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94년도 지역업계에 뜨거운 회오리바람을 몰고 왔던 지역민방의 최종 선정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지난 16일공보처 대회의실에서 대구지역 민방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개청문회가 신청5개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열림으로써 사실상 신청업체 입장에서는 이제 민방허가심사위원회의 마지막 결정만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공보처가 지난 4월 9일밝힌 지역민방신설계획이 그대로 추진될 경우 늦어도 오는 8월10-15일경이면95년 민방운영되는 대구?부산?광주?대전 4개지역의 민방사업운영주체가 확정된다.그동안 대구지역은 지역 유수 건설?섬유업체가 지배주주로 나선 5개 컨소시엄이 치열한 경합을 벌여 오며 사운을 걸다시피해 온갖 루머와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편가르기식 반목과 불화를 겪는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어오기도 했다.민방 선정 초읽기가 시작된 시점을 맞아 그동안의 진행상황과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등을 정리, 분석해본다.
**지역민방 신청업체**
지난 4월31일 지역민방참여업체의 공보처신청이 마감된 결과 대구에선 동국무역, (주)서한, (주)우방, (주)청구, 화성산업(주)동아백화점(가나다순)등5개업체가 지배주주로 등록했다. 당초 대구에서는 금강화섬과 대구백화점, 아세아종합기계도 지배주주에 나설 뜻을 비쳤으나 막판에 컨소시엄의 대주주로참여하거나 아예 참여를 포기하기도 했다.
대구지역에서 5개 지배주주를 중심으로 꾸며진 각 컨소시엄의 참여업체는25개 전후 모두 1백34개업체로 지역의 유수, 유망업체를 거의 망라했으며 대학,문화단체등도 참여했다.
참여 5개업체의 특색과 컨소시엄 구성주인 업체, 신청목적등은 다음과 같다.**동국**
동국(신청인 백욱기회장)은 지난 65년 설립된 지역 최대의 섬유업체로 백회장은 지역섬유업계의 대부로 알려진 인물. 동국은 신청업체중 유일하게 제조업체임을 내세우고 있으며 지역 주종산업인 섬유업등 제조업의 발전을 참여의주된 목적으로 삼고 있다.
남선경금속(10%), 경북광유, 동원금속, 성안, 풍국건설등이 대주주.**서한**
(주)서한(신청인 김을영회장)은 지역 최초의 건설업체로 안정적인 경영을 내세우고 있으며 대주주로 연간외형 2천억원수준인 구미소재 한국합섬과 동서개발, 평화크랏치공업, 협립제작소등이 참여.
**우방**
(주)우방(신청인 이순목회장)은 민방의 지역대표성을 컨소시엄구성의 제1원칙으로 삼았다고 밝히고 있는데 영남대, 가톨릭대, 계명대등 대학이 참여한것이 특기할만한 사항.
대주주로 영남대 조일알미늄, 삼립산업, 대동은행등이 참여.**청구**
청구(신청인 장수홍회장)는 우방과 더불어 지역주택업계를 대표해온 주택건설업체. 이번에 문화예술단체 재단 8개를 포함시켰으며 지역경제 문화활성화등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주주로는 대구백화점, 금강화섬, 평화산업,화신기계제작소, 동성교역등 당초 지배주주 후보로 부각됐던 업체들이 참여.**화성산업(주)동아백화점**
동아백화점(신청인 이인중대표)은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내 {부의 정당성}을인정받고 있다는 점과 3년전부터 동아케이블TV를 창립해 사내뉴스공급등 경험을 쌓은 것등을 내세우고 있다. 대주주로는 대동공업, 태성기공, (주)태평양,무림제지등이 참여.
**방송법인 대표자**
각 신청업체는 이번 민방참여와 관련, 주주영입뿐만 아니라 방송인 출신의대표자를 선정하는데도 신경을 써 전직 고위 방송간부출신들이 {모셔오기}의대상으로 상종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구에서는 타지역과 달리 5개사중 4개사를 KBS 출신이 휩쓸었으며 서한만이MBC출신. 동국의 가칭(주) 대구방송(TBC)대표에는 지난 91년 KBS 라디오 본부장을 지낸 서병극씨, 서한의 가칭 대구제일방송 대표에는 전 대구 MBC사장인 차석준씨가 선임됐다.
우방의 가칭 대구텔리비젼에는 전 KBS부사장 출신인 손영호씨, 청구의 가칭(주)대구방송은 전 KBS보도본부장 출신인 배학철씨, 화성산업의 가칭(주)대구텔리비젼방송(TBS)은 전 대구 KBS총국장 출신인 박중길씨가 각각 선임됐다.**심사기준.절차**
지난 5월31일 민방신청마감후 공보처는 1단계로 서류심사와 관계부처 의견문의및 현장실사(6월21일-22일)를 벌였다. 현장실사는 방송국건립예정건물및 시설등에 대해 민간인 2명, 공무원 1명으로 구성된 심사단이 비공개로 브리핑등을 받는데 그쳤다.
지난 7월16일 공보처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개청문회에는 5개컨소시엄의 지배주주 대표및 방송대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날 열린 청문회에서는 청문위원장인 이경재 공보처차관을 비롯, 주인기 연세대교수, 한기찬 변호사, 윤호미 조선일보 편집국부국장, 이진배 공보처 여론국장등 5명의 위원이 질의를벌였다. 이날 청문회에서 청구의 장수홍 대표와 우방의 이순목대표는 민방 신청전 민자당 당적을 보유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화성산업은 이대표의 부친이당적을 보유했고 동국의 백욱기대표는 당적은 없으나 정당의 고문을 맡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한의 경우는 차석준법인대표가 14대 대선당시 홍보물제작등선거에 간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청문결과는 *VTR녹화 *속기록 *청문위원의 의견서로 작성돼 8월중 있을 점수평가단의 최종 채점에 주요자료로 쓰이게 된다. 점수평가단의 체점이 끝나면 허가심사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하게된다.
그런데 이번 민영방송 허가과정은 6공때의 SBS허가과정에 비해선 공정성과투명성을 기할 수 있는 장치가 보완됐다고 하나 여전히 공보처의 입김이 크게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우선 청문회 결과 자체가 점수로 직결되지않고 심사기초자료로만 활용되며 각업체에 대한 서류심사, 관계기관 의견문의자료, 현장실사, 관련업체 정보제공등이 공보처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다.배점 자체도 조직인력운영계획, 시설설치계획, 프로그램 편성및 확보계획등의 분야는 2백50점으로 점수가 낮고 자의성이 끼어들 소지가 많은 주주및 임원의 적격성 분야가 4백50점, 신청자의 재정적능력및 성격분야가 3백점등으로높게 책정돼 있다. 점수평가단은 공보처 3인, 전문가 6인으로 구성돼 있다.**대구 현지 사정**
심사기준과 절차상 자의성이 개입할 여지가 많은 것과 관련 그동안 대구지역에서는 *업체의 1백억대 로비설등 각종 확인되지않은 루머성 이야기와 흑색선전, 마타도어등이 난무해 왔다.
되체는 청와대의 막후실세를 업고 있다느니 되체는 유력정치인에 줄을 대고있다는 소문이 근거없이 흘러다니기도 했다. 이같은 이야기들은 상당수 업체들이 6공의 실세였던 박철언전의원과 연관돼 있어 소위 새정부의 {핵심}과의줄대기가 그만큼 절실했다는 점만큼 증폭돼 왔다.
민방허가권을 따내기 위한 대구지역 대표적인 업체들의 과열경쟁으로 지역경제계와 여론의 분열이 심각한 양상을 띨 조짐을 보이자 지배주주 대표들이 앞장서 선의의 경쟁과 결과에 대구는 깨끗한 승복등을 다짐하기도 했다.지난 6월6일 민방신청 5개 컨소시엄 대표들은 매일신문사가 마련한 간담회에서 잡음을 씻고 화합, 앞으로 향토 발전에 공동노력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기도했다.
공보처에서도 선정 후의 부작용을 우려, 허가받은 지배주주가 탈락 우수업체들을 컨소시엄의 주주로 받아들인다는 승낙을 받기도 했다.신청업체 관계자들은 지배주주(지분 30%)가 아닌이상 허가받은 컨소시엄에참여하더라도 경영과 관련 큰 의미가 없으나 지역업계의 화합과 협력차원에서긍정적으로 볼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22일 우방의 가칭 대구텔리비전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대하통상(지분 5% 대표 채병하)이 {지역화합과 협력분위기조성}을 이유로 탈퇴를 선언함으로써 또 한차례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민방 선정 막바지에 상공회의소 회장인 채대표의 돌연한 참여포기로 각 업체들은 이 일이 미칠 파장을 저울질하는등 당혹해 하고 있다.
채회장은 [외부로부터의 포기권유는 전혀 없었다]고 밝히고 있으나 관련업계에서는 그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에대해 우방측은 [회장님과 사전에 협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권력층과의 친척 관계등으로 포기한 것]이라며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한편 경북대 신문방송학과의 한 교수는 [지역민방선정에 있어 이해당사자인지역민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선정업체의 경우 앞으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로 지역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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