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규제의 취지는 중요합니다. 다만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성장할 기회를 잃을 수 있습니다. 규제가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최승재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13일 대구무역회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S.O.S. Talk' 간담회 직후 매일신문과 만나 규제의 목적과 기업 현실 사이의 균형을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구경북 중소기업 대표들이 참석해 화학물질 등록과 반덤핑 조사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원산지 기준, 반도체 환경규제 등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최 옴부즈만은 환경규제 변화로 반도체 협력사가 겪는 매출 공백 문제에 주목했다. 그는 "대기업은 강화된 기준에 맞춰 설비와 부품 사양을 신속히 바꿀 수 있지만 중소 협력사는 신규 부품 개발과 성능시험, 고객사 승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기존 제품의 발주는 끊기고 새 제품도 납품하지 못하는 공백이 발생한다"고 짚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의 성과가 한 기업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수많은 2·3차 협력사의 기술과 품질 관리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성과는 한쪽에 집중되고 규제 전환에 따른 피해는 협력사가 떠안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중소기업 상생을 강조했다. 최 옴부즈만은 "선언적인 상생 혹은 원·하청의 문제로만 남겨둬서는 안 된다. 정부 차원에서 기업의 관계를 세밀하게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 독일을 비롯한 제조업 강국처럼 중소 협력사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해야 산업 생태계 전체가 튼튼해질 수 있다"고 했다.
최 옴부즈만은 이날 제안된 '공급망 영향평가'와 '부품의 단계적 전환'을 관계부처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원자재 공급망뿐만 아니라 부품을 공급하는 2·3차 협력사의 전환 과정도 중요한 공급망 문제"라며 "필요하다면 총리 주재 규제 관련 회의에도 안건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소통을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처와 협의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최 옴부즈만은 "기업이 겪는 애로는 분명한 법적 장벽일 수도 있지만 혼자 헤쳐 나가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기업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필요하다면 권고 등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지역 균형발전의 출발점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지역에 일할 곳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없다면 청년이 수도권으로 떠나는 흐름을 막기 어렵다. 대구경북 유망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기업과 일자리, 인구가 함께 늘어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옴부즈만= 중소기업의 경영활동을 가로막는 불합리한 규제와 애로사항을 발굴해 관계기관에 개선을 권고하는 정부의 공식 규제감시·개선 기구. 관계기관이 권고를 수용하지 않으면 그 내용을 공표할 수 있는 권한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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