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안국도서 10분거리...솔숲길에 기품 가득

꽤 이름있는 절치고 의성 고운사(고운사)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세속과 산간을 확연히 차이나게 느껴볼수 있는 곳도 드물다.교통량이 많은 대구-군위-의성-안동간 구안국도. 의성에서 3-4분을 가면 단촌면소재지가 나오는데 이곳 세촌1리 다리위로 우회전, 점곡방향으로 5분가량가면 후평리에 이른다. 이곳 고운사 가는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좌측길로6km를 달리면 절 입구 주차장에 당도한다.

고운사는 소연한 구안국도에서 불과 10분의 거리에 있지만 가는 길가에 한줄,또는 두줄로 길게 늘어서 있는 포플라나무가 금새 가을의 정취속으로 빨아들이며 노란 잎이 무심히 느릿하게 떨어지는 모습에 시심이 절로 인다.주차장에서 산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좁고 긴 울창한 송림. 아닌게 아니라 고운사는 일주문과 천왕문을 지나 대웅전앞에 이르다 보면 계곡의 3면이 모두울창한 소나무숲으로 깨끗한 기품을 느끼게 한다.

육송이 가득 들어찬 등운산은 고운사를 품으며 마치 연꽃이 반쯤 벌어진 듯한 형상을 빚어놓고 있는데 예부터 지관들이 천하의 명당으로 꼽았다고 한다.사실 고운사는 여느 딴 절과 달리 어느정도 전망이 확 트이거나 평지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지 않다. 계곡의 양편을 따라 지어졌기 때문에 가운루, 우화루같은 독특한 양식의 누각 건물이 들어섰는데 대웅전을 3년전 새로 조성하고또 종각도 만들면서 계곡이 많이 복개돼 절 본래의 모습은 많이 퇴색됐다고한다.

구름으로 오른다는 뜻의 등운산, 전국 각지의 명승지를 구름처럼 떠 돌았다는 고운 최치원의 호를 따서 지었다는 고운사의 유래등 유달리 구름과 인연이많은 듯한 이곳 극락전 앞뜰에서 올려다 보는 하늘과 흰 구름의 떠가는 모습은 잠시 이승에서의 거친 삶을 잊게 할만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돌아오는 길에 잠시 단촌에 내려 마침 그날이 5일장이라는 시장에 들러봤으나 오랜 가뭄에 지친 농촌지역의 사정을 반영하듯 썰렁하기 그지없어 단비가지금이라도 시원하게 내렸으면 하는 현실적 바람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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