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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행정 역설] 체감경기 온도차…반도체는 웃는데, 중소기업은 '벼랑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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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집적되어 있는 대구 수성알파시티 모습. 매일신문DB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집적되어 있는 대구 수성알파시티 모습. 매일신문DB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대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지역 중소기업의 경영난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일부 호황 업종의 성과가 전체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구지방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사건은 5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건보다 5건(10.6%) 증가했다.

대구지역 법인 파산은 2021년 53건, 2022년 50건에서 2023년 205건으로 급증했다. 이후 2024년 107건, 지난해 101건으로 줄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상반기에도 파산 신청이 다시 늘면서 지역 기업의 경영 여건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수성알파시티에 입주한 드론·공간정보 전문 모 소프트웨어 기업이 폐업하면서 관련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2018년 설립된 회사는 자체 드론 통합 플랫폼을 개발하고 정부 실증사업과 공공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기술력을 갖춘 유망기업도 안정적인 매출과 후속 투자,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려운 지역 산업 생태계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조업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전기료, 물류비가 일제히 오른 데다 내수와 건설경기 침체로 수주가 감소하면서 기업의 현금흐름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시행된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이 종료된 것도 한계기업의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배경으로 꼽힌다.

문제는 실제 위기가 통계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거래 중단과 신용도 하락을 우려해 회생이나 파산 신청을 미룬 채 자체적으로 버티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작 법원을 찾을 때는 부채가 누적되고 영업 기반도 무너져 구조조정이나 사업 정상화가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일부 대기업의 수출 지표만으로 경기 회복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면서 "기술기업의 후속 투자와 판로 확보를 지원하는 동시에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이 회생 절차를 조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법률 지원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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