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병원을 제외하는 세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대구지역 중소병원의 세대교체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병원계는 특히 응급·중증·분만·소아 등 지역·필수의료를 담당하는 병원까지 일률적으로 제외할 경우 승계 포기와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예외 또는 개별 심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전문기술과 경영상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적용 업종은 한국표준산업분류 세세분류 기준 727개로 좁히고 병원과 약국, 마트, 버스·택시 운송업, 주차장업, 창고업 등은 제외했다. 대신 공제 한도는 현행 최대 600억원에서 경영기간에 따라 최대 1천억원까지 확대한다.
개인 소유 병원이 대상에서 빠지면 승계 과정에서 상속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업상속재산이 50억원이고 다른 재산과 채무가 없으며 일괄공제 5억원만 적용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과세표준은 45억원으로, 현행 세율에 따른 상속세 산출세액은 약 17억9천만원이다. 같은 조건에서 가업상속재산이 100억원이면 약 42억9천만원이다.
특히 지역 중소병원은 자산 상당 부분이 현금이 아닌 토지·건물과 수술실, 중환자실, CT·MRI 등 의료시설·장비에 묶여 있다.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추가 대출을 받거나 자산을 처분하면 의료기능과 투자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병원계의 주장이다. 의료법인이 운영하는 병원은 건물과 의료장비 등이 법인 소유여서 이번 개편에 따른 승계 부담은 개인 개설 병원에 상대적으로 집중된다.
병원계도 대응에 나섰다. 대한병원협회는 지난달 11일 재정경제부와 보건복지부, 국회에 의견서를 내고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 포함해 달라고 공식 건의했다. 병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 3천361곳 가운데 개인 개설 기관은 1천928곳으로 57.4%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반 병원급은 1천429곳 중 1천84곳(75.9%)이 개인 개설이다.
대한중소병원협회와 대한병원장협의회 등도 지역·필수의료 병원에 대한 제도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병원을 무조건 공제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지역 필수의료 수행과 고용 유지, 실제 경영 승계 여부 등을 따져 공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최소한 심사 대상에는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병원은 지역 환자군의 특성과 의료 수요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전문성과 조직 운영 노하우를 축적하는 업종으로, 단순히 건물이나 장비를 물려주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병원을 무조건 가업상속공제 대상으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일률적으로 배제하지 말고 지역의료 기여도와 실제 경영·승계 여부 등을 따져 공제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심사받을 기회를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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