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핵 대화해결 돌파구 열었다

클린턴미대통령은 지난 16일 백악관고위안보 보좌관들과 함께 대북한제재조치에 대비한 한반도 군사력증강방안을 놓고 2시간동안 난상토론을 벌이고 있었다.그러나 회의중간에 평양에서 걸려온 지미 카터전대통령의 전화 한통화는결국전투기와 함정, 병력을 한국에 파견하는 문제를 놓고 침울하게 시작된 백악관 안보회의의 결론을 {대화를 통한 해결방향}으로 급선회시키는 결정적역할을 하게됐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26일 전했다.

미국의 대북한정책을 사실상 180도 전환시킨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과 비화들을 담은 포스트지의 주요 보도 내용은 다음과 같다.

클린턴대통령과 고위안보보좌관들이 대한 전투력증강방안을 거의 2시간동안토의하고 있을때였던 16일 오전 10시반께 카터가 평양으로부터 전화를 걸어왔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한반도 정책조정팀장인 로버트 갈루치 국무차관보가 급히 전화를 받으러 나갔고 회의는 사실상 정회상태에 들어갔다.

30분후 회의장에 돌아온 갈루치는 카터전대통령이 곧 CNN생방송에 출연, 북한핵문제의 극적인 돌파구로 그 스스로가 생각하는 사항들을 밝히겠다고 말하더라는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고어부통령, 페리국방장관, 크리스토퍼국무장관등은 곧 옆방에서 카터의 인터뷰장면을 지켜봤다. 카터가 김일성의 제안들을 {매우 긍정적인 조치}라고지적하면서 미정부에 대해 대북한제재조치를 철회하도록 촉구하는 장면을 보고 그들은대경실색하지 않을수 없었다.

실상 대부분의 안보보좌관들에게는 김일성의 제안이라는 것이 그렇게 새로운내용으로 받아들여지지않았다. 더구나 카터의 그같은 발언으로 클린턴행정부가 외교정책에 통제권을 잃은 것으로 보일 염려도 있었다.

그러나 고어부통령이 모두들 감정을 자제하자고 촉구하는 가운데 클린턴대통령및 여타관리들은 오후의 딴 일정을 모두 조정, 다시 2시간동안 회의를가졌고 바로 이 자리에서 미국의 대북한정책은 급격히 바뀌었다.고어부통령은 이를 새로운 대화의 기회로 활용하자는 주장을 강력히 펼친반면 크리스토퍼국무장관은 제재조치를 계속 추진하기를 바랐다.결국 주요 우방국및 미중진의원들과의 재빠른 협의를 거쳐 대한군사력증강계획은 일단 보류됐다.

이날 백악관회의의 여러 참석자들에 따르면 실상 이같은 돌연한 정책적 전환은 북한측이 카터에게 밝힌 {작은 양보}의 기회를 잡아채 이를 더욱 확대하기로 한데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김일성이 카터에게 다짐한 제한적이고 약간은 모호한 핵계획동결약속을 보다 구체적이고 약간은 폭넓은 약속으로 전환시킨다는 방침이 정해진 것이다.

당초 북한의 김일성주석은 카터에게 *사찰단원의 잔류 *북한.미 3단계회담에 들어갈 경우 플루토늄의 비축동결등을 제시했었는데 미정부는 바로 미국이듣고 싶은 답변으로 이를 확대해석해서 북한측에 이의 사실여부를 서한으로타진했다.

그 결과 미정부는 북한측으로부터 *영변원자로의 연료 재장착금지 *재처리금지 약속을 확보하고 핵안전조치의 계속성유지에 관한 {뚜렷하지는 않으나 중요한 약속}을 얻어냈다.

이같은 우여곡절을 거쳐 대결로 치닫던 북한.미 관계는 오는 7월8일 또는11일에 3단계 고위회담을 갖는 방향으로 진전됐다.

그 결과가 북한의 핵개발을 위한 지연전술에 휘말린 것으로 추후 판명된다면카터와 클린턴행정부는 {잘 속는 얼간이} 처럼 보일것이다.그러나 3단계회담으로 북한의 핵개발계획이 차단된다면, 카터의 평양방문을계기로 대화노력을 재개키로한 클린턴행정부의 결정은 한반도의 전쟁위기를사라지게한 대외정책의 성과로 평가될 것이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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