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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서·논술형 도입 예고에…"사교육 더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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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위, 수능·내신 절대평가 등 대입 개편 추진
학부모·교사 "학습 부담·채점 공정성 우려"

서울 대치동 학원가 모습.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없음. 연합뉴스
서울 대치동 학원가 모습.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없음. 연합뉴스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학부모 박모(39) 씨는 며칠 전부터 아이가 다닐 논술학원을 알아보고 있다. 현재 초등학생인 아이가 고교에 진학하는 시기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서·논술형 평가가 도입될 수 있다는 기사를 봤기 때문이다. 지역 학부모 커뮤니티에서도 자녀를 논술학원에 보내야 할지를 두고 고민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대입 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한 가운데 교육 현장에서는 사교육 증가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차정인 국교위원장이 이끄는 국교위 대학입학제도 특별위원회는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과 전 과목 절대평가, 내신 서·논술형 평가 확대 등을 염두에 두고 대입 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앞서 국교위는 지난 5일 수능과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서술·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안' 추진을 보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현행 오지선다형 객관식으로만 치러지는 수능시험을 두고 "어른들이 편하게 채점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시대에 아이들을 규격화하고 망가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 위원장은 이후 국회 교육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진행할 경우 시험 기술을 익히기 위해 학원에 다닐 필요가 없어지고, 폭넓은 독서만으로 충분히 시험을 대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서·논술형 평가 도입이 이상적으로는 바람직하지만 학생들의 공부 부담을 되레 가중시키고 사교육 비용을 더 늘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 고교생 A씨는 "지금도 논술 전형을 지원하는 친구들은 학원을 다니며 준비하고 있다"며 "교과목 공부에 이어 서·논술 평가 준비까지 더해져 공부해야 할 양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차상로 학문당 입시연구소장도 "서·논술을 잘하기 위해서 독서가 중요한 건 맞지만 평가 방식·기준에 맞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이런 부분을 혼자서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첨삭이나 피드백을 받기 위해 사교육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역 입시학원들은 이미 학생·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서·논술형 평가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독서·글쓰기 수업 등을 홍보하고 있다.

또 서·논술형이 객관식처럼 딱 떨어지는 정답이 있는 방식이 아닌 만큼 채점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교위는 우선 AI가 '모범 답안' 데이터를 바탕으로 1차 채점을 한 뒤 교사가 이를 검토해 확정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일본은 2017년 대학입학공통테스트 개편 과정에서 국어·수학에 서·논술형 문항을 넣기로 결정했다가 2019년 보류 결정을 내렸다. 채점자의 절대적 신뢰성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고교 교사 B씨는 "현재 내신에서 일부 문항을 서·논술형 평가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학생들이 많아 채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심하면 악성민원 또는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대입과 직결된 수능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훨씬 심화될 텐데 채점 오류나 공정성 시비가 붙었을 때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 C씨도 "AI 채점 체계가 제대로 작동할지 아직은 믿기 어렵고 채점자의 수준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며 "교육 현장에서 우려되는 부분을 어떻게 보완해 낼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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