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이진숙 국감 제척 효력 일부 정지…22일 과방위 출석
헌법재판소가 21일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제척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일부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제척 처분의 효력은 본안인 권한쟁의심판 사건의 종국결정이 나올 때까지 정지되며, 이 의원은 22일 열리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할 자격을 얻었다. 헌재는 "의원이 직접 이해관계가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현저한 사유가 있는 그 사안에 제척 의결을 할 수 있을 뿐, 제척 사유가 있다고 해서 포괄적으로 감사를 제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헌재가 국회의원 감사중지 의결에 대해 판단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헌재는 이 의원이 방통위원장 재직 시절 의사결정에 참여했던 업무나 본인 관련 형사 사건 등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4개 범주 사안에 대해서는 제척 효력을 유지해 질의를 제한했다. 구체적으로는 방통위원 2인 체제에서 의결한 KBS 이사 추천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EBS 사장 임명동의, 국감 위증 혐의 고발 사건, 법인카드 사용 관련 업무상 배임 혐의 고발 사건 등이다. 헌재는 이들 사안이 이 의원의 법적 책임과 직접 관련되거나 이 의원 자신이 논란이 되는 행위의 당사자인 만큼 제척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크다고 봤다. 이 부분까지 가처분을 인용해 감사 참여를 허용했다가 나중에 본안에서 제척이 정당하다고 판단된다면 이미 훼손된 국정감사의 공정성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제시했다. 헌재는 이미 종료된 12일과 16일 국정감사에 관한 이 의원의 신청은 각하했다. 이번 제척안은 지난 12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처리됐다. 당시 과방위 전체 18석 가운데 12석을 차지한 범여권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찬성 12표로 제척안을 의결했다. 이 의원이 국감에서 YTN 민영화와 관련한 방통위 2인 체제 의결의 위법성을 질의하며 자신의 이름을 언급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 의원은 권한 침해라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과 함께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의원은 헌재 결정 직후 페이스북에 "헌재의 당연한 판결. 내일 국감 참여한다"라고 밝혔다. 제척 결의안 처리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일부 효력정지를 '제척 전면 해제'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제척 의결의 최종 적법성은 본안에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헌재의 판단은 분명하다. 이해관계가 있는 개별 사안을 넘어 감사 참여를 포괄적으로 제한해서는 안 되지만, 본인의 법적 책임이나 행위가 쟁점인 사안에서는 국정감사의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감사 참여를 허용했다가 국정감사의 공정성이 훼손되면 회복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헌재가 짚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성명에서 "이번 결정의 핵심은 국회의 다수결이 헌법적 권한을 무제한으로 침해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헌재 결정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헌재 결정은 국회의 다수 의석이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국회의원의 권한을 자의적으로 제한해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면서 "이번 결정을 계기로 국회의원의 정당한 국감 권한을 수호하고, 국회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운영되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헌재의 이번 결정을 두고 상반된 해석을 내놓으며 22일 종합국감에서 재충돌이 예고됐다.
2026-10-21 22:36:30
머스크, 우크라 군용 스타링크 속도 제한 직접 지시…드론 무력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우크라이나군이 전장에서 사용하는 군용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실드'의 접속 속도를 직접 제한하도록 지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미 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해 머스크가 지난주 우크라이나 군용 단말기가 위성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속도에 상한을 설정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14일 우크라이나 측에 사전 통보 없이 스타실드 서비스에 속도 제한을 적용했다. 속도 제한의 직접적인 피해는 드론 운용에서 나타났다. 시속 160km를 넘는 속도로 이동하는 드론은 위성 통신이 끊기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군용 스타링크 단말기가 사전 경고 없이 제한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중거리 드론 공격과 방공 작전을 포함한 복수의 전장 임무가 차질을 빚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속도 제한 결정이 "미국 정부의 메시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요격 드론이 고속으로 비행해야 하는데 속도 제한으로 연결이 끊기면서 제트 추진식 샤헤드 드론 일부를 요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인 보호 수단을 잃게 됐다고도 강조했다. 이번 속도 제한은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석유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도록 촉구한 직후 단행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디젤 정유시설 드론 타격을 고유가의 원인으로 지목해왔으며, 머스크 역시 같은 입장을 취해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사전 조율 여부를 둘러싸고는 엇갈리는 증언이 나왔다. WSJ에 따르면 두 소식통은 속도 제한 문제가 공개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와 통화해 이 사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중 한 소식통은 두 사람이 속도 제한 시행 전에도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머스크가 속도 상한을 적용하기 전 트럼프를 포함한 복수의 고위 행정부 관리들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미 당국자들은 머스크가 독자적으로 행동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미국 정부가 이번 속도 제한 지시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머스크는 군용 버전인 스타실드는 미국 정부가 통제하는 서비스이며, 속도 또는 사용 제한은 "미군과 궁극적으로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누가 스타링크 서비스 중단을 지시했는지 모르지만 "알고 싶다"고 말했다. 머스크와 스페이스X, 백악관은 WSJ 보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 국방장관 미하일로 페도로프는 이후 스타링크 연결이 시속 160km까지는 "복구됐다"고 밝히면서도 모든 제한의 완전한 해제를 촉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에너지 휴전'을 선언했으나, 양측이 모두 위반을 주장하면서 사실상 즉각 무력화됐다. 미국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위트코프 특사는 앞서 노르웨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미 당국자가 전했다.
2026-10-21 14:58:09
캐나다 앨버타주 분리독립 주민투표 부결…75% 잔류 선택
캐나다 앨버타주 주민 75% 이상이 19일(현지시간) 실시된 분리독립 추진 여부 주민투표에서 캐나다 잔류를 선택해 분리주의 운동에 제동을 걸었다. 앨버타 선거관리위원회 잠정 집계(투표소 81% 개표 기준)에서 잔류 의견은 75.5%로 나타났다. 분리독립 절차 개시 찬성은 24.5%에 그쳤다. 이번 투표는 앨버타주가 즉시 독립할지를 결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독립 여부를 묻는 구속력 있는 주민투표를 추진할지 선택하는 절차였다. 투표 자체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가결됐다면 2차 구속력 있는 주민투표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번 결과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과 병합 위협 속에서 국가 통합을 호소해온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카니 총리는 성명에서 "앨버타인들이 명확한 선택을 했다"며 "그들은 통합을, 함께 건설하는 것을, 서로를 돌보는 것을 택했다"고 밝혔다. 다니엘 스미스 앨버타 주총리도 "캐나다 잔류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를 보여주는 결과"라며 부결 결과를 환영했다. 스미스 주총리는 화요일 밤 TV 연설을 통해 앨버타주의 향후 방향을 밝히겠다고 했다. 스미스 주총리는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여당인 통합보수당 내 분리주의 세력의 압력에 따라 투표를 실시했다. 자유당이 2025년 캐나다 연방 총선에서 4연속 승리한 이후 스미스 주총리는 분리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압박에 시달려왔다. AFP통신은 이번 결과를 "트럼프와 그 동맹 세력이 지지한 분리주의자들의 결정적 패배"로 규정했다. 트럼프 측근인 일론 머스크는 투표 직전 앨버타주의 분리독립 운동을 공개 지지하며 앨버타가 "미국의 자연스러운 파트너"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번 부결로 분리주의 운동은 타격을 입었지만, 독립 요구가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앨버타 주민의 62%는 분리주의 운동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는 연방 구조를 유지하게 됐지만, 이번 투표로 확인된 내부 분열을 봉합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스미스 주총리는 앨버타주의 향후 행보를 21일 TV 연설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2026-10-21 14:38:16
선관위 특검, 노태악 전 위원장 자택 압수수색…배우자 동반 출장 의혹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 21일 오전 외유성 출장 의혹을 받는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21일 오전 8시 10분께 파견검사 2명과 수사관 7명 등 총 12명의 인력을 투입해 노 전 위원장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전 9시부터는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 대한 압수수색도 함께 진행해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업무상 횡령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등이다. 특검팀은 노 전 위원장의 국외출장과 관련해 중앙선관위 관계자가 공문서인 국외출장결과보고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한 정황을 추가로 포착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노 전 위원장은 재임 당시 해외 출장에 배우자를 동반하고 여비를 선씨 예산으로 충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22년 호주·뉴질랜드, 2024년 독일·에스토니아, 2025년 덴마크·스웨덴 등 세 차례에 걸친 해외 출장에 배우자와 동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임 기간 이 출장들에 사용된 비용은 약 2억2600만원이다. 2024년 독일·에스토니아, 2025년 덴마크·스웨덴 출장에서는 직원이 노 전 위원장 배우자의 현지 여행에 동행하느라 공식 일정에 불참했는데도 출장 결과보고서에는 참석한 것으로 기재된 사실이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 직원은 출장 보고서상 노 전 위원장 등과 함께 현지 관계자를 면담하는 등 공식 일정에 참석한 것으로 명시됐지만, 실제로는 배우자의 별도 일정에 동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중앙선관위 기조실장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출장 국가는 위원장이 결정했고 배우자 예산 편성 내역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합수본은 노 전 위원장의 외유성 출장 중 배우자를 수행하는 전담 직원이 배치됐다는 자료와 진술도 함께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법관을 지낸 노 전 위원장 대한 압수수색은 2018년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 수사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전직 대법관 대상 강제수사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2018년 9~10월 고영한 전 대법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고위 법관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대법관을 지낸 인물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씨 특검은 이번 강제수사에 앞서 지난 12일 대법관 등 전·현직 고위 법관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이 14일 이를 기각했다. 특검팀은 이후 보강 수사를 거쳐 국외출장결과보고서의 허위 사실 기재 정황을 추가로 확인하고 영장을 재청구해 집행했다. 특검팀은 확보한 휴대전화와 관련 자료 등을 분석해 해외 출장의 적정성과 예산 집행 과정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수사 대상도 노 전 위원장 넘어 중앙선관위 전·현직 위원과 직원들의 외유성 출장 등 조직 운영 전반의 의혹으로 확대될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선씨 전현직 위원, 직원 등의 외유성 출장 등 기관 운영 전반의 방만 운영 의혹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2026-10-21 13:54:43
제주 카지노, '마킹카드' 사기도박으로 3개월 사업정지 받는다
제주 서귀포시의 한 호텔 카지노가 마킹카드로 중국인 관광객 3명에게 1억여원의 사기도박을 벌여 3개월 사업정지 처분을 받을 예정이다. 제주도는 해당 카지노에 지난달 말 행정처분 사전통지를 마쳤다. 제주도 관계자는 "감경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3개월 사업정지 처분이 예정돼 있다"며 "업체가 제출한 의견을 검토 중으로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카지노 소속 딜러 등 관계자 6명은 6월 7일부터 8일까지 중국인 관광객 3명을 상대로 마킹카드를 이용해 블랙잭 게임을 부정하게 진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킹카드는 카드 뒷면이나 가장자리에 미세한 표시를 해 특정 패를 미리 식별할 수 있도록 조작한 카드다. 이 과정에서 챙긴 범죄 수익은 1억여원에 달한다. 제주경찰청은 9월 11일 관계자 6명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주의·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카지노 운영 법인도 함께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이들이 사전에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에 쓰인 마킹카드의 흔적은 별도의 감정 절차 없이도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을 정도였다. 경찰이 확보한 카드에는 뒷면과 가장자리에 미세한 표시가 뚜렷이 남아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제주도의 카지노 운영상황 관리시스템이었다. 제주도는 이 시스템을 통해 해당 카지노 블랙잭 게임에서 평소와 다른 규모의 수익이 발생한 사실을 포착하고 현장 점검에 나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해 특정 게임의 수익이 다른 게임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점검 과정에서 위·변조가 의심되는 카드와 게임 조작 정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관광진흥법과 제주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변조된 카지노기구를 사용한 업체는 1차 위반 시 3개월 사업정지, 2차 위반 시 허가취소 처분을 받는다. 감경 사유가 인정되면 처분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 제주도 내 카지노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제주도가 관리·감독 권한을 갖는다. 제주도는 정기·수시 점검과 함께 영업정지, 허가취소 등의 행정조치를 할 수 있다. 제주도는 업체가 제출한 의견 검토를 마치는 대로 최종 행정처분을 확정할 방침이다.
2026-10-21 13:53:31
서울시 꿈나무카드, 11월 16일부터 배달앱 '땡겨요'서 결제
서울시가 11월 16일부터 아동급식카드 '꿈나무카드'를 공공배달앱 '땡겨요'와 연동해 배달 주문·결제가 가능하도록 한다. 서울시는 22일 신한은행, 초록우산과 아동급식카드 배달앱 연계 및 배달비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그동안 아동급식카드 이용자는 가맹 음식점이나 편의점을 직접 방문해 결제해야 했다. 신한 슈퍼SOL 앱에서 '땡겨요' 메뉴로 이동해 아동급식카드를 등록한 후, 앱 내 '아동급식' 표식이 있는 서울시 아동급식 가맹점 약 2만 곳에서 주문하면 된다. 서울시는 3000원짜리 배달비 쿠폰을 매월 2장씩 지급해 1인당 월 최대 6000원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본인 명의 휴대전화로 배달앱을 이용할 수 있는 만 14세 이상 아동 약 1만1000명이다. 배달비 쿠폰은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꿈나무카드 앱 내 배너와 연결된 네이버폼에서 신청할 수 있다. 신청한 쿠폰은 배달서비스 시작일인 11월 16일 지급되며, 이후에는 매월 1일 초록우산을 통해 신청 아동의 휴대전화 번호로 발송된다. 12월부터는 매월 20일까지 신청을 마친 아동에 한해 다음달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발급한다. 아동급식카드 1회 이용한도도 배달 최소주문금액 등을 고려해 기존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하며, 배달앱뿐만 아니라 기존 대면결제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월말 결식을 방지하기 위해 3만원 초과 5만원 이하 결제는 월 2회 이내로 제한한다. 마채숙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배달서비스 신규 도입으로 아이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보다 편하게 선택할 수 있고, 배달비 쿠폰과 이용한도 상향으로 식사비 부담도 한결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간 배달앱 중개 수수료가 최대 7.8%인 반면 땡겨요는 2%로 낮췄다. 다만 민간 배달앱과 비교해 배달이 늦고, 입점 식당이 적으며, 배달비도 크게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6-10-21 11:40:20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경찰의 고강도 개혁을 촉구하며 수사를 독립적으로 점검할 장치 마련을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70여 년간 유지돼 온 우리 형사사법체계가 전면 개편되면서 경찰의 권한이 어느 때보다 막중해진 만큼 그 책임도 그만큼 더 커졌다는 사실을 꼭 명심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근 벌어진 잇따른 관계성 범죄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이상동기 범죄로 인해 경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국민의 불안이 커진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신뢰는 말로만 회복할 수 없다"며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의 노고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소수의 일탈과 부족한 대응이 전체 조직의 신뢰와 평판을 깎아내릴 수 있음을 늘 경계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무엇이 부족했는지 냉정하게 돌아보고, 잘못된 관행과 제도는 과감하게 바로잡는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경찰 개혁을 강하게 요구한 배경에는 최근 잇따른 논란이 있다. 경찰의 실종 사건 허위 종결과 관계성 범죄 징후에 대한 피해자 보호 미흡 논란이 이어지면서 경찰 역량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검찰청 폐지 이후 공소청 검사에게는 보완수사 권한이 완전히 사라졌고,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이 경찰 수사에 온전히 맡겨진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수사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주문했다. "공소청·중수청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보완수사권 부재로 인한 공백이나 국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도 빈틈없이 취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사 통제 장치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외부의 부당한 간섭은 막되 수사 과정과 결과는 엄격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적 역할을 강화하고 경찰 수사를 독립적으로 점검할 장치를 갖춰 주길 바란다"고 했다. 수사 과정에서 "어떤 외부 압력이나 이해관계에도 흔들리지 말라"고도 강조했다. 인권 보호 장치 강화도 촉구했다. 여성·장애인·아동 등 범죄에 취약한 안전 약자의 목소리가 소외되지 않도록 수사심의위원회 내 사회적 약자 소위원회 설치를 이행하라고 주문했다. 관계성 범죄와 무차별 범죄, 실종 사건 등에서는 사전 예방과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범죄 수법은 갈수록 지능화하고 첨단기술을 악용한 범죄도 늘고 있다"며 "변화하는 범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첨단기술을 활용하고, 예방부터 수사까지 치안 체계 전반을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법과 제도 개선은 최소한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되기 어렵다"며 "오늘을 계기로 새롭게 각오를 다지고, 신속한 행동과 뚜렷한 결과로 국민 기대에 걸맞은 믿음직한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권한이 아무리 커져도 국민 신뢰가 없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모든 공권력은 국민 신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경찰 구성원 모두 명심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경찰에 혁신을 요구해 온 것이다. 이번 기념식은 '새롭게 도약하는 경찰, 국민의 안전을 더욱 굳건히 지키겠습니다'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KTV 등에서 생중계됐다. 행사에는 올해의 경찰 영웅 유가족과 순직 경찰 유가족, 현장 경찰관, 신임 경찰 교육생 등이 함께 자리했다.
2026-10-21 11:39:58
강원 18곳 오후 9시 한파주의보…강릉 등 16곳 강풍특보도
기상청이 21일 오후 9시를 기해 원주 등 강원도 18곳에 한파주의보를 발효한다. 강원 지역은 낮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떨어져 쌀쌀해질 전망이다. 오늘 아침까지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지만, 낮부터 평년보다 낮아지며 강원 내륙 아침 최저기온은 9~12도, 산지는 7~9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보됐다. 한파주의보 발효 지역은 원주·춘천·횡성·철원·태백·영월·화천·인제평지·양구평지·홍천평지·정선평지·평창평지·인제산지·양구산지·홍천산지·정선산지·평창산지·고성산지 등 18곳이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하강해 3도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또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된다. 강원 16곳에는 강풍주의보도 함께 발효된다. 해당 지역은 강릉평지·양양평지·고성평지·속초평지·삼척평지·동해평지·인제산지·홍천산지·정선산지·강릉산지·평창산지·양양산지·고성산지·속초산지·삼척산지·동해산지다. 강원 동해안과 산지에는 오전부터 밤 사이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산지는 초속 25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강풍주의보는 바람 속도가 초속 14m, 또는 순간 풍속이 초속 20m를 넘을 것으로 예측될 때 발효된다. 가로수가 흔들리고 우산을 쓰기 어려울 정도의 바람이다. 21일은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 낮부터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쌀쌀한 날씨를 보이겠으며, 강한 바람까지 더해져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짧아지고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있을 수 있어 차량 운행 시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고 감속 운행해야 한다. 기상청은 강풍 피해 예방을 위해 야외 시설물을 점검하고 외출 시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2026-10-21 10:38:13
이재명 대통령 "생중계·언론 접촉·현장방문·SNS 모두 늘릴 것"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국정 생중계도, 언론 접촉도, 현장 방문도, SNS도 모두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1일 엑스(X·옛 트위터)에 '대통령이 SNS를 늘리겠다고 했는데, 기자들도 더 자주 만나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사설을 공유하며 "좋은 지적이고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썼다. 이 대통령은 "국민과 현장은 물고기가 헤엄치는 물과 같다"며 대국민 현장 소통을 다양한 방식으로 강화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사설은 '기자들의 불편한 질문이나 날 선 의혹에 답해야 하는 기자회견 형식의 소통을 많이 해야 민심과 동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해당 사설은 '소셜미디어는 대통령 생각을 전하는 창구가 될 수 있다'면서도 '일부 지지층의 주장이 전체 여론인 것처럼 오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특히 불통 국정 운영 비판이 나온 전직 대통령들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대통령이 기자들을 더 많이 만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500일을 계기로 19일 청와대 춘추관을 깜짝 방문해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함께하고 90여 분간 국정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과 성기홍 홍보소통수석, 강유정 수석대변인 등 청와대 참모진도 동석했다. 이 대통령은 19일 간담회에서 SNS를 줄여야 한다는 일부 지적에 "소통 방식이 가볍다는 비판을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응했다. 그러면서 "SNS가 없었다면 이재명 대통령이 있었겠느냐"며 '목숨줄 같은 것'이라거나 '숨구멍'이라는 말로 SNS 소통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국무회의 생중계에 대해서도 "국무회의를 공개했다면 계엄이 있었을까. 못했을 것"이라며 국무회의를 비공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20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도 세계에서 SNS를 활용하는 지도자 10위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한 이용자의 글을 인용하며 "더 열심히 국민과 직접 소통해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명확한 운영 원칙 없이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무분별한 SNS 메시지가 정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생중계·SNS를 통한 직접 소통 의지를 재확인한 데 이어 주제별 타운홀미팅 등 국민과의 대면 접촉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2026-10-21 10:15:29
이재명 대통령, WHO 사무총장에 'AI 기본의료 전략' 소개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한국과 WHO 간 보건의료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접견 일정은 이날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진행된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의 비전과 'AI 기본의료 전략'을 소개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AI 허브와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를 통해 보건의료 혁신의 혜택이 전 세계로 확산할 수 있게 WHO와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의 이번 방한은 한국과 WHO가 22일까지 이틀간 공동 개최하는 '2026 세계 바이오 서밋'을 계기로 이뤄졌다. WHO 사무총장의 방한은 2015년 마가렛 찬 전 사무총장 방문 이후 11년 만이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2017년 아프리카 출신 첫 WHO 사무총장으로 취임했으며, 2022년부터 연임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서울 코엑스마곡 컨벤션센터에서 WHO와 공동으로 'AI가 불러올 바이오헬스 혁신의 확산'을 주제로 '2026 세계 바이오 서밋'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세계 바이오 서밋은 감염병 위기 대응과 글로벌 보건안보 강화를 위한 국제 연대 필요성에 따라 2022년부터 한국 정부와 WHO가 매년 공동 개최해 온 행사다. 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세계 바이오 서밋 개회식에 참석해 정은경 복지부 장관과 공동으로 '책임 있는 혁신과 글로벌 연대를 위한 AI 헬스케어 서울 선언문'을 발표했다. 복지부와 WHO 사무총장이 공동으로 국제사회에 AI 활용과 관련한 선언을 발표한 최초의 사례다. 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보건의료 혁신은 국가 간 보건 격차를 줄이고 공평한 접근성을 보장할 때 진정한 가치를 지닌다는 점을 강조하며, AI 혁신의 혜택이 전 인류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지속해 나간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서밋 참석과 함께 인천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캠퍼스 실습장 개소식에 참석하고, 춘천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과 바이오의약품 기업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2026-10-21 10:14:40
소나무재선충 감염목 177만 그루…여야 "40년 방제 실패, 국가재난"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이 올해 177만 그루로 집계된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2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산림청의 40년 방제 실패를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산림청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 토막을 직접 들고 나와 "거의 국가재난 사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감염목이 2022년 약 38만 그루에서 올해 177만 그루로 늘었고, 고사목과 고사 위험목 등을 포함한 벌목 규모도 약 309만 그루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애국가 2절의 '남산 위의 저 소나무'를 이제 자칫하면 '남산 위의 메타세콰이어나 느티나무'로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며 "소나무는 단순한 나무가 아닌 민족적 정기와 정체성과도 연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울진 금강소나무림 등 보존가치가 높은 소나무 군락지 인근까지 재선충이 접근했다며 고강도 보호대책을 요구했다. 같은 당 이양수 의원은 "재선충이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이 1988년으로 40년 됐다"며 "40년 동안 아직 방재 방법을 못 찾았다는 것은 국가적 역량에 의심이 되는 부분"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산림청에서 방법을 못 찾는다고 하면 국무조정실, 청와대로 넘겨 국가 역량을 집중해서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관 의원은 방제 약품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아세타미프리드라는 약제를 10년 동안 내내 사용하고 있다"며 "10년간 같은 약을 사용하는 것이 정말 괜찮은 것인지 심각하게 검증이 필요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박은식 산림청장은 국비 부담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약제의 효과와 저항성을 현장에서 추가 검증하고 보존가치가 높은 소나무림 보호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 청장은 약종도 더 다양하게 해서 계속 모니터링하고 테스트해 보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주철현 의원은 기후변화 문제를 함께 제기했다. 주 의원은 환경부 보고서를 인용해 "2100년이면 남부지방은 아열대림으로 바뀌면서 소나무 등 침엽수는 강원 산간 지역에서나 볼 수 있게 된다"며 "수십 년 뒤에 자취를 감출 소나무를 계속 심고 막대한 방재비를 투입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문화재와 역사적 경관, 생태적 가치가 높은 소나무 숲은 보존해야 한다"면서도 "기후변화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숲이 혼합림으로 바뀌는 과정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이에 대해 "현재 소나무 조림 면적을 11%로 굉장히 낮췄다"며 "지역별로 꼭 심을 필요가 있는 지역에 대해서만 하고, 나머지 지역들은 소나무 식재를 가급적 자제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제 현황은 심각하다. 산림청 자료를 보면, 올해 집계된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 177만2,985그루 가운데 방제된 나무는 111만1,472그루로 방제율은 62.7%에 그쳤고, 나머지 66만1,513그루(37.3%)는 방제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감염목 발생량은 전년보다 19.3% 증가했지만 방제량은 2025년 132만8,747그루에서 2026년 111만1,472그루로 16.4% 감소했고, 방제율은 2025년 89.4%에서 2026년 62.7%로 26.7%포인트 떨어졌다. 국유림 방제율은 99.9%에 달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공유림·사유림은 62%에 그쳐 지방재정 여건에 따라 방제에 차질이 생긴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현재 상황을 2007년과 2014년에 이은 소나무재선충 '3차 대발생' 국면으로 보고 있다. 산림청은 국가방제벨트를 구축해 자연 확산을 차단하고 울진 금강소나무림과 사찰림 등 전략적 보존 구역에 예방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026-10-20 12:47:51
필로폰 받고 '술 한잔' 게시글 써도…대법 "투약 안하면 이수명령 불가"
마약류를 건네받고 온라인에 관련 정보를 올린 행위는 재활교육 이수명령 대상인 '마약류사범'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마약류관리법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의 상고심에서 약물중독 재활교육 40시간 이수명령 부분을 대법관 일치된 의견으로 직권 파기했다. 다만 나머지 상고는 기각해 징역 1년의 실형은 그대로 유지했다. 피고인은 과거 동종 범행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도 판결 확정 직후 다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20만원과 함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공소사실은 두 가지였다. 필로폰을 건네받고 투약 관련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린 행위가 기소 내용의 전부였으며, 직접 필로폰을 투약하거나 흡연·섭취했다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원심은 주거지와 차량, 옷에서 주사기 28개가 발견된 점 등을 들어 재활교육 이수명령까지 병과했다. 대법원은 이수명령 부분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보고 직권으로 바로잡았다. 마약류관리법 제40조의2 제1항은 '마약류사범'을 마약류를 투약·흡연 또는 섭취한 사람으로 규정하며, 같은 조 제2항은 마약류사범에게 유죄판결을 선고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200시간 이내의 수강명령이나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하도록 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마약류를 수수하고, 마약류에 관한 정보를 타인에게 널리 알리거나 제시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것 뿐"이라면서 "피고인이 마약류를 투약, 흡연 또는 섭취한 행위로 기소되지 않은 이상 '마약류사범'이 아니므로 마약류관리법에 따른 이수명령을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에게 유죄판결을 선고하면서 이수명령을 병과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의 판단에는 '마약류사범'의 의미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같은 취지의 선례를 재확인한 것이기도 하다. 마약류를 투약하지 않고 매매한 혐의로만 유죄판결을 받은 이에게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내릴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앞서도 나온 바 있다. 별도의 필로폰 매매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더라도 마약류를 직접 투약하거나 흡연·섭취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다면 법에서 정한 이수명령 대상인 '마약류사범'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마약류사범에 대해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을 원칙적으로 병과하도록 한 취지는 마약류의 중독성으로 인해 재범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 대한 치료 및 교육을 통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복귀시키는 데 있다. 법원이 이수명령 대상을 투약·흡연·섭취자로 엄격히 한정하는 것은 이 같은 입법 취지에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피고인에게 이수명령을 할 수 없는 데도 이를 병과한 1심 판결은 위법하므로 이수명령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파기자판은 상고심 재판부가 원심판결을 파기하면서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직접 판결하는 방식이다.
2026-10-20 12:46:57
트럼프, 중간선거 열세에 참모 탓…"아군끼리 총질" 백악관 내홍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패색이 짙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전략 부진의 책임을 핵심 참모들에게 돌리며 백악관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갈등의 중심에는 친트럼프 슈퍼팩 '마가 인크'(MAGA Inc.)를 이끄는 제임스 블레어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자금 집행과 선거구 재획정, 후보 선정 등 여러 사안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으며, 일부 백악관 당국자와 측근은 와일스 실장의 선거 조직 관리 및 감독 능력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강하게 문제 삼은 것은 선거자금 운용이다. 마가 인크는 공개 기록 기준으로 이번 중간선거에 2억 달러(약 2천676억원)를 지출했다. 그러나 주요 접전지에서 공화당 지지율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점을 집중적으로 따지며 블레어의 자금 운용 방식에 불만을 표출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추가 지출을 중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레어를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된 계기는 따로 있다. 블레어와 크리스 라시비타 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이달 초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자치지역인 스릅스카를 방문해 현지 정부에 유급 자문을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소셜미디어에 두 사람을 "외부 컨설턴트"로 규정하고, 이해충돌이 확인되면 "즉시 관계를 끊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당초 중간선거 이후 백악관 복귀가 예상됐던 블레어의 복귀 가능성은 크게 작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선거구 재획정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자신이 직접 추진한 선거구 재획정 작업이 왜 공화당의 확실한 의석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는지 설명하라고 압박했다. 한 관계자는 "선거구 재획정으로 트럼프 지지 유권자들을 지나치게 분산시켰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참모들 사이에서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 소식통은 "아군끼리 서로를 향해 총을 쏘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와일스 실장은 블레어에게 책임을 돌렸고, 블레어는 백악관 의회업무팀을 탓했다. 블레어는 성명을 내고 "이런 비방전은 어리석고 역효과를 낳는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11월 공화당 승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와일스 실장에 대한 교체설도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지는 스마트하고 강인하다"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여기 있을 것"이라고 교체설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일부 백악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와일스 실장이 중간선거 이후 자리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 데이비스 잉글은 내부 갈등에 관한 소식통들의 주장을 부인하며 이들을 "근거 없는 추측을 퍼뜨리는 탁상공론 전문가들"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고물가와 이란 전쟁에 대한 불만 속에 현 임기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의 하원 승리가 유력하지만, 상원 선거 결과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하원을 잃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후반 입법 추진력이 크게 약해지고, 민주당이 행정부 조사를 위한 소환장 발부권을 갖게 된다. 중간선거는 11월 3일(현지시간) 실시된다.
2026-10-18 13:42:04
기상청이 18일 오후 1시20분을 기해 경기 김포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이 60㎜ 이상 예상되거나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보다 높은 단계인 호우경보는 3시간 강우량 90㎜ 이상 또는 12시간 강우량 180㎜ 이상이 예상될 때 내려진다. 기상청은 계곡물 및 하천 범람 등 사고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산간 계곡이나 하천 주변에 있다면 즉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18일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인천·경기북부는 새벽부터 비가 시작되는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 특보 현황과 행동요령은 기상청 날씨누리 또는 기상청 콜센터(131)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6-10-18 13:41:05
환절기 모닝 서지, 눈 뜬 뒤 2시간 혈압 20 치솟는다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는 계절이다. 기온이 1도 내려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약 1.3mmHg 오른다. 질병관리청이 2021년 건강정보로 정리한 수치다. 문제는 하루 중 혈압이 가장 가파르게 뛰는 시간이 잠에서 깬 직후라는 점이다. 찬 공기와 기상 직후 혈압 급등이 겹치는 가을 아침, 뇌졸중과 심근경색의 뇌관이 당겨진다. ◆ 눈 뜨고 두 시간, 혈압이 20 뛴다 잠에서 깨면 몸은 활동을 준비하느라 교감신경을 켠다. 미국심장협회(AHA) 학술지에 2023년 실린 연구는 기상 후 2시간 동안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급등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른바 '모닝 서지(아침 혈압 급상승)'다. 대한고혈압학회가 2023년 낸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보고서도 뇌졸중·심근경색 같은 중증 질환 상당수가 기상 후 3시간 안에 몰린다고 짚었다. 아침 식탁에 앉기도 전에 가장 위험한 시간이 지나간다. 학회가 올해 5월 개정한 제6판 고혈압 진료지침은 이 급등폭이 큰 사람을 따로 들여다봤다. 밤사이 최저치보다 아침 혈압이 가장 많이 치솟는 상위 10%는 심혈관 위험이 30% 높았다. 여기에 찬바람이 더해지면 혈관은 한 번 더 조여진다. 대한뇌졸중학회가 2024년 분석한 자료에서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 고령층의 허혈성 뇌졸중 위험은 약 30% 늘었다. 요즘처럼 낮과 밤의 온도가 벌어지는 때가 딱 그 구간이다. ◆ 진료실선 정상, 집에선 160 병원에서 잰 혈압이 정상이라고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평소 진료실 혈압은 125/80으로 정상이던 사람이 환절기 아침 두통으로 집에서 재 보니 160/100까지 올라간 사례를 학회는 환자 교육자료에 실었다. 낮에는 정상, 아침에만 치솟는 '가면고혈압'이다. 학회가 2021년 가정혈압 등록사업 보고서에서 집계한 가면고혈압은 고혈압 환자 다섯 명 중 한 명꼴이었다. 학회 진료지침위원회는 낮 진료실 혈압만 믿으면 이런 환자의 심혈관 합병증을 방치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아침 혈압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일본 지치의과대학이 2015년 유럽고혈압학회에서 발표한 추적 연구가 보여 준다. 아침 수축기 혈압이 155mmHg를 넘는 사람은 135 미만인 사람보다 뇌졸중 위험이 4.13배 높았다. 조금 높은 구간에서도 위험은 두 배를 넘었다. ◆ 집에서는 135/85부터 고혈압 그래서 가정혈압은 기준부터 다르다. 진료실에서 잰 혈압은 140/90이 고혈압 기준이지만, 집에서 잰 혈압은 수축기 135 또는 이완기 85부터 고혈압으로 본다. 올해 제6판 진료지침이 다시 못 박은 수치다. 병원보다 편한 환경에서 재는 만큼 기준도 낮다. 집에서 잰 혈압이 이 선을 넘으면 병원 수치가 정상이어도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전날 밤이 아니라 눈 뜬 직후의 숫자가 판독의 기준이다. ◆ 등 기대고, 팔은 심장 높이, 입은 다물고 문제는 측정 자세다. 자세가 틀리면 멀쩡한 사람도 고혈압이 된다. 학회 환자용 교육책자(2022년)를 보면 등을 기대지 않고 재면 이완기 혈압이 약 6mmHg 높게 나온다. 올해 측정 가이드라인은 커프를 감은 팔을 심장보다 아래로 늘어뜨리면 수치가 최대 10mmHg 높아진다고 정리했다. 재는 동안 움직이거나 말을 하면 오차는 더 커진다. 학회 책자는 이 경우 혈압이 10~15mmHg 더 높게 나온다고 설명한다. 대한심장학회 혈압모니터연구회는 손목형 혈압계나 잘못된 자세가 위팔 동맥 압력과 비슷한 폭의 오차를 낸다고 지적한다. 위팔형 혈압계를 쓰라는 이유다. ◆ 약 먹었다고 새벽까지 안전한 건 아니다 약을 먹는 사람도 아침은 비어 있을 수 있다. 학회 임상연구팀은 아침에만 약을 먹으면 약효 지속시간의 한계로 다음 날 새벽 모닝 서지를 누르기 어렵다고 본다. 저녁에 나눠 먹는 '시간치료'를 검토하라는 이유다. 다만 환자가 알아서 바꿀 일은 아니다. 학회 진료지침위원회는 가정혈압이 높게 나왔다고 임의로 용량을 늘리거나 복용 시간을 옮기면 저혈압 쇼크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아침 수치를 기록해 의사에게 보여 주는 데서 멈춰야 한다. ◆ 동네의원 등록하면 본인부담 20%… 내년 1월이 고비 이 기록을 받아 줄 제도가 있다. 보건복지부가 2024년 본사업으로 전환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에 등록하면 외래 본인부담률이 30%에서 20%로 내려간다. 혈압 관리 목표를 실천한 환자는 건강생활실천지원금을 연간 최대 8만 원까지 받는다. 지자체가 따로 운영해 온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센터도 바뀐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0일 전국 19개 지자체의 센터를 만성질환 통합관리센터로 개편해 전국으로 넓히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 사업은 전국 시·군·구의 한 자릿수 비율에서만 돌아갔고, 시범지역 고혈압 환자 가운데 등록 관리를 받는 비율은 6.6%에 그쳤다. 개편안은 내년 1월 시행된다. 쟁점은 혜택의 형태다. 이 개편안을 보면 기존 사업은 65세 이상 환자의 진료비를 연간 최대 4만2천 원까지 정액으로 깎아 줬는데, 이를 없애고 앱 기반 실천포인트로 옮기면 스마트폰이 서툰 고령층의 혜택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와 의료계에서 나왔다. 학회가 2025년 기준으로 집계한 65세 이상 고혈압 환자는 609만 명이다. 이들이 새 제도로 무사히 옮겨 탈 수 있을지가 다음 고비다.
2026-10-18 13:28:15
분양형 실버타운 89곳 10년 만에 부활…보증금 전액 보증은 실버스테이만
은퇴 뒤 어디서 살 것인가. 식사와 돌봄이 딸린 집, 이른바 시니어 레지던스를 찾는 이들은 늘지만 공급은 턱없이 적다. 정부는 2015년 폐지했던 분양형 실버타운을 인구감소지역 89곳에 한해 다시 허용하기로 했고, 중산층을 겨냥한 장기 임대주택 '실버스테이'도 띄웠다. 두 제도는 이름이 비슷하지만 근거 법이 다르고, 보증금을 지켜 주는 장치도 다르다. 노후 자금 대부분을 보증금으로 넣는 고령자에게는 집의 모양보다 이 차이가 더 중요하다. 독자가 검색창에 칠 법한 질문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 Q. 분양형 실버타운, 왜 없어졌다가 다시 나오나?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은 불법 분양과 투기 논란 끝에 2015년 노인복지법 개정으로 폐지됐다. 이후 임대형만 허용됐고, 그 전에 허가받아 남아 있는 분양형은 전국 열두 곳뿐이다. 문제는 공급이다. 2023년 말 기준 전국 노인복지주택은 마흔 곳, 1만 세대에 못 미친다. 65세 이상 인구 대비 시니어 레지던스 비중은 0.12%로 일본의 17분의 1 수준이고, 미국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 벌어진다. 정부가 2024년 발표한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보면 인구감소지역에 한해 분양형을 재도입하기로 했다. 과거의 부실 운영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전체 세대 가운데 일정 비율 이상을 임대형으로 섞도록 의무화한다. 토지와 건물을 소유해야 했던 설립 기준도 사용권만 있으면 되도록 풀었다. ◆ Q. 언제부터 분양받을 수 있나?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분양형을 허용하려면 임대 의무를 규정한 노인복지법 조항을 국회가 고쳐야 한다. 개정안은 11월 국회 심의를 앞두고 있고, 실제 1호 사업장 인허가는 그 뒤의 일이다. 대상 지역도 전국이 아니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으로 전남·경북·강원 등 비수도권이 대부분이다. 부동산 개발 업계에서는 이들 지역이 종합병원과 문화시설이 취약해 고령 수요가 몰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 Q. 실버스테이는 뭐가 다른가? 실버스테이는 노인복지법이 아니라 민간임대주택법에 따른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이다. 60세 이상 고령자가 들어가 최소 20년 이상 살 수 있다. 소유권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장기 임대다. 임대료에는 규제가 붙는다. 초기 임대료는 인근 시니어 레지던스 시세의 95% 이하로 묶고, 갱신 때 인상은 연 5%로 제한한다. 첫 시범사업은 경기 구리 갈매역세권 725호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해 4월 우선협상대상자를 뽑았고, 국토교통부는 이어 1500호를 추가 공모하기로 했다. ◆ Q. 보증금은 어디까지 보호되나? 여기서 두 제도가 갈린다. 실버스테이는 민간임대주택이라 보증금 전액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임대보증금 보증에 의무 가입한다. 사업자가 망해도 보증기관이 대신 돌려준다. 실버타운은 다르다. 노인복지법상 노유자시설로 분류돼 그동안 일반 주택의 HUG 전세보증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은 설치자에게 보증금의 절반 이상만 보증보험에 들도록 한다. 올해 5월 한국콘텐츠학회에 실린 연구에서 수도권 임대형 실버타운의 평균 보증금이 2억4000만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절반은 사업자 신용에 기대는 셈이다. 더 큰 맹점은 면제 조항이다. 사업자가 입주자 앞으로 근저당권이나 전세권을 설정해 주면 보증보험 가입 의무가 아예 사라진다. 노인복지시설 법률 전문가들은 이 경우 사업체가 파산하거나 경매에 넘어가면 선순위 채권에 밀려 보증금을 떼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경기 용인의 한 노인복지주택에서는 설립 법인의 재정난과 보증보험 미가입으로 입주자 수백 명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분쟁이 벌어졌다. ◆ Q. 입주 전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첫째는 보증이다. 실버타운이라면 보증보험 증서가 있는지, 보증보험 대신 근저당권을 잡아 주겠다고 하면 등기부상 선순위 설정액이 얼마인지가 확인 대상이다. 둘째는 인가다. 경기 용인에서는 입주민들이 인가받지 않은 골프장 등 허위 광고를 문제 삼아 시행사를 상대로 192억원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광고 속 시설이 실제 허가 내용에 들어 있는지가 관건이다. 셋째는 운영 주체다. 설립 기준이 사용권으로 완화되면서 땅과 건물을 빌려 운영하는 실버타운도 가능해졌다. 노인복지·주거 전문가들은 사업자 부도 때 고령 입주자의 보증금 피해를 막을 보완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 집을 가진 이라면 주택연금도 변수다. 금융위원회는 실버타운에 들어가도 기존 주택의 주택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했다. ◆ Q. 들어간 뒤 운영이 부실하면? 노인복지주택은 공동주택관리법상 입주자대표회의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 관리비 책정이나 운영 부실을 입주민이 견제할 법적 수단이 약하다는 뜻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일 입소자 대표회의를 두고, 건강이 나빠져도 퇴소시키지 않도록 하는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의견 수렴은 11월 23일까지다.
2026-10-18 13:27:59
대사이상 지방간 MASLD, 술 안 마셔도 성인 4명 중 1명…간수치 정상도 안심 못 한다
서른여섯 살 남성이 대사이상 지방간(MASLD·대사이상지방간질환) 진단을 받고 한 대학 한방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23주 동안 생활습관 개선과 통합 치료를 병행했다. 치료가 끝났을 때 이 환자의 당화혈색소와 복부 내장지방은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 이 병원이 보고한 임상 사례다. 간 때문에 시작한 치료의 성적표가 혈당과 뱃살로 매겨진 셈이다. ◆ 술이 아니라 '대사'가 기준이 됐다 이 남성이 받은 병명 자체가 새 이름이다. 대한간학회는 지난해 5월 진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을 '대사이상지방간질환'으로 공식 전환했다. 술을 얼마나 마시느냐가 아니라 어떤 대사이상을 갖고 있느냐를 앞세운 것이다. 진단 기준도 바뀌었다. 간에 지방이 쌓여 있고, 심장대사 위험인자 다섯 가지 가운데 하나만 있어도 MASLD로 진단한다. 복부비만이나 혈압, 혈당, 지질 이상 가운데 하나만 겹치면 지방간은 더 이상 '단순 지방간'이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대사이상과 음주가 함께 있는 환자를 따로 가려내는 혈중 생체표지자 검사는 아직 국내 임상에서 제한적이라고 학회는 밝혔다. ◆ 성인 넷 중 하나, 청년층은 더 빠르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올해 8월 내놓은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을 보면 국내 성인의 MASLD 유병률은 24.1%다. 성인 넷 가운데 하나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전 세계 성인의 유병률을 38% 안팎으로 추정한다. 속도는 젊은 층이 더 가파르다.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이 국민건강영양조사 16년치를 분석한 결과 19~44세 청년층의 연간 증가율은 중장년의 네 배였다. 대한당뇨병학회 통계에서는 20~30대 2형 당뇨병 환자 열에 여덟이 지방간을 함께 갖고 있었다. ◆ 간수치가 정상이어도 끝이 아니다 국가일반건강검진에서 간 질환을 보는 혈액검사 항목은 AST, ALT, 감마GTP 세 가지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이 안내하는 AST·ALT의 일반적인 참고 정상 범위는 0~40이다. 검진표에서 이 숫자가 범위 안에 들어오면 대부분 안심한다.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 개정위원회는 여기에 제동을 건다. 간수치가 정상 범위여도 간 섬유화나 진행성 지방간염이 배제되지 않는다. 간경변증이 소리 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내 MASLD 환자의 26.7%는 연령을 보정한 FIB-4 지표 기준으로 유의한 간 섬유화를 갖고 있다. 검사끼리도 어긋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가 올해 1월 다국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MASLD 환자의 30%는 혈액 FIB-4 수치와 초음파 간경직도 결과가 엇갈렸다. 이 불일치군은 합병증 위험이 네 배 높았다. ◆ 간보다 심장이 먼저 위험하다 지방간은 간만의 병이 아니다.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방간 환자는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일반인의 2.2배, 심혈관질환 위험은 1.6배다. 국립보건연구원이 한국인 환자를 조직학적으로 추적한 코호트에서는 진행성 간 섬유화를 동반할 경우 심혈관 위험이 아홉 배 넘게 뛰었다. 음주가 겹치면 더 나빠진다. 국립보건연구원이 검진 수검자 35만 명을 9년간 추적한 결과 MASLD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19% 높았다. 여기에 중등도 음주가 겹치면 위험은 28%까지 뛰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해 진료지침에 MASLD 관리 항목을 넣으면서 2형 당뇨병 환자의 MASLD 동반율이 65%를 넘는다고 적었다. ◆ 탈출 공식은 체중 5%부터 치료의 출발점은 체중이다. 대한간학회는 체중을 7~10% 줄이면 지방간염과 섬유화가 호전된다고 권고한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올해 7월 발표한 코호트 분석을 보면 체중 5% 감량 시 간경직도 호전 가능성이 27% 높아졌다. 반대로 체중이 5% 늘면 악화 위험이 24% 커졌다. 생활습관은 묶어서 바꿀 때 효과가 컸다. 국립보건연구원 분석에서 건강한 식생활, 신체활동, 비흡연을 동시에 실천한 사람은 MASLD 위험이 32% 낮았다. 약도 등장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2024년 대사이상지방간염 경구 치료제 레스메티롬을 처음 승인했고, 대한간학회는 이 약을 새 가이드라인에 수록했다. 가이드라인 개정에 참여한 이 관계자는 "첫 대사이상지방간염 치료제가 미국 승인을 받은 만큼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와 건강보험 급여 심사가 연말로 예정돼 있다. 다만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위원회는 한계를 짚는다. 선별 범위는 넓어졌지만 치료 전략이 엄격한 체중 감량과 식습관 교정에 쏠려 환자 순응도가 낮다는 지적이다. 23주를 버텨 당화혈색소와 내장지방을 되돌린 서른여섯 살 남성의 사례가 보고 대상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거에는 음주로 인한 지방간을 주로 걱정했지만 요즘은 술을 마시지 않아도 복부비만이나 당뇨병, 고혈압 같은 대사이상이 있으면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2026-10-18 13:26:52
가을 전통마을 돌담길 5선…군위 6.5km 돌담서 산청 620년 감나무까지
전주시는 지난해 11월 만료된 전주한옥마을의 국제슬로시티 인증을 다시 신청하지 않았다. 5년마다 받아야 하는 재인증을 상업화 문제로 스스로 내려놓은 것이다. 서울 종로구는 북촌 한옥 밀집지의 방문 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묶고 어기면 과태료를 물린다. 이름난 한옥촌이 몸살을 앓는 사이, 올가을 발길은 흙돌담 사이로 감나무가 익어가는 전국의 가을 돌담길 마을로 향한다. ◆ 전주가 내려놓은 '느린 도시' 전주한옥마을의 주민등록 인구는 2015년 1316명에서 2024년 10월 841명으로 줄었다. 열 해 사이 세 명 중 한 명 넘게 마을을 떠난 셈이다. 같은 기간 연간 관광객은 2015년 965만 명에서 2023년 1536만 명으로 불었다. 북촌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종로구가 특별관리지역으로 묶은 레드존 안 건축물은 열에 여덟 가까이가 주거용이다. 관광객이 몰린 곳이 사실은 사람이 사는 동네라는 뜻이다. 한양대의 한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한옥마을이 유명해지면 생활 편의점은 줄고 카페와 기념품점이 난립해 원주민 물가와 정주 여건이 나빠진다고 지적한다. 국제슬로시티연맹 인증을 유지하는 국내 지자체는 현재 15곳이다. 전주가 빠진 자리를 채우는 것은 돌담과 고택, 그리고 주민의 일상이 그대로 남은 마을들이다. ◆ 군위 한밤마을, 홍수가 남긴 6.5km 돌담 팔공산 북쪽 분지에 자리한 대구 군위 부계면 대율리 한밤마을은 '내륙의 제주도'로 불린다. 마을 골목을 잇는 자연석 돌담의 전체 길이가 약 6.5km에 이른다. 1930년 경오년 대홍수 때 떠내려온 강돌을 주민들이 거둬 담을 쌓고, 집집마다 감나무와 산수유를 심은 것이 지금의 풍경이 됐다. 돌담은 미로처럼 얽혀 있다. 군위군이 꼽는 핵심 탐방 동선은 약 4km 구간이다. 마을 한가운데 대청은 1632년 중창된 건물로 대구시 유형문화유산이다. 관광용으로 꾸민 담이 아니라 농사짓는 집의 울타리여서 가을이면 담 너머로 감이 주렁주렁 넘어온다. ◆ 담양 삼지내마을, 아시아 첫 슬로시티 전남 담양 창평면 삼지내마을은 2007년 신안·완도와 함께 아시아에서 처음 국제슬로시티 인증을 받았다. 1510년경 형성된 마을에 지금도 177세대가 산다. 국가등록문화유산인 옛 담장은 모나지 않은 화강석과 점토를 번갈아 쌓은 토석담으로, 총길이 3.6km다. 면사무소마저 한옥이다. 담양군 창평슬로시티위원회는 대규모 상업시설 유입을 억제하고 쌀엿과 장아찌 같은 슬로푸드를 지키고 있다. 백진강으로 흘러드는 세 갈래 물길 사이, 담장 위로 가을 감나무가 늘어선다. ◆ 산청 남사예담촌, 620년 감나무가 서 있는 골목 경남 산청 남사예담촌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다. 황토와 강돌을 섞어 어른 키를 훌쩍 넘게 쌓은 흙돌담이 약 3.2km 이어지며, 이 담장 역시 국가등록문화유산이다. 사양정사 맞은편에는 수령 약 620년으로 전해지는 하씨고가 감나무가 서 있다. 두 그루가 X자로 얽힌 부부 회화나무도 이 마을의 얼굴이다. 산청군은 주민 자율 관리로 골목의 고요함을 지킨다. 10월 말이면 처마 밑에 주홍빛 감타래가 걸린다. 거창 황산마을의 토석담 1.2km도 같은 날 등록문화유산이 된 경남권의 또 다른 돌담길이다. ◆ 아산 외암마을과 고성 왕곡마을 충남 아산 외암민속마을은 예안 이씨 집성촌으로 초가와 기와집이 한데 어우러진 국가민속문화유산이다. 고택과 초가를 두른 돌담길이 5.3km에 이른다. 마침 이날부터 사흘간 제25회 짚풀문화제가 열린다. 전국 짚풀공예 공모전 전시와 조선시대 과거 '온양별시' 재연이 이어지고, 아산시는 임시주차장과 연계한 무료 셔틀을 운행한다. 강원권에서는 고성 왕곡마을이 북방식 한옥 50여 채와 가을 억새, 감나무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부여 반교마을은 밭에서 골라낸 막돌로 쌓은 산촌 돌담이 특징이다. 성주 한개마을과 영주 무섬마을도 경북의 고택 마을로 꼽힌다. ◆ 7만원 할인 받고, 대문은 열지 않기 정부는 비수도권 숙박을 최대 7만 원 깎아주는 가을 숙박세일 페스타를 진행 중이다. 2박 이상 14만 원 넘게 결제하면 할인이 적용되고 입실은 11월 8일까지다. 한국관광공사 세이프스테이에 등록된 숙소 중 한옥은 657곳으로 과반을 차지한다. 올 4월 기준 영업 중인 전국 한옥체험업소는 2994곳이며, 지난해 새로 문을 연 곳만 341곳으로 전년보다 100곳 가까이 늘었다. 빠른 증가 뒤에는 그늘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옥체험업소가 급증하면서 원형 훼손과 소방·위생 안전 기준 미비 문제가 불거졌다고 본다. 더 큰 문제는 담 안쪽이다. 담양군과 산청군 관광부서는 돌담길이 실제 주민 거주지인 만큼 사진을 찍으려 사유지 대문을 열거나 소음을 내는 행위가 사생활 침해 민원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가을 행락철 주차난도 해마다 되풀이된다. 전주가 재인증을 포기한 슬로시티의 조건은 상업화를 막고 주민의 삶을 지키는 것이다. 15곳의 인증 마을이 다음 재심사에서 같은 질문을 받게 된다.
2026-10-18 13:26:34
동물병원 진료비 사전게시제…초진비 61배 차이, 21개 항목 비교법
같은 강아지 첫 진료인데 어느 병원은 1000원을 받고 어느 병원은 6만1000원을 받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전국 동물병원 진료비 조사에서 드러난 격차다. 전국 모든 동물병원은 이 가격을 미리 붙여 놓아야 하고, 반려인은 전국 평균을 누리집에서 먼저 볼 수 있다. 어디를 봐야 하고 무엇을 요구할 수 있는지 짚었다. ◆ 초진 61배, 상담료는 110배 농식품부는 전국 3950개 동물병원이 게시한 가격을 모아 항목별 평균과 최저·최고를 냈다. 개 초진 진찰료 전국 평균은 1만520원이다. 그런데 병원 간 격차는 61배였다. 상담료는 더 벌어졌다. 평균은 1만원 남짓인데 최고액은 11만원으로 최저액의 110배였다. 입원비도 하루 1만원부터 33만원까지 병원에 따라 서른 배 넘게 차이가 났다. 지역 평균도 다르다. 상담료는 대전이 가장 높고 전남이 가장 낮아 1.7배 차이였다. CT 촬영비는 광주가 경남보다 1.6배 비쌌다. ◆ 혈액검사·X선·CT는 얼마 피부병이나 구토로 병원을 찾으면 혈액검사와 X선 촬영을 권하는 일이 많다. 전혈구 검사는 평균 3만6000원 안팎, 혈액화학 검사는 평균 8만6502원이다. 혈액화학 검사는 싼 곳이 3만원, 비싼 곳은 25만원을 받았다. X선 촬영은 평균 4만7000원 선이지만 가장 비싼 곳은 가장 싼 곳의 25배를 받았다. 초음파는 평균이 6만5000원 선인데 그 다섯 배 넘는 값을 매긴 병원도 있다. 한 해 사이 움직임도 엇갈렸다. X선 검사비는 8%가량 올랐고 전혈구 검사비는 10% 넘게 내렸다. 고가 장비로 가면 단위가 달라진다. CT는 평균 60만원, MRI는 평균 72만원 선이다. MRI는 40만원을 받는 병원과 160만원을 받는 병원이 함께 있다. 종합백신은 개가 2만6000원 선, 고양이가 3만9000원 선이다. ◆ 모든 동물병원, 21개 항목 미리 붙인다 사전게시제는 수의사법에 따라 수의사 1인 이상 모든 동물병원에 적용된다. 처음엔 진찰·입원·백신·혈액·영상 등 11개 항목이었지만 지난해부터 21개로 늘었다. 전해질 검사가 이때 새로 들어갔다. 가격은 병원 안 벽보나 책자에 붙어 있어야 한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병원은 병원 안과 홈페이지 양쪽에 모두 올려야 한다. 농식품부는 이 게시 가격을 모아 해마다 누리집에 공개한다. 게시를 하지 않거나 게시한 금액보다 더 받으면 과태료 대상이다. 첫 적발에 30만원, 세 번째면 90만원이다. ◆ 누리집에서 보고, 창구에서 대조한다 쓰는 법은 단순하다. 동물병원 진료비용 공개 누리집을 통한 동물병원 진료비 조회에서 지역과 항목을 고르면 전국 평균과 시·도 평균, 최저·최고를 볼 수 있다. 이 숫자를 들고 병원 게시판과 비교하면 내가 내는 값이 어느 위치인지 드러난다. 전신마취 수술이나 수혈 앞에서는 병원이 예상 진료비를 말로 알리고 서면동의를 받아야 한다. 수의사법이 정한 의무라 이를 건너뛰면 과태료 대상이다. 검사 추가는 미리 묻는 편이 낫다. 한국소비자연맹에는 피부 가려움으로 병원에 갔다가 설명 없이 전혈구·혈액화학 검사를 받고 20만원 넘게 청구됐다는 불만이 접수됐다. 게시 가격과 실제 청구액이 다른 경우도 있다. 녹색소비자연대가 지난달 서울 동물병원 38곳을 돌아본 결과 상담료 격차는 150배였고, 공개시스템에 올라온 입원비와 현장 청구액이 세 배 넘게 다른 병원도 있었다. ◆ "값만 공개한다고 싸지나" 수의계 반발 수의계는 단순 비교에 선을 긋는다. 대한수의사회는 품종·체중·나이·기저질환과 장비 수준에 따라 들어가는 자원이 다른데 가격만 나열하면 저가 출혈경쟁과 진료 질 저하를 부른다고 본다. 공개 항목 값은 낮추고 비공개 검사비를 올리는 풍선효과도 우려한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동물병원 진료비가 비싸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처럼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아무런 공적 지원 없이 가격만 공개한다고 진료비가 낮아질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소비자단체는 약값 편차부터 손봐야 한다고 본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센터가 전북 50개 병원을 점검했더니 같은 구충약 값이 병원에 따라 50배 넘게 벌어졌다. 센터 관계자는 "수입 약품이냐에 따라 가격이 다양하게 다른 상황"이라며 "줄일 방법을 국회가 법안으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병원별 실명 공개·진료기록 발급, 남은 고비 정부는 한발 더 나간다. 농식품부는 지난 8월 지역 평균 대신 개별 병원의 게시 가격을 이름과 함께 인터넷에 모두 공개하는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대상은 전국 4100여 곳이다. 같은 달 국회 농해수위 법안소위는 동물 의료사고 분쟁 때 진료기록부 발급을 의무화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두 제도 모두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는 본회의 문턱을 남겨 뒀다. 병원별 실명 공개는 이르면 다음 달 시행이 목표지만, 수의사회가 저가 경쟁을 이유로 반대하는 가운데 공포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2026-10-16 16:45:11
장수말벌 쏘임, 침 안 남는데 카드로 긁다 15분 쇼크 놓친다
단풍 산행이 몰리는 10월, 장수말벌 쏘임 사고는 번식기를 맞아 공격성이 가장 강해진 벌들 탓에 위험이 극에 달한다. 벌에 쏘이면 "신용카드로 침을 밀어 빼라"는 상식이 널리 퍼져 있지만, 말벌에게는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 말벌은 애초에 침을 남기지 않는다. 카드로 긁는 동안 흐르는 시간이 오히려 목숨을 위협한다. ◆ 꿀벌 침은 남고, 말벌 침은 안 남는다 꿀벌과 말벌은 침의 구조부터 다르다. 꿀벌 침에는 갈고리가 있어 한 번 쏘면 침과 독주머니가 통째로 피부에 박힌 채 떨어져 나간다. 질병관리청은 이 경우 손톱이나 핀셋으로 집지 말고 카드로 밀어 빼라고 안내한다. 말벌은 반대다. 침이 주삿바늘처럼 매끈한 일자형이어서 쏘고 난 뒤 피부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국립공원공단과 산림청 국립수목원도 말벌류는 침을 남기지 않아 카드로 긁어낼 이유가 없다고 확인했다. 갈고리가 없으니 한 마리가 연달아 여러 번 쏠 수 있다는 점도 말벌이 더 위험한 이유다. ◆ 카드로 긁으면 독만 더 퍼진다 소방청 응급처치 가이드라인은 침이 없는 말벌 환부를 카드로 긁는 행위가 세균 2차 감염을 부르고 독소 흡수를 앞당긴다고 경고한다.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는 박히지도 않은 말벌 침을 카드로 세게 긁어내려다 연조직이 상하고 염증이 번져 실려 온 환자가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다. 소방청 119구조구급국은 시민들이 말벌과 꿀벌을 구별하지 못한 채 카드 제거법에 매달리다 현장에서 10~20분을 흘려보내고 병원 이송 시기를 놓친다고 지적한다. 바로 그 시간이 쇼크가 시작되는 시간과 겹친다. ◆ 쇼크는 15분 안에 온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진료 지침은 벌독 아나필락시스가 쏘인 뒤 대개 15분 안에 급격히 나타난다고 본다. 기도가 붓고 혈압이 떨어지는 전신 반응이다. 소방청이 지난 7월 낸 구조구급 활동 통계로는 벌 쏘임 사망자의 약 79%가 쏘인 지 1시간 안에 숨졌다. 질병관리청이 2023년 내놓은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 5개년 분석에서도 벌 쏘임 사망자 24명 가운데 15명이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숨졌다. 이 자료에서 집계한 3년간(2023~2025년) 119구급대 벌 쏘임 이송 환자는 2만933명, 그 가운데 심정지에 이른 사람이 66명이다. 해마다 스무 명 남짓이다. ◆ 허벅지 바깥쪽에 10초, 에피네프린 아나필락시스의 1차 표준 약물은 에피네프린이다. 국립중앙의료원 대처 매뉴얼은 허벅지 바깥쪽 근육에 주사하도록 정하고 있다.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는 기도 부종을 누그러뜨리는 보조 요법일 뿐 에피네프린을 대신하지 못한다는 것이 국제 알레르기 학술지 지침의 결론이다. 질병관리청 사용 지침은 체중 30kg 이상 성인에게 자가주사기로 0.3mg을 투여하고, 주사기를 허벅지 바깥쪽에 대고 10초간 누른 채 유지하라고 안내한다. 국내에 유통되는 자가주사기는 젝스트프리필드펜주 한 종뿐이다. 다만 이 약은 전문의약품이다. 벌독 알레르기 진단을 받지 않은 일반 등산객은 약국에서 사 둘 수 없다. 유효기간은 1~2년으로 짧고, 비급여면 개당 5만~10만원대라 늘 지니고 다니기엔 부담이 따른다. 처방 가능한 병원도 지난해 7월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발표 기준으로 서울이 166곳인 반면 울산은 4곳에 그쳐 지역 격차가 크다. 빈틈을 메우는 것은 구급차다. 보건복지부가 응급의료법 시행규칙을 고쳐 지난 8월부터 119 일반구급차에 에피펜을 반드시 싣도록 했다. 산청소방서 관할에서는 제초 작업 중 벌에 여러 차례 쏘여 숨을 못 쉬던 50대 남성이 구급차 안에서 에피펜을 맞고 호전됐다. ◆ 어두운 옷 피하고 20m 달아나기 국립공원공단의 공격성 실험에서 말벌류는 검은색과 갈색에 가장 거세게 반응했고, 빨간색·초록색·노란색 순으로 약해졌다. 가을 산에서 밝은 옷을 권하는 근거다. 벌집을 건드렸다면 웅크리지 말고 머리를 감싼 채 20m 이상 달려 벗어나는 것이 소방청과 공단의 공통 수칙이다. 질병관리청 심층조사에서 벌 쏘임 사고는 주말에 절반 가까이 몰렸고, 환자 연령은 50·60대가 절반에 육박했다. 이 통계에서 이송 환자의 78.7%는 7~9월에 집중됐지만 사고는 10월에도 끊이지 않는다. 같은 심층조사 5개년 월별 분석에서 10월 한 달 벌에 쏘여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509명이었다.
2026-10-16 16: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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