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인통치하 마오리족의 아픔 그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Maori)족의 애환을 그린 {한때는 전사들 이었다}(Once Were Warriors)가 뉴질랜드에서 최고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지난달 제47회 칸영화제 출품과 동시에 뉴질랜드 전역에서 동시 개봉된 이영화는 뉴질랜드 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연일 매진 사태를 보이며 장기 상영중인데 이같은 현상은 올해 아카데미상 3개부문 수상작으로 역시 뉴질랜드 영화인 {피아노}의 기록을 훨씬 능가하는 것이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앨런 더프의 베스트 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세계인들에게 인류 최후의 낙원으로 알려진 뉴질랜드에서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만큼 처절한 삶을살고 있는 마오리족의 현실을 가슴 뭉클하게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마오리족은 1860년 영국에 패전한후 용맹하고 호전적이며 모험심이 강한 이미지가 크게 약화되면서 오직 술과 마약, 섹스등에 탐닉하며 자신들을 달래왔다.이는 백인들의 두터운 문화의 벽속에서 마오리족이 견딜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영화는 전편에 걸쳐 투박한 마오리식 영어의 상스러운 욕과 폭력,폭음, 가무로 가득차 있고 그속에서의 애틋한 사랑과 그들의 좌절, 가정을지키기 위해 몸부림 치는 어머니의 모습등을 그리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호주자본에 미국배우가 출연한 {피아노}와는 달리 리 타마호리 감독을 비롯해 전 출연진이 마오리족 출신인 것이 특색이다.평소에는 애정이 넘치지만 술만 마시면 폭력적인 전사로 돌변하는 아버지 재키 헤케 역의 테뮤에라 모리슨은 이 한편의 영화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어머니 베스 헤케 역의 레나 오웬의 인상깊은 연기는 그녀가 뉴질랜드 최고의여배우임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또 이 영화관람후 관객들은 눈이 충혈된 채 문을 나서고 있는데 대부분이 백인 관객들이라는데 미묘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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