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특별기고-과거핵 규명의 중요성

지난 13일 미국과 북한은 제네바 회담에서 예상외로 빠르게 북한 핵문제 해결과 관련한 쌍방간의 공동성명을 내놓았다. 이 성명의 합의사항이 순조롭게이행만 된다면 북한의 현재.미래의 핵개발 동결문제가 거의 완벽하게 해결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문제는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 이행 및 핵확산금지조약(NPT)잔류와 이에 따른 핵안전 협정 준수의지 표명을 제외하고는, 영변의 2개 미신고시설에 대한 특별사찰 수용문제와 같은 북한의 과거핵에 관한구체적 언급을 찾아볼 수 없다는데 있다. 북한은 지난 5월17일 핵연료봉 교체를 강행하여 8천여개의 사용후 핵연료봉을 제처리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을 인위적으로 창출하였다. 북한은 조만간 5-6개의 핵무기를 만들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게 되어 핵안전협정체제 자체를 크게 흔들어 놓을 수있는 가능성을 시위함으로써 미국을 위협하게 되었다.

**단계적 접근의 위험**

그 결과 미국은 북한의 현재.미래의 핵동결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으며, 이를 관철시킨다는 차원에서 북한과의 핵협상을 진전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불러일으켜 왔다. 북한의 핵동결 약속 차원에서볼 때 이번 북한.미간에 도출된 합의사항들은 상당히 구체적이며 포괄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지나치게 미국이 양보한측면을 반영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한국에게 있어서는 북한이 10개 또는 그 이상의 핵탄능력을 가진 것이나, 1-2개의 핵탄능력을 가진 것이나 위협의 의미에서 거의 대동소이하다는 점이 간과되어서는 안된다.이 말은 우리에게 있어서 북한의 과거핵에 대한 투명성 확보 문제가 그만큼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만약 북한이 단 한개의 핵탄을 보유하게 될 경우라도 그것은 우리에게 치명적으로 작용될 수 있다. 물론 혹자들이 얘기하는바와 같이 북한이 핵탄을 1-2개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같은 동족인 우리에게 그것을 사용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낭만적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을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만약 북한이 군사적 돌출행동을 감행하고 난 후 이를저지하기 위해 미군이 개입한다면 남한에 대해서 핵탄을 사용할수 밖에 없다고 하는 외교적 위협수단을 구사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을 감수하고라도 미군이 과연 예상되는 한반도의 분쟁에 개입할 수 있을 것인가. 아마도 미국이 이를 감행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미군개입 봉쇄 의도**

북한이 일찍부터 핵무기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온 것은 핵을 남한에 대해서직접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라기 보다 이제까지 한반도의 군사적 균형유지에절대적으로 기여해온 미국의 군사적 개입(주한 미군포함) 가능성을 차단하기위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그동안 진행되어온 북한의 대미 핵협상에서도잘 드러나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핵협상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관철하고자하는 것은 북한.미관계 정상화의 실현과 함께 그들의 대남적화통일 실현에있어서 결정적인 장애로 인식되어온 미군의 남한 주둔억제 및 유사시 미군의군사적 개입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북한은 대미 핵협상에서 일괄타결 방안을 끊임없이 주장해왔으며, 그 내용중에는 주한미군의 철수로 귀결될수 있는 미.북평화협장체결 요구를 담고 있다. 그러나이번 공동성명에서는 이와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이 발견되지 않은 것이 다행스럽기는 하다.

**{원천적 포기}요구를**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미.북한평화협정체결 의도를 포기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9월??일로 예정되어 있는 미&북한고위급회담에서 이 문제가구체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해볼때 미국이 북한의 과거핵 해결문제를 유보하고 핵동결 약속차원에서 미.북한의 관계개선, 북한에 대한 경수로 발전소 건설지원 및 대용 에너지보상 등을 실행시켜 나간다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한국측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그야말로 발등에 불(북한의 핵동결)을 끄기위해서 집 전체(한반도 안보)를 태울수 있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과 같다고 할수 있다. 북한의핵문제에 관한한 핵동결과 같은 부분적이고 단계적인 접근방법은 오히려 현실성이 결여된 것으로 봐야한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 분명한 원칙을 세워 미국뿐만 아니라 북한에 대해서 이외 포괄적 관철을 위한 요구를 강화해야만 한다. 즉 북한의 과거핵뿐만 아니라 현재&미래의 핵개발에 대한 원천적인 포기를 요구하는 입장이 견지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입장은 현실성이결여된 논리라 비난받을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만약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한 단계적 접근의 일환으로 우리가 북한의 과거핵 문제를 유보하는 자세를 취한다면, 이후에 보다 위험한 것을 양보하지 않으면 안되는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미.북한 관계 정상화, 미.북한평화협정체결, 미군철수 또는 한.미동맹관계 약화 등으로 이어질수 있는 북한의 요구가 그들의핵능력을 수단으로 하여 가시화될 경우 우리는 매우 위험한 선택의 딜레마에처할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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