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한.일.중 정상들에기대한다

{서울 불바다}폭언이후 한반도 상공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김영삼대통령은 일본과 중국의 정상들을 만나기 위해 오늘 아침 6박7일간의 여정에올랐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우방들이 고심하고 있는 북한의 핵문제가 국제원자력기구(IAEA)특별이사회를 거쳐 유엔 안보리의 손으로 넘어가 대북제재조치가 신중하게 논의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대통령의 순방길 마음자리는 그리편치 못할듯 하다.당초 김대통령은 양국의 방문일정을 짜면서 [국익을 위해서라면 직접 세일즈맨이 되어 지구의 어디라도 달려가겠다]고 언명한대로 경제문제에 높은 비중을 두었었다. 그러나 북핵문제가 갑자기 이상 선회를 거듭하면서 {NPT탈퇴협박}에 {전쟁불사론}까지 들고 나오자 김대통령의 3각정상회담은 자연히 안보쪽에 무게를 실을수 밖에 없었다.

이미 일본의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총리는 지난19일 중국을 방문하여북핵을 비롯하여 광범한 동북아안보문제를 논의했으며, 일본은 유엔안보리의제재에 적극 동참할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우리와 협의할 현안은 없는 셈이다.

우리정부는 일본과 북핵문제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 외에도 *UR이후를 대비한 국가경쟁력 제고 *탈냉전시대의 동북아질서재편에 능동적 참여 *아태경제협력 발전방안등을 협의하며 일본은 김대통령의 방일선물로 유학생의 장학금 지급을 의제로 올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4박5일간으로 계획되어 있는 중국방문은 부탁할 것만 많고 얻어 올것이 별로 없을 것 같아 미리부터 약간씩 맥이 빠지는 것 같다. 왜냐하면 북핵을 보는 중국의 시각은 {대화를 통한 해결}을 고수하고 있어, 국빈으로서 김대통령이 제재의 동참을 요청해도 중국의 지도자들로부터 {오케이}란 답을 얻어내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 같다. 최근 중국의 대외성명은 북핵문제의 유엔안보리 제재조치를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당사국이나 주변국의 공조요청이 전혀 먹혀 들지 않고 있다.

이런 실정이니 만큼 김대통령은 순방외교의 좋은 결과를 얻기위해 조급히 서둘지 말고 당당하고 떳떳하게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할 역할과 한반도의 평화유지를 위해 그들이 취해야 할 행동 그리고 북한이 핵을 보유한 후에 펼쳐질동북아의 기상도를 상세히 설명하는 것으로 중국방문을 끝냈으면 한다.물론 중국도 북한이 핵을 가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북한이 남한을 침공하여 서울이 불바다가 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중국은 중국식사고대로 {물고 늘어지는} 북한에 {한량없는 기다림으로} 맞서라고 권하고 있지만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적 현실은 무한한 기다림을 용서하지 않을 것 같다. 김대통령의 방중성과는 대북제재안에 최소한 거부권행사는 하지 않겠다는 묵시적 양해만 받아도 일단 성공이라 할 수 있다. 김대통령의 순방외교에 성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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