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내부에서 면역반응을 켜고 끄는 상반된 신호 체계의 핵심 수용체와 그 작동 원리가 국내 연구진의 주도로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화학 농약을 대체할 표적형 친환경 해충 방제 기술 개발에 중대한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국립경국대학교(총장 정태주)는 식물의학과 김용균 교수 연구팀이 곤충의 면역 조절을 담당하는 핵심 수용체 'SeGPCR48'을 발견하고 그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 논문이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고 28일 밝혔다.
김 교수가 교신저자로 총괄한 이번 연구는 국립경국대를 비롯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연구진이 공동 참여해 다국적 연구 협력의 결실을 맺었다.
곤충은 병원체가 침입하면 프로스타글란딘 E₂(PGE₂)라는 물질을 통해 세포 내 칼슘과 신호전달물질(cAMP)을 급증시켜 면역반응을 활성화한다. 반면 산화지질인 'EpOME'은 이러한 면역 활성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수용체를 거쳐 면역을 제어하는지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주요 농업 해충인 파밤나방(Spodoptera exigua)을 모델로 삼아 여러 후보 G단백질연결수용체(GPCR)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SeGPCR48'이 EpOME을 인식하는 핵심 수용체임을 입증했다. EpOME이 이 수용체와 결합하면 면역 신호 물질 생성을 억제해 최종적으로 세포성 면역반응을 가라앉히는 구조다.
연구팀은 RNA 간섭(RNAi) 기술로 후보 수용체 유전자를 억제해 SeGPCR48의 고유 기능을 확인한 뒤, 3세대 유전자 가위인 'CRISPR/Cas9' 기술로 해당 수용체 유전자를 제거한 돌연변이 곤충을 제작해 개체 수준 검증까지 완벽히 마쳤다. 수용체가 사라진 돌연변이 곤충은 면역 억제 기능이 상실되면서 병원성 미생물에 대한 감수성이 크게 증가했다.
또한 곤충과 인간 세포 간 교차 발현 실험을 통해 해당 수용체 계열이 진화적으로 보존돼 있음을 밝혀내 동물계 전반의 지질 신호 연구 확장 가능성까지 열었다.
이번 성과는 곤충의 면역 체계를 선택적으로 교란하는 차세대 해충 방제제 개발의 핵심 표적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학계와 산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충 고유의 수용체 신호전달 축을 제어하면 유익충이나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정밀 방제가 가능해진다.
김용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상반된 기능을 수행하는 지질 신호물질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분자 수준에서 입증한 기초과학의 쾌거"라며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해충의 면역체계를 선택적으로 무너뜨리는 새로운 분자 표적을 발굴해 지속 가능한 친환경 해충 관리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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