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가 하나 덜 그려졌다. 올해 추석 당일은 9월 25일 금요일이고, 공휴일은 24일 목요일부터 26일 토요일까지 사흘이다. 마지막 날이 토요일과 겹쳤는데도 다음 주 첫 근무일인 28일 월요일은 추석 대체공휴일이 아니다.
일요일까지 붙여도 주 5일제 근무자가 실제로 쉬는 날은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이다. 토요일 하루가 사실상 공휴일 효과 없이 사라지는 셈이다.
◆ 설·추석만 '일요일 겹침'만 인정하는 규정 제3조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3조 제1항은 대체공휴일을 두 갈래로 나눠 놓았다. 제2호는 설과 추석 연휴를 대상으로 하는데, 이 연휴가 '일요일'과 겹칠 때만 대체공휴일을 준다고 못 박고 있다. 토요일 중복은 문언에 들어 있지 않다.
반면 같은 조 제1호는 3·1절과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 국경일을 대체공휴일 대상으로 정한다. 어린이날과 성탄절, 부처님오신날도 포함해 '토요일 또는 일요일'과 겹치면 대체공휴일을 부여한다. 명절과 그 밖의 공휴일에 적용 기준이 다른 것이다.
이 차이는 올해 가을 달력에서 곧바로 확인된다. 10월 3일 개천절은 토요일인데, 제1호가 적용돼 10월 5일 월요일이 법정 대체공휴일이 된다. 같은 토요일 중복인데 추석은 쉬지 못하고 개천절은 쉬는 결과다.
제2호가 완전히 닫혀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조항은 설·추석 연휴가 일요일과 겹치는 경우 외에 다른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도 대체공휴일 대상으로 함께 적어 두고 있다. 명절 사흘 가운데 하루가 국경일 같은 별도 공휴일과 포개지면 그만큼 하루를 되돌려 받는다는 뜻이다.
문제는 올해 추석 사흘 중 어느 날도 그 두 조건에 걸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겹친 것이 토요일 하나뿐이어서 조문에 적힌 어느 갈래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 임시공휴일 외에는 방법이 없다
28일을 공휴일로 만드는 길은 하나뿐이다. 같은 규정 제2조 제11호가 정한 '기타 정부에서 수시 지정하는 날', 즉 임시공휴일이다. 국무회의 의결과 공포 절차를 거쳐야 효력이 생긴다.
현재까지 그 절차는 밟히지 않았다. 행정안전부가 공표한 제39회 국무회의 결과를 보면 지난 8일 회의 안건에 9월 28일 임시공휴일 지정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온라인에서 도는 '28일 임시공휴일 확정' 주장은 근거가 없다.
임시공휴일 자체가 드문 수단도 아니다. 인사혁신처 자료를 보면 최근 11년간 임시공휴일은 모두 7차례 지정됐고, 대부분 내수 진작을 명분으로 삼았다. 2023년에는 추석 연휴와 개천절 사이에 낀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엿새 연휴를 만들었고, 2025년에도 설 연휴 앞의 1월 27일을 쉬는 날로 지정했다.
결정이 임박해 나온 선례도 있다. 2016년 5월 6일 임시공휴일은 시행 8일 전인 4월 2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일정상 이번에도 물리적 여지가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정부 안에서도 아직 논의가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9월 28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안건을 국무회의에 올릴지는 16일 현재 정해지지 않았고, 공식 검토 절차도 착수 전인 것으로 확인됐다.
임시공휴일은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재량 수단이다. 반대로 말하면 지정을 요구할 법적 근거도, 지정하지 않을 경우 설명할 의무도 없다. 달력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쪽에서는 남은 시간이 하루씩 줄어드는 셈이다.
◆ 조업 차질과 해외 소비 쏠림, 정부가 망설이는 이유
다만 급작스러운 지정에는 반대 목소리가 따라붙는다.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은 조업일수가 줄고 휴일근로수당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해 왔다. 납기가 고정된 제조 현장에서는 하루 휴무가 곧 비용이다.
효과 자체에 대한 의문도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3월 내놓은 연휴 소비 분석을 보면 임시공휴일 직전 카드 소비는 10% 정도 늘었지만 직후에는 5~8% 줄어, 4주 전체로 보면 소비 순증 효과가 크지 않았다.
소비가 국외로 빠지는 흐름도 거론된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설 임시공휴일이 있었던 지난해 1월 출국자는 297만2천916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연휴가 길어질수록 내수보다 해외여행이 먼저 반응한다는 지적이 관광·유통 학계에서 나온다.
◆ 앞에 3일이냐, 뒤에 5일이냐
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남는 변수는 연차다. 2026년 월력요항 일정을 놓고 계산하면 선택지는 크게 둘로 갈린다.
첫째는 앞으로 붙이는 방식이다. 9월 21일 월요일부터 23일 수요일까지 사흘 연차를 내면 직전 주말인 19일부터 27일까지 9일을 연속으로 쉴 수 있다. 연차 3일로 9일을 확보하는 조합이다.
둘째는 뒤로 붙이는 방식이다. 28일 월요일부터 10월 2일 금요일까지 닷새를 쓰면 개천절 대체공휴일까지 이어져 최장 12일을 쉰다. 다만 연차 소진이 크고, 추석 직후 업무 복귀 시점이 2주 가까이 밀린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 5인 미만 사업장은 계산이 다르다
공휴일을 유급으로 보장받는 범위도 짚어야 한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0조에 따라 관공서 공휴일과 대체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해야 하는 대상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이다.
5인 미만 사업장은 법정 유급휴일 적용 대상에서 빠진다.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에 따로 정해 두지 않았다면 추석 연휴가 유급으로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더라도 이 구분은 그대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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