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제조업을 떠받치는 뿌리산업이 전통공정에 편중돼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생산공정의 지능화 기반이 취약한 데다 자동차산업 의존도까지 높아, 첨단신산업 수요에 맞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 지능화 공정 약한 대구 뿌리산업
대구정책연구원이 최근 펴낸 '대구 뿌리산업 대전환 전략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지역 뿌리산업 사업체는 9천266곳, 종사자는 4만6천628명이다. 사업체당 평균 종사자는 5.0명으로 전국 평균 8.9명에 미치지 못하면서 영세성을 보였다.
뿌리산업은 자동차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제조업에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기초 공정으로 완제품의 품질을 결정한다.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2만5천여개 부품 가운데 뿌리산업이 적용되는 부품은 약 90%(2만2천500개)에 달한다. 향후에는 우주·항공과 친환경 미래차 등 첨단산업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금형·열처리·표면처리 등 6대 기반공정에 한정됐던 뿌리산업은 2021년 법 개정을 계기로 첨단 제조 분야까지 영역을 넓혔다. 4대 소재다원화 공정(정밀가공·적층제조 등)과 4대 지능화 공정(로봇 등)이 추가되면서 총 14개 분야로 확대됐다.
정책연구원 측은 "문제는 대구의 뿌리산업 구조가 6대 기반공정·4대 소재다원화 공정 등 비교적 전통공정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라며 산업의 지역 집중도를 의미하는 입지계수(LQ)를 제시했다. 2024년 대구의 입지계수는 정밀가공 3.208, 열처리 2.691, 표면처리 1.875로 나타났다. 입지계수가 1을 넘으면 전국 평균보다 해당 산업 특화도가 높다는 의미다.
반면 4대 지능화 공정에서 입지계수 1을 넘긴 분야는 로봇산업(1.807)이 유일하다. 산업지능형 소프트웨어(SW)는 0.476, 엔지니어링 설계 0.475, 센서 0.271에 그쳤다.
관련 사업체 증가세도 전국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전국 4대 지능화 공정 사업체는 2022년 4만7천818곳에서 2024년 5만3천399곳으로 11.7% 늘었다. 같은 기간 대구는 1천285곳에서 1천299곳으로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업을 모아 공동시설과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특화단지도 전통공정에 집중돼 있다. 성서산단에는 표면처리와 금형 특화단지가 각각 1곳씩 조성돼 있으며, 대구국가산단과 염색산단의 특화단지도 모두 표면처리 분야다. 지능화 공정 분야에서는 최근 들어서야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관련 특화단지가 지정됐다.
◆ 미래모빌리티 맞춰 뿌리산업 재정립 필요
자동차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도 전환이 필요한 배경이다. 대구 뿌리산업 매출 상위 757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6대 기반공정 기업의 전체 판매액 중 자동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1.5%에 달했다. 4대 소재다원화 공정과 4대 지능화 공정에서도 자동차산업 비중이 각각 34.9%, 18.2%로 가장 높았다.
이처럼 자동차산업에 편중된 구조는 미래모빌리티 전환기에 지역 뿌리산업의 구조 개편 주문으로 이어진다. 내연기관 부품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모빌리티 부품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대구 뿌리산업 구조를 전환해 미래산업 수요에 맞게 고도화하기 위한 5대 전략과 16개 핵심 사업을 제안했다. 기업의 디지털·인공지능 전환(DX·AX) 지원을 비롯해 미래산업 대응형 연구개발(R&D) 지원체계 구축, 신산업 진입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등이 주요 내용이다.
송기륭 대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핵심 전략의 실효성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우선 조례에 근거한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또 기업 현황부터 지원 이력 등 데이터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뿌리산업의 육성 방향을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정책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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