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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자운대 통합'의 불똥, 진해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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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2부 최영철 기자
사회2부 최영철 기자

진해 군항제는 1952년 충무공 동상 제막과 추모제에서 비롯됐다. 해사와 군부대 개방은 진해 벚꽃 축제와 함께 해군의 역사와 문화를 민간에게 알리는 군항제의 백미다. 7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해 온 군항제는 지역민의 가장 큰 자부심이자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지난 7월 정부는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창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대국민 공청회를 열었지만, 정부의 일방적인 통합 결정과 입지 확정 뒤 가진 것이었기에 형식적이었다는 비판이 거셌다.

그 이전인 5월과 6월에도 국방부 장관이 육사와 해사, 공사를 방문해 생도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이때도 생도들과 동문들의 반대가 적지 않았고 이들 학교가 있는 지역민들의 반발도 상당했다.

정부는 미래전 대응과 합동성 강화를 통합의 명분으로 내세운다. 문제는 해군사관학교 생도 교육의 경우, 바다와의 근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대전 자운대로 옮길 경우, 해상 훈련의 장소와 이동, 교육 시설의 활용에 있어 오히려 지금보다 더 열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만약 통합 이후에도 기존의 진해 시설을 계속 이용할 경우, 생도들의 이동 시간과 비용만 더 커질 것이고, 제3의 지역에 교육 시설을 조성할 경우엔 적지 않은 추가 투자 부담을 감수해야만 한다.

과연 바다가 아닌 내륙에서 생활하는 생도들의 해상 훈련이 바다에 접한 진해에 생활하면서 하는 훈련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 통합으로 절감된 비용이 국가 안보를 책임질 생도들의 교육 효율성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까?

학교가 위치한 지역에도 보상 약속만으론 부족하다. 생도와 교직원, 가족이 떠난 진해 경제의 위축은 말할 것도 없고, 군항제 관광산업의 축소로 인한 지역적 손실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국방부는 해사 부지를 다른 해군의 재배치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역시도 어떤 부대가 언제 들어오고 기존 인구 감소와 소비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좀 더 명확한 설명이 요구된다.

진해 군항제의 정체성 문제는 또 어떤가? 장교 양성의 산실이라는 교육 현장이 빠진 축제의 고유성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생도들이 떠난 현장의 흔적만으로 시민들의 생생한 교육 체험 욕구를 과연 충족시킬 수 있을까?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주민들에겐 군항의 역사와 문화를 계승·발전시키라고 강조해 온 정부가 정작 스스로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게 맞는 일인가?

정부는 통합 발표 전, 진해 존치를 포함한 대안 및 교육 효과, 재정 부담, 지역적 영향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 국민과 지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설득시키는 게 먼저였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진행됐다.

대통령은 10월 1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국군사관학교 창설의 신속하고 과감한 추진과 함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군심을 모으는 과정을 강조했다. 사회적 갈등과 잡음을 의식한 발언으로 이해된다.

3개 사관학교 통합이란 이번 사안만큼은 국민과 지역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설득이 먼저였고 정부의 통합 결정과 입지 확정은 그다음 순서가 되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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