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당한 '노쇼' 사기 피의자가 합의를 원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두달이나 지나 알고보니 제가 신고한 사건은 아직 '미제'라고 합니다."
의료기기 사업을 하는 A씨는 지난 1월 7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방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를 사칭한 누군가가 급하게 의료장비가 필요하다며 접근해 온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해당 사기범은 병원에서 보낸 것처럼 꾸민 공문과 견적서를 제시했고, 장비를 납품하는 서울 업체의 명함과 연락처까지 건넸다. A씨가 해당 업체에 직접 전화를 걸자 실제 업체 관계자가 받았고, 의료기기 업계에서 통용되는 공급가와 판매가까지 설명했다. A씨는 납품 일정을 재촉에 계약금 명목으로 3천만원을 송금했다.
송금 이후 병원에 확인해보니 "그런 사람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제야 A씨는 자신이 치밀하게 짜인 '노쇼 사기'에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사건 당일 오후 곧바로 수성경찰서를 찾아 신고한 A씨는 넉달이나 지난 5월,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측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들이 검거됐으며 피해자들과 합의를 원한다는 취지의 연락을 받은 것이다.
A씨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신이 신고한 사건의 범인들이 잡힌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두 달 뒤인 7월, 다시 한번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이번에는 대구경찰청이었다. A씨가 신고했던 사건을 '미제 사건'으로 관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이미 서울중앙지검에서 범인이 잡혀 합의를 진행했는데, 왜 대구 경찰에서는 지금까지 아무런 설명도 없다가 미제 사건이라고 통보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찰청은 최근 이 같은 범죄 조직이 노쇼 사기뿐 아니라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등 범행 유형에 따라 조직과 역할을 나눠 움직이는 경우가 있어 수사가 일원화 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이 별도의 사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 피의자들을 추적하면서 A씨가 돈을 보낸 계좌가 발견돼 별건으로 합의가 진행된 것이고, A씨가 신고한 사건에 대한 피의자는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범죄 조직이 여러 유형의 사기를 분업해 저지르는 경우 각각의 사건이 별도로 수사되면서 정보가 뒤늦게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는게 대구경찰청의 설명이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A씨 사건과 관련해서는 계좌 추적 등 필요한 수사를 진행했지만 피의자를 특정할 수 있는 단서를 확보하지 못해 현재 미제로 관리하고 있다"며 "향후 다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단서가 확보될 경우 해당 사건도 다시 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남북 교류 막혔는데 또 1515억…"남북협력기금 '쌈짓돈' 우려"
李대통령 "개혁 이름으로 개혁 방해하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
프랑스 다음은 중앙亞…李대통령 외교엔 빈틈 없는데, 인사·부동산엔 언제 답하나
靑 "용혜인 회견, 청와대와 협의 無…국민께 설명 기회는 제공돼야"
정부, 北 병원 의료장비 166종 지원 추진…김대식 "굴종적 대북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