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향방을 두고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의 상장지수펀드(ETF) 베팅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개인은 코스피 하락에 수익을 내는 이른바 '곱버스'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지수와 반도체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담았다. 지난 한 주간 코스피가 하락하면서 일단 개인의 하락 베팅이 적중했지만, 급락 당일 개인이 곱버스를 팔고 레버리지를 대거 사들이면서 시장의 시선은 다시 반등 여부로 향하고 있다.
28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1주일(22~28일)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국내 증시 방향성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순매수액은 1012억9000만원에 달했다. 코스피200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KODEX 인버스'도 624억60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에서는 자금을 뺐다. 개인은 같은 기간 'KODEX 레버리지'를 2307억4000만원어치 순매도했다. 전체 ETF 가운데 개인 순매도 규모 1위다. 'KODEX 200'에서도 1633억원이 빠져나갔다.
외국인은 정반대였다. 특히 반도체 상승에 공격적으로 베팅했다. 외국인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을 578억3000만원어치 순매수했고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각각 554억3000만원, 399억9000만원어치 사들였다.
'KODEX 레버리지'에도 382억6000만원이 유입됐다. 삼성전자 주가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도 각각 309억7000만원, 233억8000만원 순매수했다. 다만, KODEX 200과 TIGER 200은 각각 812억4000만원, 809억7000만원 순매도해 지수 전체보다는 반도체와 레버리지 상품에 베팅을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기관도 상승 쪽에 섰다. 기관은 KODEX 200을 2563억6000만원어치 사들인 데 이어 KODEX 레버리지도 2108억7000만원 순매수했다. TIGER 200에도 1278억9000만원이 유입됐다. 개인이 대거 팔아치운 레버리지 물량을 외국인과 기관이 받아낸 셈이다.
같은 기간 성적표만 놓고 보면 개인의 선택이 앞섰다. 지난 22~28일 코스피는 1.68%, 코스피200은 2.06% 하락했다. 이에 개인이 집중 매수한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5.80% 상승했고 KODEX 인버스도 2.04% 올랐다. 곱버스는 전체 ETF 1171개 가운데 수익률 10위를 기록했다.
반대로 KODEX 레버리지는 4.11% 하락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됐던 TIGER·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각각 10.28%, 10.04% 떨어졌고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도 2%대 후반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승부를 가른 것은 연휴 직후인 28일이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0% 떨어진 6889.74로 마감하며 다시 7000선을 내줬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2690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1조171억원어치를 팔았다. 반면 개인은 2조6332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대 하락하면서 지수에 부담을 줬다.
김기백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장기금리 급등과 유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AI 밸류체인이 반등에 실패했다"며 "장기금리 상승에도 비반도체가 견조했다는 점에서 매크로 악재에 대한 시장 민감도 완화 가능성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인은 증시가 실제로 급락하자 곧바로 베팅 방향을 바꿨다. 이들은 28일 하루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325억원 순매도한 반면 KODEX 레버리지는 1658억10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한 주간 곱버스를 사고 레버리지를 팔았던 것과 정반대다. 하락 베팅에서 일부 차익을 실현하는 동시에 급락한 증시의 반등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도 포지션을 뒤집었다. 한 주간 KODEX 레버리지를 2108억7000만원 순매수했던 기관은 28일 하루 2120억4000만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급락 당일에도 KODEX 레버리지를 439억8000만원 순매수했다.
최근 ETF 시장에서 이처럼 단기 방향성 상품을 둘러싼 자금 이동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직전 반등장에서 코스피 대표·반도체 ETF에서 대규모 환매가 나타나고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에서도 자금이 동시에 빠져나갔다"며 "지난주 레버리지·인버스에 동반 유입됐던 단기 트레이딩 자금이 반등 구간에서 차익실현과 연휴 전 포지션 정리로 동시에 빠져나간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개인의 '반등 베팅'이 다시 적중할지는 금리와 유가, 반도체 실적이 좌우할 전망이다. 신영증권은 10월 초 실적 시즌까지 반도체 대형주가 주도하는 코스피의 단기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외국인 매수의 지속 여부와 금리·유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반등이 추세로 이어지려면 실적 확인 이후에도 외국인 매수가 지속되며 자사주 매입 이후의 수급 공백을 메워야 한다"며 "좋은 실적에도 발표 당일 상승분을 다시 반납하거나 금리와 유가가 재차 급등하는 경우에는 이익 개선보다 매물과 할인율 부담이 우세하다고 보고 반등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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