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차가 5백잔 나갑니다. 물론 손님 한분한분 다 기억하지요. 10년도훨씬넘게 할아버지들을 모셨거든요"노인전용 사랑방으로 소문난 농협 대구시지회 옆골목 미도다방(중구 종로2가).서른개 가까이 되는 테이블마다 할아버지들이 얘기꽃을 피우고 있고 한복을곱게 차려입은 주인 정순조씨(42.여)가 이들을 모시기에 바쁘다."저희집에서 60대는 {젊은이}축에 속하고 여든이 넘어야 어른대접을 받을수있어요. 제일 큰 어른은 연세가 아흔셋입니다"
12년동안 이 다방을 운영해온 정씨는 인근 경산 화원지역에서까지 찾아오는열성단골들 때문에 일년내내 휴일이 없다. 고작 설날과 추석 이틀을 쉴뿐이다.
"손님들이 하루라도 더 쉬면 안된다고 재촉하셔서 10년이 넘게 꼬박꼬박 문을 열 수밖에 없어요"
정씨는 그러나 문을 열면서도 마음이 편한 것만은 아니다.
"명절날 오랜만에 모인 아들딸 부부가 답답한 아파트에서 노인네 눈치보느라고 담배도 못피고 저희들끼리 재미난 얘기도 못하는 것 같아 일부러 집을 나오게 된다고 하십니다"
떨어져 있던 가족들도 만나는 명절에 이 할아버지들은 8백원짜리 차한잔과조씨가 모든 손님에게 대접하는 별미 들깨죽을 들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이런 노인들을 위해 명절마다 양말을 준비해왔는데 지난 설에는 1천1백켤레가 동이났다고 한다.
손님 한분한분마다 꼬옥 손을 잡으며 인사를 나누는 정씨는 어느날 정들었던할아버지의 부음이 전해질때 마음이 가장 허전하다.
그 할아버지가 날마다 앉았던 {고정석}을 볼때마다 세월이 담겨있던 그분의손을 기억하게 된다고 한다.
정씨는 10년넘은 장사에 "별로 남은게 없다"고 털어놓는다.그저 7남매 맏이로 동생들을 뒷바라지했고 부모님과 이해심 많은 남편, 국민학교 5학년짜리 착한 아들이 전부라고 한다.
그리고 넘쳐나는 {할아버지 복}이 있다.
이렇게 복많은 주인은 지난해에 잊지 못할 상을 받았다. 대구시 중구 노인회가 주는 특별감사패.
"이렇게 소중한 상은 처음이었어요. 부상으로 할아버지들께서 은수저를 한벌주셨는데 아까워서 쓰지도 못하고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습니다"정씨에게도 제법 큰 꿈은 있다. 실비로 노인들을 모시는 찻집, 식당, 기원등이 한건물에 자리잡은 {노인종합사랑방}을 만드는 것.
"전세값 올라갈까봐 걱정해야하는 저의 힘으로는 벅차기만 한데 누가 좀 도와줄 분 없을까요"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