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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역사성·상징성 갖춘 대구가 대법원 이전 최적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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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大法院)을 지방으로 옮기자는 논의가 힘을 얻고 있다. 공공기관과 중앙행정기관의 지방 이전에 이어 대법원 등 헌법기관의 비수도권 이전 필요성이 여당 지도부에서 거론되면서다. 지역에서 제기된 대법원 대구 이전론이 여권과 국회 차원의 논의로 확대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대법원과 부속기관을 대구로 이전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發議)한 데 이어 전용기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4일 법원조직법을 신속히 개정해 대법원의 비수도권 이전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대법원 등 헌법기관 이전 논의의 필요성을 밝혔다. 지역 차원의 주장이 여당 지도부의 의제로 부각된 것이다. 대구지방변호사회도 다음 달 '대법원 대구 이전 추진위원회'를 발족한다. 이제 대법원 대구 이전은 단순한 지역 정치권의 요구가 아니라, 국가균형발전과 사법 권력 분산(分散)이란 국가적 과제로 논의할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구는 대법원 이전 최적지로 꼽힌다. 대구는 일제강점기에 경성·평양과 함께 복심법원(覆審法院·2심 재판을 하던 곳)이 설치됐던 도시로 사법부의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 법원·검찰청의 연호지구 이전 이후 활용 가능한 범어동 후적지(後跡地)는 전국적 접근성이 뛰어나다. 기존 법조 인력 및 관련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대법관 증원 등으로 사법 기능과 공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대구는 충분히 현실적인 이전지다.

대법원의 지방 이전은 국가의 중심이 반드시 서울이어야 한다는 관성을 깨는 상징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 수도권에 행정·입법·사법·경제 권력이 집중된 구조를 그대로 둔 채 국가균형발전을 외치는 것은 공허(空虛)하다. 최고 사법기관이 지방에 자리 잡는다면 균형발전의 상징성을 확보하고, 비수도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국회·정부·대법원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가균형발전이란 큰 틀에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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