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핵의혹 제발저린 일본

일본의 원자력정책이 최근 크게 바뀐 듯한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잉여 플루토늄을 갖지 않는다든가, {원자력 장기이용계획}을 수정해 2000년의 우라늄농축규모를 3천t에서 반으로 줄이고, 고속증식로를 주축으로 삼는 시기도 늦춘다는둥, 마치 핵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다.외무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기자에게 한국특파원들이 고속증식로 {몬쥬}를 비롯한 핵시설을 취재해 볼 의향은 없느냐며 [적극 주선하겠다]는 뜻밖의제의를 해왔다. 꼬치꼬치 목적을 캐묻고 까다롭게 굴기 일쑤인 {문제시설}취재를 일본정부가 스스로 권유하기는 처음이다.이런 가운데 일본 동력노.핵연료개발사업단은 잔류 플루토늄이 70kg이나 발견돼 물의를 빚은 도카이무라(동해촌)의 플루토늄 제조공장을 지난주 외국기자들에게 갑자기 공개했다. 관계자들은 몰려든 기자들이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핵폭탄 1개분(8kg) 플루토늄을 분실해도 모를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한 사실등을 지적하자 [오차가 컸을 뿐 전혀 문제없다]고 강조했다.일본이 이같이 원자력정책에 대한 {홍보}에 열을 올리고, 골간은 그대로 둔채 마치 후퇴하는 듯한 방침을 흘리는 이유는 뻔하다.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무모한 핵이용 계획과 플루토늄 과다보유, 핵확산방지조약(NPT)에 대한 불분명한 태도 등에 국제사회가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일본이 내세우는 원자력이용 및 핵정책의 목표와 계획은 논리정연하다. 요약하면, 자원빈국으로서 에너지의 원자력 의존이 불가피하고, 연료를 확대재생산하는 고속증식로 가동을 위해 다량의 플루토늄이 필요하다는것이다.[IAEA도철저감시하고 피폭국이 무슨 핵무장이냐. 평화적 에너지원일 뿐이다]라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논리로는 설명이 안되는 현실적 불투명성 때문에 누구도 쉽게 수긍치않는다. 거대한 경제력과 기술력, 그리고 일본인들의 부가측성과 과거 전철까지 가미돼 의심은 깊어만간다. 주변국들은 특히 꿈틀거리는 대국주의에 북한핵에 대한 불안감과 위기관리를 목청껏 강조하는 속셈까지 눈여겨보며 {핵강국 일본}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못하고 있다.

도카이무라의 플루토늄 다량잔류 사실은 미국의 민간연구소가 정보를 입수해문제삼는 바람에 밝혀진 것이다. 가동후 5년간이나 문제점이 감추어져왔다는사실은, IAEA감시가 절대적이 못되며, 사찰을 피해 얼마든지 플루토늄을 제조.은닉할 수 있음을 거꾸로 확인해준 {의혹의 현실화사례}이기도 했다.이미 핵탄기폭장치를 개발했다든지, 마음만 먹으면 즉시 핵무기를 만들 수있다는등 끊임없는 대일의혹을 결코 근거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릴 수 없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핵시설확장을 계속하면서 의혹을 부정하면 할수록 {도둑이제발저리는 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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