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북한 쿠바의 닮은꼴

북한과 쿠바는 서로를{형제국}이라 칭하고 있다. 실제 두나라, 특히 북한은동족을 지척에 두고도 원수를 대하듯 하지만 저멀리 지구 저쪽 낯도 설고 말도 통하지 않는 상대방과 지구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쿠바의 수도 하바나 거리에 인공기를 단 북한외교관 차량들이 그 어디서보다 행세를 하는가 하면 평양의 쿠바외교관들도 어느나라 외교관 못지않게 융숭한대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양국은 29일 수교 34주년을 맞아 서로 [형제국의변함없는 우의를 만만세세 지속하자]고 다짐했다고 외신이 전하고 있다.그들은 스스로 두나라의 우의가 돈독한 이유를 {인민에 의한 혁명을 성공시킨 변함없는 사회주의 국가이기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데올로기가 같기때문이라는 것이다.지난 59년 혁명이후 끊임없이 미국에 의해 목이졸려 겨우 숨만 쉬어온 쿠바나 6.25이후 최근 핵문제에 이르기까지 줄곳 워싱턴과 원한을 쌓아온 북한이나 모두 미국으로부터 당한 악연도 비슷하다.

이처럼 도저히 미국과는 같은 하늘아래 살수없을 것만 같았던 두나라가 최근워싱턴을 상대로 전면수교나 경제적 관계개선을 호소해 관심을 끌고 있다.쿠바는 지난 1주동안 1만5천여명의 난민을 미국으로 보내 {인해전술}로 억지를 부리는가하면 북한은 핵카드로 떼를 쓰고 있다. [고위급 회담을 열어 현안을 일괄타결하자]는 숫법이 비슷해 웃음이 난다.

워낙 살기가 어려워 고급교육을 받은 여의사들이 외국인들을 상대로 몸을 팔러 나서는 쿠바나 기름이 부족해 시내버스마저 세워야하는 북한이기에 오죽하면 그럴까 하는 동정심도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카스트로는 추락하는 자신들의 참모습을 감추며 끝까지 큰소리를 치고 있다. [모든 것은 미국의 경제봉쇄 탓이다. 혁명은 결과가 아니라 영원한현재진행형이다. 두고 봐라. 지구상에 이데올로기의 실험이 끝나지 않았음을알게 될것이다]고.

매일 1천여명의 쿠바인들이 절반은 허리케인과 파도로 목숨을 잃는다는 것을알면서도 급조한 뗏목을 타고 미국으로 망명해오는 현실을 카스트로는 어떻게 설명할지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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