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절을 보내면서 역시 또 그렇게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할수밖에 없었던 일이 있다. 바로 일본 장관의 망언. 소위 40여년전의 {구보다 망언}으로부터 시작되는 일본각료나 우파 정치인들의 주기적인 역사왜곡, 군국주의 찬양내지 변호망언의 특징은 대체로 세단계의 진행과정을 드러내고 있다.우선 망언발언이 입각의 주어진 사명인것 처럼 장관이 되자마자 지난번과 똑같은 묵은 망언을 내뱉는다. 그다음 아시아 주변국가나 세계여론이 들끓을때쯤 적당히 때를 맞춰 대리사과발언과 함께 망언자 스스로 사임하거나 해임시킨다.그리고 당사자는 물러나면서도 망언이 정당한 발언이며 역사적 진실이라는투로 한번더 확인시키듯 다짐을 놓고 강변한뒤 무대뒤로 사라진다. 마치 주어진 배역을 무대감독의 지시대로 끝내고 각본에 따라 퇴장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망언의 주기나 발언내용, 사후수습수순등을 관찰해보면 망언자들의 개인적 소신이나 각자 다른 역사의식에 따른 논리나 주장이 우연성을 갖고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전체 흐름이 일관되고 기획된듯해 보인다.발언시기만 해도 1953년 {구보다 망언}이후 약 16건의 주요 망언사례중에서12건이 우리의 8.15광복절 전후에 터트린 것들이다.
망언내용도 언제나 군국주의 패망과 연관된 역사적 사실과 전쟁범죄에 관한변명과 궤변이 핵심이다.
주로 패전시기 무렵에 망언병이 재발되고 매번 해묵은 궤변만을 강변하는 것은 아직도 군국주의에 대한 향수가 씻겨지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종전 50년이 가깝도록 패전국이란 열등감이 그들 특유의 우월감과 자존심을 건드리면서 끊임없이 괴롭힘당하고 있다는 짐작도 해볼수 있다.그런 이해의 바탕위에서 주변 당사국들로부터 비웃음과 비난을 몰아 받으면서도 앵무새처럼 똑같은 망언을 계속 이어받아 하는 고집이 왜, 어디서 나오는지는 참으로 기이하다.
그것도 끝까지 망언을 관철시키거나 이해시키지도 못한채, 사임과 파면이란수모를 겪어가며 주기적으로 되풀이하는 것은 고집일까. 끈기일까.여기서 우리는 그들이 정말 어리석고 아둔해서 그런 이해못할 짓을 되풀이하는것이라고 믿어서는 안될 일본인 다운 이면연기를 읽을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일본의 장관들이 결코 임명 한두달만에 자기목소리도 아닌 선배장관이 했던망언을 토씨 몇개 바꿔서 내뱉은 뒤 목이 잘리는 것을 스스로 즐겨서 자원했다고 믿어서는 안된다.
구보다, 오노보쿠, 아라키, 이케다, 다카스키, 소노다, 마쓰노, 오가와, 다나카, 후지오, 다케시다, 나가노, 그리고 엊그저께 목이 잘린 사쿠라이, 하나같이 나름대로는 인물들이었을 것이다.
그런 인물들이 차례차례 해걸이로 한국의 광복절을 전후한 시기에 맞춰 {잊을만 하면} {묵은 이야기}를 꺼내 기억을 환기시킨뒤 시쳇말로 나팔꽃보다 짧은 장관임기를 끝내고있는 {망언게임}의 속셈뒤켠에는 무서운 역사의 정치놀음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일본의 영광된 군국주의 정신과 옛영광이 잊혀지지 않도록 수시로 긴장을 환기시키고 그 역할을 끝낸뒤 미련없이 떠나는 희생에 대해 언론과 정계, 우익단체 모두가 망언을 옹호하고 그 망언장관을 막부시대의 할복한 가신처럼 영웅시 해주는 우익성향의 신국가주의 생성 분위기는 매우 우려되는 현상이 아닐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매번 광복절 무렵해서 그들의 망언이 나올때마다 [사과하라]는 목청만 높이고 사임또는 퇴임 조치와 함께 금새 남의 일처럼 까맣게 잊어버리고 다음 광복절쯤 어김없이 튀어나올 망언을 기다리는 꼴로 앉아있어야할 것인가.
망언이나 망언내용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란 전제하에 그들의 망언게임에서한가지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자신들의 국익과 역사의식에 맞다고 생각될때는 끊임없이 모든 외교적 수모를 감수해가면서도 줄기차고 일관된 국론을 한목소리로 50여년간 주장해나갈수 있는 저력 바로 그것이다.조문시비, 통일문제 하나에도 국론이 난마처럼 갈리고, 원폭기념관이 있는히로시마 평화공원안에 50년동안 한국인 피폭자 위령탑을 못세운 이유가 일본탓이 아니라 조총련과 민단간의 의견통일이 안돼 공원바깥에 민단쪽 혼자서비를 세운 {우리탓}이란 사실을 생각해보면 일본장관들이 우리를 업신 여기는 망언게임의 이유가 파편처럼 가슴 괴롭게 박혀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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