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작가 '동반자'돼야 성공

90년대 국내출판기획분야에서 각광을 받기 시작한 문학출판방식인 전작제는엘리트문학에서 대중문학의 길로 나아가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가?문학평론가 이경호씨는 문학정신 8월호에 기고한 '전작장편소설제도는 엘리트문학에서 대중문학의 길로 나아가는 가교인가 가교인가?'를 통해 90년대들어 젊은 전업작가들이 선호하고있는 전작장편소설 출판형식이 작품성에 있어대중독자층의 지지기반확보는 물론 전문 문학인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얻어내지못할 경우 대중문학과 고급문학의 바람직한 관계를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하지못하고 사이비관계를 맺어주는 가교역할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전작제는 사전에 문예지나 다른 지면을 통해 발표된 적이 없고 출판사와 작가의 사전계약에 의해 집필되거나 책으로 발간되는 출판방식. 서양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돼 이제는 가장 모범적인 출판방식으로 자리잡았으나국내출판계의 경우 시행초기여서 긍정적인 측면 못지않게 부정적인 면을 노출하고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떻든 전업작가를 지향하는 젊은 작가들에게 작품에 대한 문학적 평가와 대중적 호소력등의 욕구를 상당 부분 실현시켜주고있는 전작제는 작가로하여금 문학의 유통구조로의 접근과 기존의 엘리트문학지향이라는 무거운 짐을 덜어주는 기능까지 맡고있다는게 평론가 이씨의 분석이다.

전작장편으로 출판된 이인화씨의 소설 '영원한 제국'과 신경숙씨의 '깊은 슬픔'을 예로 든 이씨는 이들 작품은 추리기법, 감각적인 문체라는 측면에서대중독자층의 지지기반확보는 물론 대중독자층의 문학에 대한 고급한 식견을자연스럽게 넓혀주는 계기를 만들어낸 점에서 비교적 모범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저급한 전작장편소설의 경우 책제목에서부터 소재선택,심지어 내용첨삭에 이르기까지 출판사의 상업적 욕망이 개입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이들 작품들은 작가의 작품생산방식에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출판방향을 견지, 성공한 사례라는 것이다.

따라서 전업작가로서의 생활기반확보와 고급한 작품생산의 욕망이라는 작가의 이중적 존재양식이 독자와 작가의 동반자관계로 연결될때 또 대중문학의내용과 형식을 구비하면서 그것을 한단계 높이는 방향으로 구성될때 전작제는 성공할 수 있다는 평론가 이씨는 만일 작가의 엘리트적인 위상이 고급문학의 위축과 고립을 초래하거나 강력해진 출판사의 위상이 작품의 격을 떨어뜨릴 경우 전작제는 대중문학과 고급문학의 바람직한 관계를 맺어주는데 실패할것이라고 결론짓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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