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스니아 내전서 중간자입장

전통적으로 외교강국인 프랑스외교는 최근들어 그 노선이 한층 선이 굵어지면서 역할 또한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지난해 연말 UR협상에서 프랑스는 자유무역의 본질을 훼손시키지 않는 차원에서 자국중심보호주의 색채를 가미한 {절묘한 실익.해법}을 도출하는 두뇌와기교를 최대한 구사한 바 있다.

요즘 보스니아내전에 대응하는 프랑스외교 또한 NATO의 권위와 물리적 수단을 활용해 유럽세력판도전개에 있어서 프랑스식 사고와 이념을 주도적으로 실리게 하는데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프랑스는 특히 이 내전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미국사이에서 교묘한 중간자적입장을 취해 양국관계 악화를 제어하고 확전요인을 극소화하면서 양국으로부터 {설득력있는 유럽동맹국}위상을 명백히 각인시켜 놓았다.프랑스는 이같은 외교전략을 펼쳐나가는데 있어서 미국존재를 놓고 다음과같은 두가지 상황인식을 전제로 자국보호주의 논리를 체계화시켰다고 할 수있다.

첫째, 냉전종식후 유럽에서만은 확고한 데탕트기류가 정착되지 않았다. 그이유는 러시아내 민족주의자들 목소리가 증폭되고 남부지역인 알제리-이집트등지에선 반유럽정서가 팽배해지면서 유럽은 스스로 냉전시대보다 더욱 강력한 무력수단을 강구해야했고 이같은 목표달성에는 미국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둘째, 독일통일에 의해 프랑스 주도 유럽 지배에 대한 한계이다. 프랑스는유럽에서 통일된 독일은 너무 비대해졌고 경제력 또한 최강지위에 올라와있는만큼 미국이 고립주의정책에 따라 유럽에서 철수하면 자연스레 게르만위주유럽구상이 실천에 옮겨진다고 내다봤다.

즉 프랑스는 미국입김을 등에 업고 독일파워를 분산시켜 지속적인 유럽속의프랑스핵심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시각에서 보면 유럽이 4룡인 불.독.영.이중에서 프랑스를 제외한 나머지3국 외교전략에서 투영되는 취약점을 중시, 프랑스위주 유럽세력판도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 처지이다.

독일은 외교정책분야에 있어서 아직도 맹점이 많다. 해외파병에 따른 법적제약 또한 거대독일의 영향력을 절름발이 상태로 묶어두기에 충분하다고 볼 수있다. 영국은 특유한 편협성과 경직성에 의해 포용외교를 펼치는 여유가 부족한데다 메이저내각은 현재 좌초위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실정이다.이탈리아는 현재상황에서 정국불안.군사력.경제적 측면에서 실제적인 강국입장에 있다고 볼 수 없다. 이같은 3국 여건에 비춰봐 유독 프랑스만이 다각적인 측면에서 탄력과 경륜을 구비한 유럽세 중심국가로 여기기에 충분한 것으로 미국은 생각하고있는 것같다.

프랑스와 미국 양국정부는 각각 상호 필요성과 상대방 영향력에 기대를 걸고때로는 합심하면서도 일방 독주에 따른 견제 또한 일사분란하게 행사하고있다. 냉전시대 당시 대미드골외교처럼 독선과 카리스마적 입김이 뒷전에 물러서고 이제는 예리한 분석과 합리적 판단등이 우위가 되는 발리뒤르식 외교지만 지향목표는 역시 {프랑스적 본질}을 공유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파리.박향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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