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건축 설계에 빠르게 활용되면서 오류 발생에 대비해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고 준공 이후까지 이어지는 유지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교통부와 건축공간연구원(auri)은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2026 스마트+빌딩 정책 컨퍼런스'를 열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는 2017년 시작해 올해 10주년을 맞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 스마트시티 행사의 부대행사로 마련됐다.
남성우 auri 부연구위원은 주제발표에서 건축 실무자의 66.7%가 주 1회 이상 AI를 활용하지만 92.1%는 범용 AI 도구를 사용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AI 산출물의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는 우려도 80.1%에 달했다. 남 부연구위원은 AI 활용 사실을 확인·표시하도록 건축법 등을 개정하는 7개 조문 개정안을 제시하고, 2027~2028년 가이드라인 마련에 이어 2029~2031년 법령을 개정하는 로드맵을 제안했다.
정성인 이루건축사사무소 이사는 공공건축물 스마트+빌딩 리뉴얼 사업의 추진 성과와 함께 충남 당진시 신평면행정복지센터의 드론 배송, 천안시 성정평생학습관의 로봇 안내, 서울 성동경찰서의 도심항공교통(UAM) 버티포트·로봇 발렛파킹 등 3차 선도사업 계획을 소개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AI의 법적 책임과 스마트+빌딩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주병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그룹장은 "사람의 최종 검토와 판단이 제도의 기준점으로 남아야 한다"면서도 "오류 책임이 최종 서명자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구조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구기운 한화 건설부문 과장은 UAM 버티포트 설계 과정에서 운영 사업자와 인허가 기준이 없어 헬기 착륙장으로 허가받은 사례를 소개하며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제도 변화가 느리다"고 지적했다.
추승연 경북대 건축학부 교수는 지역 간 디지털 격차를 문제로 꼽았다. 추 교수는 "전국 설계사무소의 80% 이상이 5인 이하 영세 사무소인데 수도권과 지방의 교육 기회 격차가 커 AI 활용이 쉽지 않다"며 "국가 차원의 권역별 교육과 전문가 활용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준표 매일신문 기자는 AI 정책의 우선순위로 신뢰 확보를 강조했다. 홍 기자는 "AI는 얼마나 빨리 도입했느냐보다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먼저"라며 "오류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지고 얼마나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건축물 스마트+빌딩 리뉴얼 사업의 지속가능성도 짚었다. 2016년 이후 선도사업 대상지 29곳 가운데 11곳이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중단된 사례를 언급하며 "자치단체장이 바뀌면 사업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며 "정부가 사업을 정량 평가해온 방식을 정성적 평가 중심으로 바꿔, 기술 적용 개수보다 주민이 얼마나 체감하는지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윤성훈 청주대 건축학과 교수는 "AI는 업무와 전문성, 책임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기술"이라며 스마트+빌딩이 기술과 공간, 제도가 함께 진화하는 공공건축 모델로 발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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