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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병원비 1800원→4600원, 65세 이상만 2.5배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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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초진료 1만8840원→2만3300원, 본인부담 1700원 더 노인정액제 2만원 문턱 넘으며 정률 20% 적용… 약값도 30% 가산

독감이 유행 중인 13일 서울 성북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이 환자와 보호자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독감이 유행 중인 13일 서울 성북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이 환자와 보호자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평소 동네의원에서 1800원만 내고 혈압약 처방을 받던 70대 환자가 추석 당일 감기로 같은 의원을 찾으면 수납창구에서 4600원을 청구받는다. 진료 내용도, 의사도 그대로다. 달라진 것은 날짜뿐이다.

올해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로,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이어진다. 이 기간 문을 연 병의원과 약국에는 공휴일 가산이 붙는다. 기본진찰료에 30%가 더해지고, 65세 이상 환자는 이 가산 때문에 노인외래정액제 구간을 벗어나 본인부담금이 2.5배로 뛴다.

◆ 초진료 1만8840원이 2만3300원으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의결한 2026년 수가 기준을 보면 의원급 초진 기본진찰료는 평일 낮 1만8840원이다. 여기에 공휴일 가산 30%가 붙으면 약 2만3300원이 된다. 평일보다 4460원 오른 금액이다.

건강보험이 70%를 부담하므로 일반 성인 환자가 창구에서 내는 돈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외래 본인부담액 기준으로 평일 약 5650원에서 연휴 약 7350원이 된다. 1700원 차이다. 이 정도는 대다수 환자가 체감하기 어렵다.

가산은 진료 시간대와 무관하다. 연휴에는 낮에 가도 밤에 가도 종일 적용된다. 다만 가산이 붙는 항목은 외래관리료를 뺀 순수 기본진찰료다.

가산은 처음 찾은 환자에게만 붙는 것도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요양급여비용 수가반영내역을 보면 의원급 재진 기본진찰료는 평일 약 1만3370원에서 공휴일 1만6180원으로 2810원 오른다. 매달 같은 의원에서 약을 받아 가는 만성질환자도 날짜가 연휴에 걸리면 그만큼 총진료비가 올라간다.

◆ 65세 이상만 2.5배, '2만원 문턱'의 함정

문제는 65세 이상이다. 노인외래정액제는 의원 외래 총진료비가 일정 금액을 넘지 않으면 정해진 소액만 내도록 한 제도다. 총진료비가 1만5000원 이하면 1500원, 1만5000~2만원 구간은 10%, 2만~2만5000원 구간은 20%를 낸다.

평일 초진 1만8840원은 10% 구간에 들어가 본인부담금이 1800원대에 그친다. 그런데 공휴일 가산으로 총진료비가 2만3300원이 되면 20% 구간으로 넘어간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산정 기준으로 본인부담금은 4600원이 된다. 진료비 자체는 24% 올랐는데 환자가 내는 돈은 2.5배가 되는 구조다.

가산은 30%인데 부담은 150% 늘어나는 이 격차가 창구 실랑이의 원인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 자료를 보면 평일 1800원을 내던 68세 환자가 명절 당일 4600원을 청구받고 항의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만성질환으로 매달 같은 금액을 내던 환자일수록 체감 차이가 크다.

◆ 약국 조제료에도 30%, 응급 처치는 50%

가산은 의원 문턱에서 끝나지 않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국 조제료 가산 기준에 따라 연휴에 문을 연 약국에서도 조제 기본료와 조제료, 복약지도료에 30%가 더해진다. 진료비와 약값에 연달아 할증이 붙는 셈이다.

응급 상황이면 폭이 더 커진다. 보건복지부 상대가치점수 산정지침을 보면 공휴일에 시행하는 마취·처치·수술료에는 최대 50%의 가산이 적용된다.

여기에 대형 응급실 문턱도 높아져 있다. 2024년 9월 13일 시행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를 찾은 경증·비응급 환자의 외래 본인부담률은 90%다. 보건복지부는 당시 브리핑에서 적용 대상 환자의 부담이 13만원 수준에서 22만원 수준으로, 평균 9만원가량 오른다고 설명한 바 있다.

비대면 진료로 처방전을 받았더라도 약은 직접 받아야 한다. 보건복지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지침은 조제 의약품의 약국 방문 수령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약 배송은 원칙적으로 되지 않는다. 결국 문 연 약국을 찾아야 하고 조제료 가산도 그대로 붙는다.

문 연 약국을 찾지 못했다면 편의점이 남는다. 약사법 제44조의2에 따른 안전상비의약품은 해열진통제와 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4개 질환군 13개 품목으로, 24시간 편의점에서 1회 1개 포장씩 살 수 있다.

◆ 정부 지원금 3000원은 환자 부담 아니다

연휴에 문 여는 병의원에 정부가 별도로 얹어 주는 진료지원금도 있다. 보건복지부가 밝힌 비상진료 한시 수가 지원 방안을 보면 지원금 3000원은 건강보험 재정에서 전액 부담하며, 환자가 추가로 내는 돈은 없다.

보건복지부는 관련 설명자료에서 "기존 공휴일 가산 30% 외에 추석연휴 기간 한시적으로 가산하는 진료비는 추가 본인부담이 없다"고 밝혔다. 진료비가 오른 것은 상시 제도인 공휴일 가산 때문이지, 명절 특별 수가 탓이 아니라는 얘기다.

의원이 사정을 감안해 환자 본인부담금을 평일 수준만 받는 것도 가능하다. 보건복지부 행정해석은 공단부담금만 가산해 청구하는 방식이면 의료법상 환자 유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 다만 올해 한시 지원이 같은 방식으로 적용될지는 정부 고시로 확정돼야 한다.

◆ "정액제 기준선이 8년째 그대로"

의료계와 노인복지 쪽에서는 문턱 효과 자체를 손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노인외래정액제의 구간 금액이 진찰료 인상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공휴일 가산 같은 변수만 생겨도 환자 부담이 계단식으로 뛴다는 것이다. 현재 구간 체계는 2018년 개선안 이후 유지되고 있다.

개원가 쪽 불만은 방향이 다르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휴일 진료에는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 1.5배의 휴일수당이 발생하는데 30% 공휴일 가산만으로는 당직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환자는 비싸다고 느끼고 의원은 남는 게 없다고 하는 구간인 셈이다.

소비자단체에서는 사전 고지 부족을 문제 삼는다. 초과근무 보상을 위한 제도라 하더라도 진료비가 오른다는 사실이 환자에게 미리 알려지지 않아 수납창구에서 오해와 실랑이가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 문 여는 병의원, 23일 최종 공시

연휴에 아플 때 돈을 아끼는 방법은 경증이면 응급실 대신 문 여는 동네의원과 당직약국을 찾는 것이다. 90% 본인부담을 피하는 것만으로 수만원이 갈린다.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 명단은 응급의료포털 이젠(E-Gen)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명절 실시간 당직 의료기관 명단은 21일 열리며, 최종 명단은 23일 공시된다. 비상진료체계는 연휴 첫날부터 가동된다.

인터넷을 쓰기 어렵다면 전화가 빠르다. 보건복지부는 당직 병의원과 약국 정보를 129와 119, 120 세 개 유선 채널에서 24시간 안내한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운영하는 스마트폰 앱 응급의료정보제공을 쓰면 위성항법장치를 기반으로 가까운 문 여는 병원을 지도에서 찾을 수 있다.

집에서 해결할 길도 열려 있다. 보건복지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보완방안에 따라 휴일과 야간에는 대면진료 이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의원급 비대면 초진을 받을 수 있다. 귀성지에서 갑자기 아픈 경우에도 적용된다.

아이가 밤에 열이 나면 응급실 대신 달빛어린이병원을 먼저 찾는 것이 낫다. 외래 진찰료 기준이 적용돼 경증 응급실 이용 때의 90% 본인부담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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