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핵협상은 단호하게

북한이 핵의 특별사찰과 한국형 경수노수용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것은어디까지나 투정일뿐 국제사회로부터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북한은 그들의 체제유지를 위해서도, 또 주민의 배고픔을 면해주기 위해서도 머뭇거리지 말고 핵이란 두꺼운 껍질을 깨고 과감하고도 자발적인 걸음으로 국제사회에 동참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북.미간 3단계 고위급 회담 2차회의가 열리는 것과 때를 맞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3일 대북 핵안전협정 전면이행을 촉구하는 총회 결의를 회원국들의 압도적 지지로 채택했다. IAEA는 제38차 연차총회 마지막날인 이날 북핵안건 전체토의에서 한국.미국.프랑스등 54개국이 공동발의한 결의안을 표결에부쳐 찬성76, 반대1, 기권10표로 통과시켰다. 유일한 반대국은 북한의 혈맹우방인 리비아였으며 중국.인도.파키스탄등이 기권했다.

이 결의는 북한에 대해 "핵안전 협정 관련 정보와 장소에 대한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함으로써 특별사찰의 무조건 수용을 간접으로 촉구한 셈이됐다. 또 결의는 현재 진행중인 북.미협상을 지지하면서 북한의 IAEA재가입을 강력히 희망하여 북한이 핵투명성을 보여주지 않는한 국제사회에서 발을붙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클린턴미대통령은 이번 제네바회담이 북핵을 해결하는 사실상 마지막 회담으로 보고 미국으로서도 최후의 협상카드를 북측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이에 앞서 한국의 김영삼대통령과 일본의 무라야마 도미이치(산촌부시)총리에게 무리하다 싶을 정도의 {대북경수로 지원에 협조하겠다}는 친서를미리 받아 냈다. 미국은 이것을 배경으로 하여 클린턴 자신의 친서를 북측에전하면서 핵의 동결과 핵확산금지체제(NPT)의 완전복귀를 요구하리라 한다.그러나 김대통령의 친서에는 한국형경수로가 반드시 채택되고 과거핵투명성까지 보장되어야만 경수로지원사업에 한국이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확실히 못박고 있다. 또 일본도 현재 미래의 핵은 물론 과거핵도 깨끗해야 경수로 지원에 참여할 수 있다고 분명한 조건을 달아두고 있다.앞에서 언급한 IAEA의 결의와 한반도주변국들의 친서에 비쳐있는 의미는 한결같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로 당당하게 나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북-미간 고위급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행여 미국이 한달여 앞에 있는중간선거와 자국의 이익에 급급한 나머지 타결을 서둘지만 않는다면 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의 난제들도 원만한 선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핵문제는 근본이 해결되어야지 일시적 미봉책으로 해결하려 해선 안된다.국제사회의 추세는 큰 물결이며 그 물결은 아무도 거스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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