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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샛길 산행 과태료 50만원…5년간 4717건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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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행위 1만3074건 중 샛길 출입이 36.1%로 1위 흘림골 5000명·노고단 1870명 예약제, 노쇼 땐 3개월 제한

지난 3일 육군 제22보병사단 전차대대 K1E1 전차가 강원 고성군 설악산국립공원 울산바위 앞에서 산악 기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육군 제22보병사단 전차대대 K1E1 전차가 강원 고성군 설악산국립공원 울산바위 앞에서 산악 기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악산 토왕골에서 암벽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던 8명이 계곡물에 갇혔다. 지난 8일 폭우로 물이 불어나면서 고립됐고, 1시간 30분 만에 구조됐다. 이들이 있던 곳은 출입이 금지된 구역이었다.

단풍철을 앞둔 국립공원에서 가장 흔한 위반이 바로 이 '샛길 산행'이다. 국립공원공단이 국회에 낸 안전사고 및 위법행위 현황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적발된 위법행위는 1만3074건이다. 이 가운데 국립공원 샛길 과태료 부과 대상인 출입금지구역 무단출입이 4717건(36.1%)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적발의 3분의 1 이상이 정규 탐방로를 벗어난 산행이었다.

◆ 올해만 541건…단풍철 오기 전에 이미 벌어진 일

같은 자료에서 올해 1~8월 탐방로 샛길 이탈 적발은 541건으로 집계됐다. 단풍 성수기가 시작되기도 전의 수치다.

봄철 단속 결과도 비슷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지난 5월 22~24일 사흘간 단속에서 비법정 탐방로 출입금지 위반 28건을 적발했다. 하루 평균 9건꼴이다.

여름철 통계도 있다. 국립공원공단이 지난 6월 낸 자료를 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여름 휴가철 위반행위 중 출입금지구역 무단출입은 654건으로, 불법 주차 808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 비법정 탐방로 사고 사망률 28.1%, 정규 탐방로의 3.7배

샛길이 위험한 이유는 사고가 나면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국립공원 안전사고는 554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비법정 탐방로에서 난 사고는 57건이었다. 이 57건에서 숨진 사람이 16명, 사망률 28.1%다.

같은 기간 정규 탐방로 사고의 사망률은 7.6%였다. 샛길 사고의 치명률이 3.7배 높다는 뜻이다. 지역별 사망자는 설악산 6명, 북한산 3명, 주왕산 2명 순이었다.

설악산 태극 종주 구간이 대표적 취약지로 꼽힌다. 60㎞에 이르는 이 구간은 전 구간이 정규 등산로가 아니다. 이곳에선 절벽 10m 아래로 추락해 숨진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6월 말에는 50대 남성이 온라인 영상 속 경로를 따라 설악산 비법정 탐방로에 들어갔다가 석 달째 실종 상태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추락 위험이 크고 지형이 험해 드론까지 동원했으나 수풀 탓에 수색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 흡연은 첫 적발부터 60만원…채취는 형사처벌

과태료 기준은 자연공원법 시행령에 정해져 있다. 출입금지구역 무단출입은 1차 20만원, 2차 30만원, 3차 이상 50만원이다. 2022년 11월 개정으로 1차 기준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랐다.

불이 걸린 항목은 액수가 훨씬 크다. 지정 장소 밖 흡연과 인화물질 소지는 1차 60만원, 2차 100만원, 3차 200만원이다. 산 정상부 등 음주금지구역에서 술을 마시다 적발되면 1차 5만원에서 반복 적발 시 최대 20만원이 부과된다. 불법 주차는 10만원으로, 최근 5년간 2991건이 적발됐다.

가을철에 특히 많은 버섯·도토리 등 임산물 무단 채취는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다.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사고를 당해도 과태료는 면제되지 않는다. 월출산에서 미지정 샛길 암벽을 오르다 5m 아래로 떨어져 헬기로 이송된 사례에서는 일행 전원에게 과태료가 부과됐다. 설악산 잦은바위골에서 빙벽등반 중 추락해 8시간 만에 구조된 등반객도 1차 적발 20만원 처분을 받았다.

◆ 예약 없이 가면 입구에서 되돌아온다

단풍 명소 상당수는 사전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다. 설악산 흘림골은 하루 최대 5000명, 지리산 노고단은 하루 최대 1870명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설악산 곰배골, 지리산 칠선계곡, 북한산 우이령길도 예약제 구간이다. 우이령길은 주말과 공휴일에 예약이 필요하다.

예약은 국립공원공단 예약시스템에서 하고, 지리산과 북한산 일부 구간은 인공지능 음성 안내 전화로도 24시간 신청할 수 있다. 대표번호는 1670-9202다.

예약해 놓고 가지 않으면 불이익이 따른다. 국립공원 예약시스템 이용 정책상 1회 불참 시 1개월, 2회 이상이면 3개월간 예약 이용이 제한된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2024년 10월 가을철 집중단속을 통해 단풍철 특별 관리를 시행한 바 있다. 단속 대상에는 샛길 출입과 함께 버섯·도토리 같은 임산물 무단 채취가 포함됐다. 채취 행위는 자연공원법 위반으로 다뤄져, 과태료로 끝나는 다른 위반과는 처리 절차 자체가 다르다.

탐방 예약제는 특정 공원의 예외 조치가 아니다. 국립공원공단 예약시스템에는 설악산과 지리산, 북한산을 비롯한 전국 국립공원의 구간이 함께 올라와 있다. 탐방객 수를 미리 제한해 훼손과 혼잡을 줄이려는 방식이 전국 단위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전화 예약 서비스는 2025년 2월 시작됐다. 인터넷과 모바일 앱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같은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넓히려는 취지였다. 상담원 연결을 기다리지 않고 음성 안내에 답하는 방식이어서 야간이나 새벽에도 신청이 가능하다.

◆ "표지판 하나에 의존" 단속의 사각지대

현장에서는 제도의 한계도 지적된다. 등산로와 비법정 탐방로 구분이 표지판에 주로 의존해 혼선을 빚기도 한다. 초행 탐방객이 모르는 사이 진입했다 단속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약제를 둘러싼 불만도 있다. 인기 구간에 수요가 몰려 주말 예약 경쟁이 치열하고, 온라인 예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접근이 어렵다는 것이다. 현장 배정 물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속 인력만으로 넓은 산지를 훑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온라인에서 비법정 암릉 인증샷이 유행하며 순찰이 닿지 않는 곳으로 탐방객이 흩어지는 탓이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6월 질서 위반행위 집중 관리 자료에서 "국립공원의 소중한 자연자원이 미래세대까지 보전될 수 있도록 공원 이용질서 준수에 적극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지리산 성삼재 방면 이용객은 도로 통제 일정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구례군 군도 12호선 시암재휴게소~성삼재휴게소 1.4㎞ 구간은 10월 12일부터 12월 10일까지 공사로 통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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