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손등만 본 정보망

***이진협(북부지역본부장)***인도네시아 수카르노정권을 붕괴시킨 군사쿠데타를 가장 먼저 감지한 곳이서방정보기관이 아닌 일본종합무역상사였다고 해서 그당시 화제가 되었다. 인니각계에 촉각을 대고 있던 일상사주재원이 '군부가 정변을 일으켜 수카르노를 실각시킬 것'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대비책을 마련, 일본상사들은손해를 입지않았다는 것이다.

**일 싱크탱크의 저력**

91년8월에 전격적으로 발생한 구소련쿠데타에 대한 신속.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예측한것도 일본기업정보망이었다고 전해진다. 정치권력의 향배에 따라교역이나 투자에 변수가 지대한 국제상거래이고 보면 상사들의 이들나라 정치동향파악은 필수적이고, 그중에서도 일본종합무역상사들의 정보수집력은 웬만한 정보기관을 뺨친다고 소문이 나있다.

실례로 일본 최대규모의 싱크탱크인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정보력은 세계에서도 정평이 나있다.

전임연구원 6백50명을 포함해 직원만도 무려 2천8백여명, 해외지사에 5백여명등 관련인원만도 4천1백여명이나 되고 슈퍼컴2백기를 포함 고객단말기 8만5천대, 전세계 25개도시와 온라인망을 갖고 24시간 가동하고 있으니 노무라의정보수집력은 짐작키조차 어렵다. 노무라는 연구원을 채용시 상무할 주재국에 3-4년간 임무를 부여하지않고 유학시켜 인적정보망형성과 그나라의 밑바닥을 훤히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운다는 등 우수한 정보인력을 키우기위해 독특한 훈련방법도 쓴다고 전해진다.

'정보를 가진자가 권력과 부를 가진다'고 한 토플러의 진단이 아니더라도 세계최대의 무역국으로 성장한 일본의 저력은 이같은 정보력이 밑받침 되었음에자명하다.

국내 기업들도 경제 규모가 커지고 교역국이 늘어남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보를 모으는 곳이 늘고 안기부에서도 해외서 수집한 정보를 국내기업들에 제공하고 있으나 우리기업정보 수집은 아직 초보적이고 특히 대구기업들의 정보력은 걸음마 수준이어서 일본기업의 정보망이 부럽기만 하다.**CIA는 상상초월**

정보 기관중 세계최고의 정보망을 갖춘 곳은 당연 미 CIA이고 적은 나라로선이스라엘 모사드를 알아준다고 한다.

미 CIA는 첩보위성을 이용, 평양주석궁보초 명찰에 쓰인 이름까지 알아내고냉전시절 크렘린 수뇌진들의 승용차안 대화감지는 물론 생존기간까지 산출했다하니 그 정보 수집분석능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셈이다.

CIA정보 능력도 많이 퇴색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아직 어느 기관도 CIA를 범접할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스라엘 모사드의 경우도 아랍국가의 침공계획을 사전에 탐지 선제공격토록해 승리를 가져오게하는등 뛰어난 정보력을 자랑하고있다.

**우리안보태세 의심**

정보가 곧 국가안위에 직결돼 있는데도 김일성사망을 우리당국자는사망후34시간동안 전혀 감지못한 정보부재였다고 알려 지고있어 정부의 돌발상황에대한 대응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핵문제로 남북이 긴장국면에 있을때 당국자는 북한동향을 손바닥들여다보듯파악하고있다면서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라고 호언했었다. 과연 손바닥 보듯 들여다보고있는가. 워낙 폐쇄된 북한사회이고 스탈린이나 모택동 사망처럼그들의 지도자 사망을 통신수단으로도 전하지 않는등 초보안 조치로 미 CIA도 제대로 감지못했으니 우리능력으론 어쩔수없는 일이 아니냐고 변명할지 모른다. 그러나 북의 문제는 곧바로 우리생존과 직결돼있는데 낌새도 못챘다고하니 국민들은 대북정보능력에 회의를 보이고 안보태세를 의심하고있는 것이다. 계속된 불볕더위, 개혁과 사정의 와중에서 우리 신경망이 무디어지고 흐트러진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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