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울고 날아간 새는 같은 자리에 다시 앉지 않는다. 같은 새라도 다음 순간에는 다른 소리를 낸다. 한국 전위미술 1세대 화가이자 시인인 곽훈이 두 번째 시집 '새는 같은 소리로 두 번 울지 않는다'를 펴냈다. 이번 시집에는 '돌멩이', '달맞이꽃', '봉덕사종', '나비', '반달' 등 자연과 사물, 기억을 소재로 한 80여 편의 시가 4부에 걸쳐 담겼다.
시집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변화'다. 시간은 되돌아가지 않고 존재 역시 한순간도 같은 모습으로 머물지 않는다. 시인은 꽃이 피고 지는 과정, 강물이 흘러가는 모습, 종소리가 퍼졌다 사라지는 순간, 나비의 날갯짓 같은 일상의 장면에서 삶의 본질을 들여다본다.
표제와 연결되는 시에서는 새가 같은 자리에 두 번 앉지 않고, 같은 소리로 두 번 울지 않으며, 왔던 길을 다시 가지 않는 모습을 통해 떠남과 상실을 이야기한다. 사라지는 것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집 곳곳에서 '탑', '종', '암각화'처럼 오랜 시간의 흔적을 품은 사물과 '꽃', '나비', '새'처럼 끊임없이 변하는 생명이 함께 등장하는 것도 눈에 띈다. 구체적인 대상을 바라보던 시선은 어느 순간 시간과 기억, 존재와 소멸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200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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