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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정제마진·구조조정 '삼박자'…에너지화학株, 변동성 장세 속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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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에너지화학, 1주일간 5.25%↑…산업지수 수익률 1위
SK이노 24%·S-Oil 11% 급등…관련 ETF도 수익률 상위권
석유제품 공급난에 수익성 기대…화학은 NCC 감축 본격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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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에너지·화학주가 국제유가 상승과 높은 정제마진,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이라는 '삼박자'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동발(發)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은 가운데,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 부족으로 정유사들의 수익성 개선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특히 석유화학 업종에서도 원재료 가격 하락과 제품 가격 상승으로 스프레드가 개선되는 동시에 국내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이 본격화하면서 장기간 이어진 공급과잉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에너지화학' 지수는 최근 1주일(8월 27일~9월 4일) 동안 5.25%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1.78%)·코스닥(-1.62%) 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수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40개 산업지수 중 1위다.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정유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기간 24.37% 급등했고 S-Oil과 HD현대도 각각 11.56%, 10.83% 올랐다. 화학주에서도 대한유화가 9.89% 상승했으며 ▲DL(7.96%) ▲애경케미칼(7.55%) ▲LG화학(7.02%) ▲SK케미칼(6.15%) ▲코오롱인더(6.08%) ▲효성티앤씨(5.95%) ▲롯데케미칼(5.26%)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에너지화학 관련 종목들이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는 최근 1주일간 9.11% 급등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전체 ETF 중 수익률 3위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 'KODEX 에너지화학'과 'TIGER 200 에너지화학'도 각각 5.46%, 5.05%씩 상승해 9위, 13위에 올랐다.

에너지·화학주의 첫 번째 상승 동력은 국제유가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장기화로 원유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최근 다시 가파르게 뛰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현재 배럴당 91.7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통상 유가 상승은 정유사의 재고평가이익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최근에는 단순한 유가 상승보다 석유제품 공급 부족이 정유주의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러시아와 중동 지역의 정유 설비 차질로 글로벌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미국 정유사들도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제품 재고가 좀처럼 쌓이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디젤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미국 평균 디젤 가격은 갤런당 5.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디젤 마진도 지난 2일 장중 배럴당 108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동하던 하루 약 90만배럴의 디젤 물동량에 차질이 발생한 데다 러시아 정유 설비 타격에 따른 수출 제한까지 겹친 결과다. 유럽에서도 디젤 가격과 마진이 강세를 보이면서 이달 한국산 디젤 약 67만배럴이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

정유사의 원가 측면에서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지역에 공급하는 아랍라이트 원유의 10월 공식판매가격(OSP)은 배럴당 -2달러로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준을 유지했다.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호주·캐나다·서아프리카 등으로 원유 수입처를 다변화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가격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석유제품 가격 강세와 원유 도입 비용 절감이 맞물리면서 국내 정유사의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제마진 자체는 최근 고점에서 다소 내려왔다. 지난주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33.6달러로 전주보다 0.3달러 하락해 5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절대적인 마진 수준이 높은 데다 제품 재고 부족이 이어지고 있어 마진의 추가 상승 여부보다 높은 수준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화학주의 강세는 유가보다는 스프레드 개선과 구조조정 기대가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히려 유가가 지나치게 오르면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석유화학 업체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원료 가격이 하락하는 동안 주요 화학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 개선 신호가 나타났다.

상상인증권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은 7월 말 톤당 969달러에서 8월 말 815달러로 15.9%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은 톤당 1175달러에서 1295달러로 10.2% 올랐으며 고밀도폴리에틸렌(HDPE)과 폴리프로필렌(PP)도 각각 5.0%, 11.2% 상승했다. 원재료 가격은 낮아지고 제품가격은 오르면서 8월 화학업체들의 실적이 7월보다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고질적인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구조조정도 본궤도에 올랐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은 지난 6월 분할을 마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해 지난 4일 'H&L어드밴스드'로 공식 출범했다. 정부가 승인한 사업재편 계획에 따라 향후 3년간 연산 110만톤 규모의 롯데케미칼 대산 NCC 가동을 중단하고 범용 다운스트림 설비 가동도 축소할 예정이다. 감축 규모는 정부가 제시한 국내 NCC 감축 목표 270만~370만톤의 약 30~40%에 달한다.

이어 여수에서도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을 중심으로 합작법인 출범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최종 사업 재편안에 따라 이르면 내년 상반기 여천NCC 2공장 가동도 중단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대산과 여수의 사업 재편을 통해 NCC 생산능력이 축소되면 고정비와 적자가 줄어드는 동시에 중국발 증설로 장기간 악화했던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수급 환경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에너지·화학 업종 전체의 추세적인 상승을 단정하기에는 변수가 남아 있다. 유가 급등세가 장기화할 경우 정유사에는 재고평가이익을 안겨줄 수 있으나 석유화학 업체에는 나프타 등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실제 최근 에너지화학 지수의 상승 과정에서도 OCI홀딩스와 한화솔루션 등 일부 종목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업종 내 차별화가 나타났다. NCC 감축 역시 실제 설비 폐쇄와 공급 감소가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향후에는 개별 기업의 원가 경쟁력과 사업재편 속도가 주가를 가를 전망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석유제품 재고 부족 국면에서 특히 9~11월이 최성수기인 디젤의 쇼티지가 심각하다"며 "사우디 OSP는 10월에도 마이너스가 유지되면서 정유사의 원가 절감 효과가 뚜렷해 한국 정유사의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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