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봄과 꽃샘추위

봄비가 내린후 뜨락에 내려서니 겨우내 앙상했던 가지들이 어느새 마디마다물이 올라 제법 볼록해진 새움을 키우고 있었다. 목련 가지에는 제법 굵어진꽃봉오리들이 아직 우단비늘에 폭 감싸여 곧 꽃망울을 터뜨릴듯이 봄단장이한창이다. 봄이 오는 입김이 아직 추위가 걸린 나목의 태동에서 시작되는듯하다. 곧 꽃소식이 남쪽으로부터 들려오면 발길이 뜸한 산마루마다 진달래꽃들이 봄볕에 어우러지겠지.봄은 기대와 기다림의 계절이 아닌가 싶다. {겨울이 오면 봄이 또한 멀지않다}라는 격언은 사람들이 어려운 순간에 부딪힐때 힘을 북돋아주는 신통력을갖는다. 봄에 느끼는 기쁨과 희망은 겨울의 냉혹한 추위와 박탈이 있었기에그만큼 강도가 크지 않을까. 우리 선조들이 아직 겨울의 문턱에서 봄의 시작을 가늠하며 {입춘대길}을 대문에 써 붙이던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 봄의 태동과 함께 기쁜일을 기다리며 새롭게 시작하고자하는 출발의지의 경건함을 우리 후손들도 생활화해야 할게다.

봄이 오는 길은 평탄하지 않다. 봄기운이 완연한가하면 느닷없이 꽃샘추위가갓피어나는 꽃송이를 얼게한다. 기다림을 더디게하는 봄추위를 꽃샘추위라부른 우리 선조들에게 감탄하게 된다. 일상에 찌든 평범한 표현이 아니라 얼마나 시적이면서 또한 얼이 배인 표현인가. 옛날 힘겨운 보릿고개의 춘궁에시달리면서도 우리 선조들은 봄을 지체하는 추위를 봄을 기다리는 염원으로참아내며 긍정적 사고로 삶을 극복했던 것이 아니겠는가?

꽃샘추위가 가끔씩 심술을 부려도 봄이 오는 길을 막지는 못한다. 상실이 있으므로해서 소생의 기쁨이 더욱 커지는 것을 깨달으며 이 봄의 대열에 끼여새롭게 시작하고 소생하는 계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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