9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종목 모두 급등세를 시현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스피어가 93.82%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인텔리안테크(59.59%) ▲RFHIC(54.11%) ▲쎄트렉아이(42.01%) ▲아이쓰리시스템(40.19%) ▲한화시스템(40.11%) ▲한화에어로스페이스(33.18%)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28.39%) ▲한국항공우주(27.67%) ▲현대로템(24.65%) 등이 뒤를 이었다.

주요 투자 주체 가운데, 외국인이 주로 사들였고 개인은 순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이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946억원) ▲현대로템(713억원)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694억원) ▲한화시스템(353억원) 등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601억원) ▲한화시스템(-481억원)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448억원) ▲현대로템(-367억원) 등을 팔아치웠다.

기관은 ▲스피어(225억원) ▲한화시스템(138억원) ▲RFHIC(84억원) 등을 순매수하고 ▲한국항공우주(358억원) ▲현대로템(343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324억원) 등은 순매도하며 종목별 교차 매매 양상을 보였다.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방산 관련 종목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방산TOP10레버리지'는 69.57% 급등했으며 ▲한화자산운용 'PLUS K방산레버리지(56.60%)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K방산TOP5+(36.24%)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K방산&우주(31.46%) 등이 동반 상승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재차 고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SNSC)의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사무총장은 지난 8일(현지 시각) 이란 국영 매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조건으로 배상금 지급, 예멘 봉쇄 해제, 공격 중단, 미군 철수 등 6개 사항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10일(현지 시각) "해양 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자연스럽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이야말로 과거 저지른 테러와 자국 내 시위대 살해 등에 대해 배상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이슬람공화국 대표들이 지난 5개월의 군사적 충돌로 입은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란은 도로변 폭탄과 악명높은 분쟁으로 죽이거나 다치게 한 모든 사람, 지난 50년 동안 이란이 살해한 수십만명의 무고한 시위대의 유가족에게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CNBC 방송은 "이란은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한 합의가 임박했다고 했지만, 몇 가지 조건 충족을 내세워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며 "미국과 이란이 단기간에 분쟁을 해결할지를 두고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중동전이 장기화하자 미군의 무기 재고가 고갈됐다는 외신 보도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스티브 파인버그 미 국방부 차관이 지난 5일 방산업체 임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핵심 무기 체계의 납품 일정을 대폭 앞당기거나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21일 이내에 제출하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생산능력 확대에도 방공 미사일 공급 부족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PAC-3 MSE 생산능력을 연간 620발에서 오는 2030년까지 2000발로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폴란드, 독일,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국의 대규모 구매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공급 부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방공망 공급 부족이 국내 방산업체에는 추가 수출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등은 중동과 유럽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과 합작법인 설립, 전략적 투자 등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병목 속에서 빠른 납기와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KAI) 지분 확대도 중장기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의 KAI 합산 지분율은 15.89%로 확대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결합 이후 한화와 KAI 간 사업 시너지가 현실화할 경우 항공우주 분야의 방산 경쟁력과 수출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방산주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중동 정세의 향방과 신규 수주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KRX K-AI 방산TOP5+ 지수가 불과 일주일 만에 30% 넘게 급등한 상황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경우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반면 글로벌 무기 재고 확충 움직임이 실제 국내 업체들의 추가 수주로 이어질 경우 실적 성장에 기반한 상승 동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방공망 공급 부족 현상 심화로 한국 업체들의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중동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이 이미 의미 있는 수준의 인도량 확대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수주잔고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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