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에 줄 {선물} 최종조율

북-미회담의 미국측 대표인 로버트 갈루치국무차관보가 김일성장례식이 끝나기가 무섭게 20일부터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등 북핵관련 주변 4개국 순방에 나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의 이번 나들이는 오는 8월1일 재개될것으로 보이는 북-미 3단계 회담을 앞두고 있는데다가 김정일정권이 새로 출범한 {미묘한 시기}라는 점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지만 그보다 이번에 그가가지고 간 가방속에 바로 열흘후 북한에게 줄 {선물 보따리}가 들어있다는점에서 더욱 관심을 사고 있다. 20일 워싱턴 내셔널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난윈스턴 로드 미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갈루치의 이번 나들이를 관심있게 지켜보라]는 귀띔을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 그의 가방속에는 어떤 아이디어가 들어있을까.워싱턴 외교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경수로 지원문제와 북-미 관계개선 문제가 담겨 있을 것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대북한 경수로 지원문제는 최소한 미화 20억달러(약 1조6천억원)라는 엄청난돈이 소요되는 사업이라 미국으로서는 해당국에 손을 내밀지 않을수 없는 처지이다. 게다가 경수로 사업은 핵관련 고급기술이 전수돼 북한에 대한 {기술유출}이라는 측면에서도 미국으로서는 찜찜할 수 밖에 없고 최근 상원에서{대북 경제원조금지법}을 통과시켜 행정부 임의로 대북지원을 해줄수도 없는처지이다. 이때문에 미국은 좀 과장하면 {손 안대고 코를 풀려는 속셈}이다.그래서 미국은 과거 한국이 옛소련에 제공한 14억7천달러어치의 현금및 소비재 차관의 상환권을 포기하는 대신 채무변제국인 러시아가 북한에 VVER형 경수로 건설을 지원하도록 하자는 제의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막대한 경비지원을 절약할 수 있고 *현재 한국에 보급돼 있는 미국 경수로 기술의 북한 이전을 막을 수 있으며 *북한이 소련핵기술에 익숙해 위험성도 그만큼 줄일수 있다는 다목적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바로 이같은 미국의 제의에 대북 경수로 지원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려는 한국정부와 컨소시엄 형태로라도 미국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일본, 그리고[왜 우리가 덮어써야 하는가]고 못마땅해 하는 러시아등 주변국의 미묘한 입장을 갈루치대사가 이번 나들이에서 정리를 하게 될 것이라는 것.그러나 뒷돈을 부담해야하는 일본, 기술을 전수해야하는 러시아,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주도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려는 한국등 주변국이 과연어떻게 이 문제에 합의를 이룰지는 미지수다.

다음으로 미국은 북한과 연락사무소를 설립하고 나아가 영사관계 수립도 추진한다는 전제아래(물론 북한의 핵개발 포기이후) 한국등 주변국과 논의를 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 또한 북한의 {핵과거사}까지도 완전한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일본의 강력한 요구가 아직도 변함이 없고 남북관계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한국정부의 입장도 있어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협상 주역인 갈루치와 김삼훈핵대사등의 입장은 의외로 밝다. 지난 2일 워싱턴에서 이같은 문제를 한차례 논의했던 이들은 지난 9일 제네바회담 중단이후에도 북핵회담 타결을 지극히 낙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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