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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證도 발행어음 인가 '초읽기'…'60조원' 시장 경쟁 불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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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證 인가 앞두고 사업자 4곳→9곳 확대
삼성 5.5%·키움 5.0% 등 고금리 특판 경쟁
조달비용·운용규제 부담…'운용역량'이 승부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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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의 발행어음 고객 확보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4개 증권사가 과점하던 시장에 키움·하나·신한투자증권에 이어 삼성증권까지 뛰어들었고 메리츠증권도 최종 인가를 앞두면서다. 시장 규모가 6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둔 가운데, 후발주자들이 연 5% 안팎의 고금리 특판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자금 조달뿐 아니라 우량 투자처를 둘러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례회의에서 메리츠증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단기금융업 인가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6일 해당 안건을 의결했다. 최종 인가가 이뤄지면 메리츠증권은 국내 9번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아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금융상품이다.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증권사 입장에서는 기업금융과 투자은행(IB)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핵심 자금줄로 꼽힌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발행어음 시장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사가 사실상 독점했다. 이후 키움증권과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잇달아 진입했고 지난 9일 삼성증권이 인가를 받으면서 8사 체제로 확대됐다. 메리츠증권까지 합류하면 1년여 만에 사업자가 4곳에서 9곳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시장 외형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7개 증권사의 발행어음 잔액은 55조92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조3912억원)보다 11조5379억원(26.0%) 증가했다. 삼성증권의 발행이 시작되고 메리츠증권까지 가세할 경우 60조원대 시장 진입도 가시권이라는 평가다.

아직까지 시장 주도권은 기존 사업자들이 쥐고 있다. 6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22조4680억원으로 전체의 40.2%를 차지했다. KB증권이 11조31억원, 미래에셋증권이 10조5776억원, NH투자증권이 8조775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신규 사업자인 키움증권은 1조8160억원,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각각 9993억원, 2899억원이었다.

후발주자들은 높은 금리를 앞세워 기존 사업자와의 격차 좁히기에 나섰다. 지난 21일 첫 상품 판매를 시작한 삼성증권은 신규·저잔고 고객을 대상으로 2~90일물에 연 5.5%의 특판금리를 내걸었다. 일반 약정형 1년물 금리가 연 3.95%인 점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전체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1년물 특판에도 연 4.3%를 적용했다.

키움증권도 생애 최초 계좌 개설 고객에게 1년물 연 5.0%를 제공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1년물 연 4.9%, 6개월물 연 4.7% 특판을 내놨다. 신한투자증권이 지난 14일 선보인 6개월물 연 4.5% 특판은 300억원의 판매 한도가 불과 5시간 만에 소진됐다.

특판뿐 아니라 일반 발행어음 금리도 오르는 추세다. 미래에셋증권의 개인 대상 1년물 금리는 지난 7월 연 3.40%에서 3.65%로 오른 데 이어 최근 3.85%까지 상승했다. 한 달여 전 3%대 후반이던 증권사들의 1년물 금리가 4% 안팎까지 올라오면서 고객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수신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높은 금리는 증권사 입장에서 양날의 검이다. 발행어음은 고객에게 약속한 금리를 지급하고 조달한 자금을 기업대출이나 회사채, 인수금융 등에 투자해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두는 구조다. 고객에게 지급하는 금리가 높아질수록 증권사가 운용을 통해 확보해야 하는 수익률도 함께 높아진다.

특히 5% 안팎의 특판 상품은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성격이 강한 만큼 발행 규모가 커질수록 무작정 금리를 높이기도 어렵다. 결국 조달금리와 운용수익률 사이의 스프레드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발행어음 사업의 수익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운용처를 둘러싼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 생산적 금융으로 흘러가도록 운용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발행어음·IMA 조달액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를 국내 모험자본에 공급하도록 하고 이를 내년 20%, 2028년 25%까지 단계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부동산 관련 자산 운용 한도는 최종적으로 10%까지 낮아진다.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브로커리지 중심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려는 목적도 있다. 지난 8월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49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5.2% 감소했고 고객예탁금도 99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거래대금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이는 브로커리지와 달리 발행어음은 안정적인 수신 기반을 확보해 운용자산을 늘릴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증권사들이 단순 중개 중심에서 벗어나 금융상품 판매와 자산관리(WM), 퇴직연금 등을 통해 고객 자산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발행어음과 IMA 등 리테일 수신 채널 강화와 이에 따른 운용자산 확대가 지속 가능한 이익 수준을 높이고 실적 변동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훈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발행어음·IMA 등 리테일 수신 채널 강화 및 운용자산 확대는 이미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는 지속 가능한 이익 수준의 상향과 안정적인 주주환원을 뒷받침하는 한편 과거 대비 높아진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준의 유지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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