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 4만달러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 잠정치(暫定値)에 따르면, 지난해 약 3만7천달러였던 1인당 GNI는 명목소득 증가와 환율 덕분에 올해 4만달러를 넘길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1953년 67달러에 불과했던 국민소득은 1994년 1만달러, 2005년 2만달러, 2014년 3만달러를 넘어섰다. 문제는 미래의 성장 동력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3%를 웃돌 전망이다. 한은은 3.3%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KDI 전망도 3.2%다. 그런데 잠재성장률은 이미 1%대 후반까지 떨어졌고, 2040년대엔 0% 안팎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국민소득은 4만달러를 향하는데 경제 기초체력은 갈수록 약해지는 역설적 상황이다.
인구 감소만 탓해서는 답을 찾을 수 없다. 지금 출산율을 높인다고 해도 20년 이상 지나야 노동력 증가로 이어진다. 당장 여성·고령층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고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를 줄여야 하는 이유다. 둔화된 생산성은 심각하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호황의 온기와 효율을 산업 전반으로 확산해야 한다. 2분기 총저축률은 45.6%로 사상 최고다. 자금(資金)이 부족한 경제가 아니다. 규제 병목을 풀어 자금이 연구개발, 신산업, 인적자본 확충 등 생산성을 높이는 곳으로 흐르게 해야 한다.
4만달러는 지금껏 한국 경제가 이룬 성취의 결과물이고, 잠재성장률은 이를 키워나갈 능력이다. 67달러에서 4만달러까지는 자본과 노동을 빠르게 투입하며 선진국을 맹추격한 역사였다. 그러나 노동력은 줄고 자본 투입 효과도 떨어지고 있다. 정부가 내건 '잠재성장률 3%·수출 세계 4강·국민소득 5만달러' 비전의 성공은 환율이나 반도체 호황이 아니라 생산성 혁신과 구조개혁에 달려 있다. 정치적 부담이 큰 개혁을 외면한 채 목표만 제시하면 국민을 현혹하는 쇼에 불과하다. 노동·교육·규제·서비스산업의 낡은 구조를 바꿔 잠재성장률을 반등(反騰)시키지 못하면 '3·4·5 비전'은 숫자 놀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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