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의 예산 의결을 거치기도 전에 기초지자체가 구비를 먼저 집행했다가 뒤늦게 추경안에 편성해 의회 승인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축제 일정에 맞춰 조형물을 제작해야 한다는 이유로 수천만원의 예산을 선집행한 것인데, 의회는 예산 집행 절차를 무시했다며 질타했다.
22일 대구 남구 등에 따르면 안지랑곱창골목 상인회는 로컬브랜드 K-골목상권 육성사업 공모에 선정돼 지난 5일 '2026 안지랑 미드나잇 페스타'를 열었다. 이날 축제에서는 골목 야장과 노래방, 먹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번 사업에는 모두 1억5천만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1억2천만원은 대구시비로 지원되고, 나머지 3천만원은 남구가 구비로 부담하는 구조다. 남구는 구비 3천만원을 약 3m 높이의 축제 조형물 제작에 사용하기로 했다.
문제는 남구가 의회의 예산 의결을 받기 전에 해당 구비를 사실상 집행했다는 점이다. 대행사 측은 남구가 예산을 지급하겠다는 확약을 한 것을 전제로 축제 일정에 맞춰 조형물을 제작했다.
남구는 이후 지난 10일 제306회 임시회가 개회하자 해당 사업 예산 3천만원을 뒤늦게 추경안에 편성했다. 그 이전까지 의회에 사전 보고하거나 예산 집행에 대한 승인을 받는 절차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번 사업은 지방의회 의결 전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성립 전 예산'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경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성립 전 예산은 추경 편성이나 지방의회 의결을 기다리기 어려운 긴급·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 예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다. 국가나 시·도 등으로부터 사업에 필요한 경비가 전액 교부됐거나 재난 대응 등 법령에서 정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강민욱 남구의원은 "이번 사업은 남구가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예산 3천만원이 있어 성립 전 예산으로 임의 집행할 수 있는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며 "사전에 의회와 협의하는 과정조차 없었다는 점에서 당황스럽다"고 지적했다.
남구는 축제 일정과 조형물 제작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남구 관계자는 "의회 승인을 거친 뒤 조형물을 제작해달라고 전달했지만, 축제 개최 의뢰와 조형물 제작이 일괄적으로 이뤄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남구의회는 당초 해당 예산 3천만원을 삭감하겠다는 안을 제시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삭감 없이 추경안을 승인했다.
의회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했다"며 "다만 의회의 의결 전에 예산이 집행된 부분은 적절하지 않은 만큼, 재발하지 않도록 집행부의 예산 집행 절차와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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