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당정 삐걱

청와대와 민자당 간의 {사인}이 안 맞아도 너무 안맞다. 즉 정치적 현안에있어서 당정간의 이견이 사사건건 노출된다는 것이다. 결국 힘있는 청와대의입김이 주효하긴 하지만 실무선에서 {총대}를 메는 당의 불만은 대단하다.이번 UR비준문제만 해도 그러하다. 영수회담의 모양새를 놓고 꼬일대로 꼬인여야 관계속에도 14대국회 2기 원구성을 위해 이달말 열릴 예정이던 임시국회 일정이 잡혀갈 즈음 나온 청와대의 UR비준동의안 국회제출 소식은 여야간의 대화에 찬물을 끼얹었다.당에서는 16일오전 청와대에서 그런 소식이 들리자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보이며 의아해 했다. 이 소식은 잘 나갈 것으로 보이던 원구성을 위한 여야협상에 즉각적인 악영향을 미쳤다. 급기야는 민주당측으로부터 [월드컵과 북한핵문제등에 관심이 쏠려 있는 국민여론을 틈타 슬그머니 비준을 통과시키자는 야바위수]라는 비난을 초래했다.

청와대의 일방통행에 {울며 겨자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는 민자당으로서도이번만은 이해하기 어려운 듯 [다른 나라도 가만히 있는데 왜 우리가 먼저 나서려하는지 모르겠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당의 야전사령탑인 이한동원내총무도 16일저녁에 열린 당정협의에서 [시간을두고 검토해야 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청와대의 일방독주로 민자당을 곤란하게 만든 경우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지난 4월 상무대국조권 수용을 둘러싸고도 청와대는 당을 {핫바지}로 만들었다.

여야총무협상을 한창 진행중이던 이총무는 이 소식을 접하고는 [도대체 청와대에서 국조권 수용의사를 밝힌 사람이 누구냐, 그 사람더러 와서 총무하라고해라]며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독주가 당의 입장만 불만스럽게 했다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있을때마다 국회는 온통 쑤셔놓은 벌집같은양상을 드러냈다. 잘 풀려 나가던 여야관계를 청와대만 나서면 꼬이게 만든다는 원성을 들을 만도 하다는 불만이 당내외에서 터져나오는 것도 당연하다.이 부분에서 민주당 문희상대표비서실장의 평가는 대단히 시사적이다. 신정부 출범이후 청와대와 야당간의 대화창구역할을 맡은 문실장은 전현직 청와대정무수석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리고 있다.

[주돈식 전수석은 복지부동, 무사안일인데다 힘이 없어 여야간의 사이클이안맞았다. 그러나 이에 비해 이원종수석은 실세인데다 야당을 오래해 여야간에 대화가 잘 될 것으로 판단, 상당한 기대를 걸었으나 이야기가 즉흥적으로잘 바뀌고 치밀하지 않아 오히려 주수석이 지금 생각해보면 더 나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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