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늙지않는 기성세대

선생은 강의내용에 따라 요리, 장사, 배우, 음악등 수 없이 많은 부분의 설명과 {예}가 필요하다. 특히 내 전공이 그림이기 때문에 미와 조형에 관한 이론이 많다. 어느날 리즈테일러의 옆 얼굴.폴뉴먼의 푸른색 눈 등을 예로 들어이야기를 한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두 배우를 모르는 학생에겐 설명해도 전달이 되지 않았다. 요즈음의 학생들이 시대가 지난 배우들을 알 턱이 없었다.그때서야 세대차이라는 단어가 실감나게 피부를 스쳤다. 그날 저녁 신세대들이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하는 비디오 필름을 두손 무겁게 빌려와 밀린 리포트 쓰는 기분으로 열심히 보았다.요즈음의 신세대들, 단 1초도 같은 모습으로 있기를 거부하며 개성이 강하다.숨김없이 있는 그대로를 표현한다. 치마속에 바지를 입기도 하고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긴 생머리를 선호하고 옛날 뻐꾸기 소리와 편지로 연락하던 대신에 삐삐와 PC통신으로 사랑을 주고받는다.

우선 이들을 이해하려고 하면 이 여러가지를 알고 이해하는 문턱에 다가가야 한다. TV 를 보면서 김건모의 노래도 알아야 한다. 물론 매스컴에 열심히대두되는 핵문제, 정치문제, 사회.공해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만 그것보다 된장국 대신 마요네즈, 고추장 대신 토마토케첩, 떡 대신 피자를 좋아하는 세대들과 항상 붐비며 생활하는 기성세대의 선생이란 다방면의 상식이필요한 것이다.

{토인비}는 [어느세대를 막론하고 모든 기성세대들은 신세대들을 개탄하여다가올 세상을 걱정하여 왔다. 그러나 역사는 거꾸로 퇴보하지 않고 늘 그 우려의 신세대들에 의해 어김없이 발전하여 왔다]고 말했다. 정작 우리 기성세대가 기득권의 자리에 안주하여 스멀스멀 늙어가서는 젊은이들에게 눈에 추한고집밖에 가르칠게 없다. 기성세대가 비평과 걱정만 앞세우지 말고 신세대에게 더 열심히 배울만한 것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 그때서야 신세대에게 기성세대는 멋진 선배가 되고 좋은 선생이 될 줄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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