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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상어 혼획 4년 새 68배…가을 레저철 방어선은 백사장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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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 16.3도, 전년보다 1.9도↑…난류성 상어가 84% 부산 북항 3.5m 무태상어 닷새째…해경 유도 6시간18분 만에 중단

20일 부산 동구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길을 잃은 상어가 사흘째 출몰하고 있다. 부산시는 상어 출몰로 안전에 유의해달라는 안내 문자까지 보냈지만 주말을 맞아 상어를 직접 보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북항 친수공원은 북새통을 이뤘다. 연합뉴스
20일 부산 동구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길을 잃은 상어가 사흘째 출몰하고 있다. 부산시는 상어 출몰로 안전에 유의해달라는 안내 문자까지 보냈지만 주말을 맞아 상어를 직접 보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북항 친수공원은 북새통을 이뤘다. 연합뉴스

동해안에서 잡히거나 발견된 대형 상어가 2022년 1마리에서 올해 8월 68마리로 4년 새 68배 늘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달 11일 집계한 동해안 대형 상어류 혼획 현황에서다. 상어를 막는 방어선은 해수욕장 백사장 앞 그물망뿐인데, 그 그물망은 해수욕장이 문을 닫으면 곧바로 걷힌다. 서핑과 낚시, 스쿠버다이빙이 몰리는 지금이 방어선이 가장 얇은 계절이다.

◆ 수온 16.3도, 전년보다 1.9도 올랐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 6월 30일 내놓은 동해안 표층수온 분석을 보면 올해 4~6월 동해안 평균 표층수온은 16.3도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도 높다. 평년과 견줘도 1.1도 위다. 올해 상반기 한반도 해역 평균 표층수온은 17.17도로, 2001년 위성 관측 이후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동해안 대형 상어류 출현은 46건으로 전년 동기 12건의 3.8배다. 7월 말 기준 공식 확인된 개체는 56마리, 전년 동기 16마리의 3배를 넘었다. 강원 연안만 놓고 보면 혼획이 20건으로 2024년 10건의 2배가 됐다.

원인은 먹이다. 수과원이 지난달 동해에서 혼획된 상어 28마리의 위 내용물을 분석하자 방어류와 참다랑어 같은 난류성 어류가 나왔다. 올해 동해안에서 잡힌 상어 가운데 청상아리·청새리상어 등 난류성 종의 비율은 84%다.

◆ 혼획 상어 절반이 사람 공격하는 청상아리

수과원이 지난해 4월 정리한 분포현황을 보면 우리나라 연근해에 사는 상어는 49종이다. 이 가운데 사람을 공격하는 포악상어류가 11종이다. 무태상어와 백상아리가 여기 들어간다.

강원 연안에서 올해 혼획된 상어 20마리 중 10마리, 절반이 청상아리였다. 악상어와 청새리상어가 각각 4마리로 뒤를 이었다. 7월 초에는 경북 울진 정치망에 백상아리와 청상아리가, 영덕 앞바다 고정 그물에는 306㎝짜리 청상아리가 걸렸다.

남해와 제주도 마찬가지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이 지난 6월 집계한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제주 해역 상어 출몰 신고는 16건이다. 2019년 1건이던 신고는 2024년 7건으로 늘었다.

◆ 도심 수로에 3.5m 무태상어, 유도는 6시간18분 만에 중단

이달 18일 오전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몸길이 3~3.5m의 흉상어과 무태상어가 들어왔다. 폭 30~50m에 불과한 물길에 갇힌 상어는 닷새가 지나도록 외해로 나가지 못했다.

해경과 소방은 상어 퇴치기를 동원해 외해 유도를 시도했다. 그러나 신고 접수 6시간18분 만인 오후 3시15분 적극 유도를 접었다. 무리하게 몰면 오히려 공격성을 보인다는 수과원 자문 때문이었다. 수과원 관계자는 "상어를 무리하게 몰아내거나 포획하려 할 경우 오히려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수로는 관광지가 됐다. 부산시 집계로 첫 주말 방문객은 약 2만 명, 평소의 4~5배였고 사흘 누적으로는 3만 명에 이르렀다. 부산시설공단이 집계한 주말 주차 차량은 2천500대로 평소 250대의 10배다. 부산항만공사는 22일 북항 보안구역 인근 20곳에 드론 비행 금지 현수막을 내걸었다.

◆ 차단망 51곳, 폐장과 함께 걷힌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지난 7월 해수욕장 86곳 가운데 51곳에 상어 차단 그물망을 쳤다. 지난해 11곳에서 40곳을 늘렸다. 강릉시는 구조용 수상스키에 상어 퇴치기를 달았고, 속초해양경찰서는 인명구조 대원에게 미세 전류 퇴치기를 지급했다. 해양경찰청은 이달 9일 연안 위험지역 순찰에 드론을 본격 투입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적용 범위다. 차단망은 백사장 앞 수영 구역에만 친다. 서핑과 스쿠버다이빙이 이뤄지는 외해 쪽에는 방어선이 없다. 설치·유지 비용 부담 탓에 폐장과 동시에 철거하는 것도 관행이다. 퇴치기 역시 근접 접근을 막는 장비일 뿐, 수로에 갇힌 개체를 밖으로 내보내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현장 판단이다.

행정안전부의 2024년 여름철 수상안전 대책을 보면 정부가 중점 관리한 수상인명사고 관리지역은 전국 2만4천여 개소다. 이 중 해수욕장이 284곳이다. 관리의 축이 여름 해수욕장에 맞춰져 있다는 뜻이다.

◆ 1959년 이후 해수욕장 인명피해는 0건

과장은 경계할 대목이다. 수과원 동해수산연구소가 지난 7월 내놓은 국내 상어 인명피해 통계를 보면 1959년 이후 해수욕장 피서객이 상어에게 공격당한 사례는 없다. 연근해 49종 가운데 실제 인명을 위협하는 종은 4~5종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행동요령의 실효성을 두고도 이견이 있다. 상어를 만나면 시선을 피하지 말고 천천히 물러나라는 수칙이 대표적이다. 수중에서 당황한 일반 레저객이 이를 따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나온다.

부산시와 해경 등 4개 기관은 22일 합동회의를 열어 북항 상어의 장기 체류 대응을 논의했다. 자연 퇴출을 기다리되 이달 말까지 상황을 보고 강제 유도 여부를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어류학을 연구하는 한 관계자는 "앞으로 이런 큰 상어들의 출연이 더 많아질 수 있다"며 "학자로서 볼 땐 어떻게 보면 우울하다"고 짚었다. 그는 수로 안에 숭어와 정어리 등 먹이가 풍부해 당장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함부로 먹이를 던지면 오히려 상어를 자극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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