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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연구원 사망 병원체 1주째 미공개…美 "러시아 생물무기 프로그램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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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페스트균 시각화 자료사진, AI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페스트균 시각화 자료사진, AI로 생성한 이미지

러시아 시베리아의 페스트 연구소에서 위험 병원체를 다루던 20대 연구원이 원인불명의 폐렴으로 숨진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러시아 당국은 정확한 원인 병원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숨진 연구원이 입원하기 나흘 전 실험실에서 살아있는 병원체가 든 시험관을 깨뜨렸다는 일부 보도까지 나오면서 국제사회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 다만 러시아 당국은 페스트 감염과 연구소 내 병원체 유출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시베리아·극동 페스트 연구소 연구원 다리야 시필로바(28)는 지난 9월 29일 폐렴 증상으로 입원한 뒤 이달 2일 숨졌다. 공식 사인은 현재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폐렴'이다.

시필로바는 페스트균을 비롯한 위험 병원체를 취급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시험관 파손 의혹까지…러시아 "페스트 아니다"

일부 매체는 시필로바가 입원 나흘 전 실험실에서 살아있는 병원체가 담긴 시험관을 깨뜨렸다고 보도했다. 이후 시필로바가 페스트에 감염돼 사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러시아 보건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시필로바의 유해에서 연구소에서 취급하던 위험 병원체가 검출되지 않았고 페스트균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소를 두 차례 조사했지만 병원체 유출 등 비상 상황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르쿠츠크 지역 접촉자 검사에서도 추가 감염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두 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미확인 보도도 나왔지만 현재까지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페스트 아니라면 무엇인가"…WHO도 추가 정보 요구

문제는 수천 건의 검사가 이뤄진 뒤에도 정작 시필로바를 숨지게 한 병원체가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WHO는 러시아에서 제공받은 자료를 토대로 현재 공중보건 위험은 낮다고 평가하면서도 "러시아의 정보 제공이 제한적"이라며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

마리아 밴커코브 WHO 유행병·팬데믹 관리 책임자도 "페스트가 원인에서 배제됐다면 실제 사망 원인은 무엇인가"라고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공중보건 당국자를 지낸 라지 판자비 역시 이미 원인 규명을 위한 검사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데도 결과가 공개되지 않는 점을 우려했다.

◆美 "러시아 생물무기 프로그램 유지"…다만 해당 연구소 연계 증거는 없어

미국이 이번 사건을 민감하게 보는 데에는 러시아의 생물무기 관련 전력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생물무기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시필로바가 근무한 이르쿠츠크 연구소 자체가 생물무기 연구를 수행했다는 징후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과거 소련의 생화학무기 개발 전력과 이번 사건을 곧바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페스트 연구소 연구원이 원인불명의 폐렴으로 사망했고 러시아가 페스트와 연구소 내 위험 병원체 감염 가능성을 부인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사망 일주일이 넘도록 정확한 원인 병원체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의문은 이어지고 있다. WHO까지 추가 정보를 요구한 만큼 러시아 당국이 얼마나 투명하게 원인을 설명하느냐가 논란을 가라앉힐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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