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전쟁이 6개월을 넘기면서, 걸프 아랍 국가들이 미군 기지 주둔이 자국 안보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현실에 직면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한 지 192일이 지난 가운데, 이란은 전쟁 초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카타르,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걸프 국가의 미군 기지와 미 해군 제5함대를 겨냥해 반격을 가했다.
미군의 주둔은 걸프 국가들을 이란의 보복 공격 대상으로 만들었을 뿐,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이들을 지켜주지 못했다. 다만 미국의 지원으로 구축된 통합 방공망이 더 큰 피해를 막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피해는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났다. 카타르 외교부 대변인 마제드 알안사리는 UAE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번 전쟁이 걸프 안보 구조가 "취약한 억지력"에 기반했음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는 "드론 1대가 카타르의 LNG 생산 능력을 17% 떨어뜨렸다"며 그 드론의 제조 비용이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6년 이란과의 전쟁은 수십 년간 유지된 미국과 걸프 국가 간 안보 거래를 끝내지는 않았지만, 그 핵심 모순을 드러냈다. 미군 기지는 정보 수집, 지휘통제, 해상 안보, 방공, 군수 지원 등에서 여전히 불가결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안보 구조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라브단 안보방위연구소 선임연구원 크리스티안 알렉산더는 이란의 보복이 전통적 억지 모델의 한계를 노출했다면서도, "억지력은 이제 분산 배치, 강화된 인프라, 다층 미사일·드론 방어, 중복성, 그리고 미군이 언제 어떻게 주둔국을 방어할지에 대한 훨씬 명확한 정치적 합의로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군 기지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미국의 역내 공약이 약화되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 12월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은 중동이 더 이상 워싱턴의 최우선 전략 지역이 아님을 명시했다.
걸프 국가들은 외교적 해법 모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타르 외교부는 도하가 미국과 이란 간 6개월 이상 이어진 전쟁을 끝내기 위한 외교적 해법을 찾고 있으며, 카타르와 다른 중재국들 사이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중국을 포함한 파트너들과 함께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만 알타니는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외교부장 왕이와 지역 안보 및 안정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걸프 국가들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카타르 외교부 대변인은 "카타르와 역내 국가들은 조건 없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강력히 원하고 있으며, 이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해협을 통한 상업 교통량은 전쟁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전쟁 전 하루 130~140척이 통과하던 해협을 현재는 하루 평균 11척 수준에 그치며, 한때 세계 석유 공급량의 5분의 1을 처리하던 해협이 사실상 마비 상태다.
이번 외교 공세는 앞선 합의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 나온 것이다. 카타르와 파키스탄의 중재로 미국과 이란은 6월 군사작전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이행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적대 행위가 재개됐다.
카타르 외교부 미디어국장 이브라힘 알하쉬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란과 미국 양측의 정치적 의지"라며 호르무즈 재개방이 카타르와 역내 국가들의 최우선 과제임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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