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달간 계속됐던 한국PC통신(하이텔)노사분규는 전면파업에 따른 시스템 가동중단이라는 파국에 이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앞으로 국내정보통신서비스업계가 풀어야 할 현안과 이용자들의 권리를 일깨우는 중요한계기를 마련했다.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이번 사태는 신규가입, 요금징수, 고객상담 등 일부업무가 차질을 빚었지만 전반적인 시스템 운영에는 큰 장애가 없었다. 그러나이번 사태에 쏠린 관심은 국내정보통신업계 초유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았고 공중정보통신망의 진정한 주인이 다름 아닌 이용자들임을 확인시켰다.
분규의 쟁점이 됐던 것은 조합원 가입범위와 노조 전임자 2명 허용문제, 쟁의중 해고사원 복직문제 등으로 극한 대결로 치닫기에는 다소 사안이 가벼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몰고온 사측과 노조에 대한 이용자들의 비판은 드셌다.
이번 사태에서 특기할만한 점은 이용자들의 여론이 아주 구체적으로 수렴돼 강력한 압력수단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이다. 기간중 하이텔에는 하이텔동호회 연합회가 {토론의 광장}(GO CONF)난을 통해 {하이텔 노사분규, 이용자는어디로}라는 주제토론 난을 개설했다. 27일 단체협상 타결로 토론장이 폐쇄되기까지 수렴된 의견은 모두 2백89건.
토론장에 의견을 올린 이용자들은 이번 쟁의가 보다 나은 하이텔로 거듭나기 위한 {최소한의 몸부림}이라며 노조의 입장을 지지하는 이가 많았다. 일각에서는 한국PC통신 노조를 [정치노조]라고 맹공격해 열띤 공방을 부르기도했다.
개진된 의견들의 공통점은 하이텔 서비스에 대한 강도높은 불신감 표현이었다. 이용자들은 접속불량, 명령어 문제, 요금체계 등 하이텔 서비스질에대해 경쟁상대인 천리안과 나우콤 등에 비교해 집중 성토했다.이용자들은 또 하이텔의 진정한 주인이 한국PC통신이나 노조가 아닌 25만이용자들이란 점을 강력히 환기시켰다. 하이텔에 쌓여있는 방대한 자료들이한국PC통신이 만든것이 아니고 이용자와 정보제공자가 이룩해 놓은 것인 만큼 노사 어느측에게도 시스템 가동을 중단시킬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또 하이텔이 정액 선불제로 운영되는 만큼 파업으로 시스템이 중단되면 그에 따른일체의 손해배상이 있어야 한다며 소비자 약관을 조목 조목 내세우는 등{실력행사}에 나설 것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같은 이용자들의 권리주장은 전면파업을 막는데 강력한 영향력을 미쳐 노사로 하여금 한발씩 양보, 극적 타결을 보도록 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