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속칭 '맹탕 청문회'가 되풀이되면서 제도 자체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도 핵심 자료가 제출되지 않고 증인·참고인조차 채택되지 않으면서 국회의 검증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열린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는 증인과 참고인 없이 진행됐다. 두 후보자의 부동산 의혹 등을 두고 국민의힘이 증인 요청을 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이 "청문회와 무관하다"며 거부했기 때문이다.
앞서 각종 논란이 난무했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역시 의혹을 규명하거나 해소할 만한 증인·참고인이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아 김 후보자의 해명 무대로 전락했다. 김 후보자는 국민의힘이 요구한 자료 376건 중 243건(64.6%)을 제출하지 않았다.
증인·참고인 채택은 여야 합의에 달려 있고, 자료 제출은 사실상 강제할 수단이 없다 보니 인사청문회가 형식적 절차에 그치고 있다. 여당의 후보자 엄호 속에 야당이 제한된 자료와 증언만으로 공세를 이어가다 청문회가 끝나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는 절차가 반복되는 것이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영주영양봉화)은 이날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지금까지 인사청문회 45건 중 38건이 증인 없는 청문회였다"며 "개별 청문회 사정이 아니라 인사청문회에서 사실 검증이 봉쇄된 것"이라고 따졌다.
학계에서는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여야의 당파적 대립에 따라 검증의 실효성이 좌우되는 현행 인사청문회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의 도덕성과 전문성, 이해충돌 여부 등을 평가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검증 기준을 마련하고, 중대한 결격 사유가 확인될 경우 추후 재심사를 거칠 수 있도록 절차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의 부적격 판단에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는 구조를 깨는 방식도 거론된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직 후보자는 아무리 훌륭한 인물이라도 국민 앞에서 자질을 검증받아야 한다. 원내 과반 의석을 가졌다는 이유로 청문회를 형식화해서는 안 된다"며 "증인 채택 과정에서 여야가 각각 일정한 몫을 갖도록 해서 소수파가 요구하는 증인도 최소한 일정 비율은 채택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인사청문회가 정책 검증보다 도덕성 문제에 지나치게 집중돼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과 같이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진행하고 공개 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정책 역량을 집중적으로 검증하는 식으로 공개·비공개 절차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장관급 인사도 국무총리처럼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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