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호스러움을 깨뜨리는 날은 훗날에도 잊지 못할 추억과 함께 왔다.시월 말경의 어느날이었다. 화원이 정기 휴일이라 정오쯤에 만나게 되었다.둘은 약속한듯 곧장 고속터미널로 향했다. 3시쯤 되어서 포항에서 좀 떨어진바닷가에 이를 수 있었다.파도가 밀려와 갯바위에서 포말이 일었다. 파도의 이랑마다 햇살이 한잎씩얹혀 너울거리는 수면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음악가의 사랑이야기가 또 어떤게 있어요?]
함께 바다를 보고있는데 그녀는 처음 만날때 몇번을 빼놓고는 하지 않던 음악 이야기를 다시 물어왔다.
[음악가보다...음, 바다를 보니 라보엠이라는 풋치니의 오페라가 생각나요.나도 물론 연주를 직접 보진 못했지만, 그 오페라는 창밖에 홍해(홍해)의 정경이 놓인 한 보히미안의 다락방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대요. 미미라는 아름다운 처녀의 이야긴데, 이런 묘사가 악보 면지에 적혀 있다고 해요. 나이는 22세이며 얼굴은 귀족적이고, 그녀의 자태는 놀랄만하게 바르고 곱다. 그녀의혈관을 달리는 청춘의 뜨거운 피의 흐름은 그녀의 투명한 피부를 장미빛으로물들여 동백꽃과 같이 부드럽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
[미미란 여자가 누구랑 사랑을 해요?]
[시인 음악가 화가와 한 사람의 철학자가 오페라에 등장하는데 그중 로돌포라는 가난한 시인과 사랑을 나누지요. 로돌포를 매혹시켰던 미미의 작은 손에대한 묘사가 인상적이에요. 그녀는 항상 집안에서 일을 하면서도 아무일도하지 않는 여신의 손보다 더 희다...사실을 말하자면, 화원에서 화초를 돌볼때 의혜씨 손이 그렇게 보였어요]
[피. 말도 안돼]
짐짓 토라지는 목소리였다. 그러면서 그녀는 공연히 코끝을 훔치며 제 손등을 살짝 살펴보았는데, 그 모습이 한없이 귀여웠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 미미와 시인의 사랑 말이에요]
[음...티없고 정열적인 모든 사랑은 항상 비련으로 끝나지요]그녀는 동그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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