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순임가공 형태빨리 벗어야

시민대토론회인 {전환기, 대구.경북의 선택} 제2주제 {우리의 지역경제, 어떻게 살려야 하나}가 7일오후 대구은행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대구지역 경제의 낙후 원인과 대구지역의 개발방향, 산업정책의 우선순위,지역경제 정책의 핵심과제등에 대한 토론과 진단이 있었다. 다음은 이날 토론의 요지를 간추린 것이다.*김형기=대구지역 경제가 낙후되어 있는 원인에 대해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진단을 한바 있다. 사양산업인 섬유산업 특히 직물업에 편중되어 있다는 진단, 기업규모가 영세하고 경영형태가 뒤떨어져 있고 하청생산 비중이 높다는진단, 국제공항이 없기 때문이라는 진단, 중추관리 기능이 없기 때문이라는등 여러가지 진단들이 내려지고 있지만 그 진단이 정확한지, 병의 진정한 원인을 밝혀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정기숙=대구지역 경제는 중소기업문제에서 풀어나가야 한다. 기술.정보.인력문제등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지만 중소기업인들 스스로 해결하기에 어려운점이 많다. 사회간접자본 투자차원에서 정부가 지원하고 법적인 뒷받침이 제고되어야 한다.

*정철규=지역 경제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대구의 전체적인 산업구조에서 보면 서비스산업이 92년말 현재 67%에 달하는등 산업내부의 질적인 형태가 취약하다.

섬유업및 기계금속업 위주의 제조업 구조가 대부분 단순임가공 하청방식으로부가가치가 낮고 기업의 창의성이 빈약하다. 금융의 전국비중이 5% 내외로지역기업들에 대한 자금공급 기능이 미약하다.

*권동석=대구경제의 지위가 하락하고 있는 요인은 실물경제 기반이 허약한데다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부문마저 그 기능이 미약한데 그 원인이 있다. 실물경제의 전국비중이 12-13%인데 비해 금융은 8-9%에 불과하여 금융이 실물경제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에서 조성된 자금이 역외로유출되는 만성적인 취약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음부도율이 전국 평균의 4배이상, 서울에 비해서는 7-8배에 이르고 지역 중소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취약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동안 경제.행정.사회간접자본 투자등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모든 정책이 서울위주로 운영되어 왔기때문에 지역경제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허상녕=대구가 상대적으로 발전속도가 느렸다. 80년대 이후 더욱 정체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간선도로가 음식점으로 들어차고 있으며 부가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백화점이 전국에서 가장 잘되는등 소비도시로변하고 있다. 대구경제의 낙후원인은 대구인의 의식에서 찾아야 한다.*권기홍=지난 60-70년대 권력주도형 개발정책이 지방경제를 중앙재벌의 단순한 생산기지 내지 하청경제로 전락시켰지만 대구사회의 문화적 특성, 이른바{소중앙의식}이 대구경제의 상대적 낙후성을 가속시켰다. 대구사람들에게는스스로를 지방으로 인정하기를 거부하는, 지리적으로는 중앙이 아니지만 스스로를 주인공으로 자처하는 소중앙의식이 팽배해 있다.

*안병직=대구의 경제기반은 산업인구, 기업규모, 공업구조등 통계수치로 봐서는 허약하지가 않다. 임해공업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중화학공업이 발전할수 없고 중소기업 문제는 대구지역의 문제만이 아니다. 다만 대구의 위기감은경제적인 측면보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느낄수 있을것이다.

*김형기=대구지역 기업들의 경영개선 방향은 무엇이며 경영방식의 문제점은어디에서 풀어가야 하는가.

*정철규=지역중소기업들의 경우 창의력이나 기술개발 노력없이도 유지할수있는 단순가공 형태의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이지만 세계화 국제화의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살아남을수 없다.

*허상녕=신정부 출범이후 중소기업 구조조정, 국토종합개발계획법등이 발표되면서 중앙집권적인 정책개발에 대해 지역 나름대로 보호를 받을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혜택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못하고 있다.

*정기숙=지역의 중소기업들이 섬유와 경공업에서 탈피, 첨단산업을 육성하기에는 기업의 리스크가 너무크다. 근로자들의 이직률이 너무 높고 기업인들도첨단산업을 하려는 의지가 미약하다. 지방정부가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는형식을 취해야 한다.

*김형기=대구지역의 개발방향과 지역경제 정책의 핵심과제는 무엇인가. 산업정책의 우선 순위는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허상녕=대구가 안고있는 해외시장은 일본이나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겨가고있다. 동남권의 개발보다 모든 인프라를 성서등 서쪽으로 이동시켜야 한다.*안병직=이제까지 도시나 경제발전은 해양성 위주로 이루어졌다. 이제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대륙세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권동석=대구기업들이 수출할때 드는 물류비용이 어디를 이용하는 것이 저렴하느냐를 감안해야 한다. 현재는 부산이 포항이나 군산보다 싸다. 포항도 항만시설을 확충시켜 대륙과의 교류를 넓혀야 한다. 국제공항도 국제수준의 교류가 확대되면 저절로 생길것으로 본다.

*정철규=대구의 합섬직물 생산량이 전세계 물량의 30%를 차지할만큼 성장한것은 섬유산업의 구조조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첨단산업 육성은 신중을 기해야한다. 연구.개발 투자비가 엄청나게 들고 기업들의 리스크가 따른다. 기존산업을 고도화시키고 첨단산업도 유치해야 한다.

*정기숙=섬유산업을 고도화시켜야 한다. 지방정부가 중소기업인들의 의견을수렴해서 기술.각종정보.인력문제를 지원해야 한다.

*김형기=지역기업들은 인력난.자금난.부지난등 3난을 겪고있다고 한다. 돈을제때 빌려 쓸수없고 높은 금융비용 부담을 물어야한다.

*권동석=대구의 돈 3조원 가량이 서울등 역외로 유출되니까 그렇지 않아도어려운 지역기업들이 자금난에 허덕인다. 행정규제를 해서라도 역외유출을 막아야한다. 아니면 해외자금이라도 들여와야 한다. 경쟁국들과 비교하면 소비자 물가를 감안한 실질이자율은 4.8%선으로 그렇게 높지가 않다.*허상녕=지역 경제주체들의 금융의식 전환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우리고장금융이용, 우리고장 상품구입, 과소비.부동산투기 안하기등의 시민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자치단체장이 바뀌면 주요정책이 바뀌는 풍토도 시정되어야 한다. 관.민.언론.출향인등 모두 힘을 합쳐 대구발전에 앞장서야한다.*정기숙=중소기업들이 투자할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모든 경제단체들이 합심해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권기홍=시민운동 차원에서 진취적인 의식개혁 운동을 전개해 대구지역 경제발전을 선도해 나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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